공모전 출품작 다듬느라 주말부터 정신이 없습니다만,
그 사이 난리가 났군요!
누구나 잘 만든 게임을 하다보면 그렇게 생각하죠.
와! 내가 작품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몰입감이다.
그리고 카페나 블로그에 자기 게임 경험담을 정리해 올리는 것이죠.
이런 글들은 아주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아예 그 세계관 안에서 다른 이야기를 적는 경우도 생겨났죠.
이른바 팬픽입니다.
이게 무슨 문제겠습니까?
게다가 품질이 검증된 팬픽이 그 자체가 팬덤을 형성하기도 하는 것이 물 건너 양덕들의 세계에선 비일비재합니다.
문제가 되는 작품은 팬픽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죠.
팬픽에 표절을 시비 거는 것은 논리 오류입니다.
문제는 말입니다.
그 작품이 아마추어가 팬으로서 작품에 대한 존경을 같은 팬들과 공유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 아니란 점입니다
.
프로페셔널인 기성 작가가, 그것도 상업적 판매를 염두에 두고 공모전에 출품했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작품을 팬픽이라고 드러내지도 않고 순수 창작물인양 버젓하게 말입니다.
해당 작가는 그렇게, 게임이라는 컨텐츠의 스토리를, 설정을, 디자인을 구현해낸 수많은 스텝들의 노력의 결실을 ‘도용’한 것입니다. ‘차용’이 아니라.
작가가 작품을 만들며 받았던 영감은 오롯한 작가의 것이 아닌 그들이 의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명백히 지적 재산권 침해입니다.
그렇게, 이 정도의 설정을 해내느라 존경스럽다고 생각한 동료 작가와 경쟁자들을 우롱한 것입니다.
그렇게, 순수한 창작물이라고 믿고 본 독자들을 배신한 것입니다.
재미가 있으니 뭔 상관이냐 그러시는 분들의 무던함에는 존경을 표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말입니다.
님들은 꽁짜로 커뮤니티에서 볼 내용의 글을 돈 주고 사서 보실 뻔 했다는 겁니다.
어차피 시간 때우는 장르고, 어차피 자기 돈은 자기 맘대로 쓰는 거라구요?
세상에는 자유도 있지만, 질서라는 것도 있답니다.
나체주의 펜션이 규제되는 이유지요.
유통되고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것은 막지 못하더라고, 적어도 그런 물건이 버젓한 상품처럼 취급돼서는 안 되는 겁니다.
공론화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건전한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맥락에서 벗어나서 좀 소모적인 논쟁으로 들어가는 내용들이 있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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