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정담을 찾아봅니다.
애초에 제가 물이 너무 진하게 든 모양입니다.
실용문이 그렇습니다. 딱딱하기 그지없고 설명 아니면 주장이지요.
자료 찾고, 정리하고, 논지와 논거를 세우고, 반론을 제시하고, 다시 재반박하고, 종합....
연재 글을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아아아.
방금 두 시간 동안 쓴 세 페이지를 싹 지웠습니다.
이럴 땐 잠도 안 온다지요.
어지간한 필력과 몰입이 아니면 초장에 그리 써선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합니다만, 습관이... 그리고 취향이... 저도 모르게 그 짓을 또 하고 있습니다.
장르소설을 인터넷에 연재할 그릇은 아니라는 뜻인가 싶다가도, 쓰다보면 어찌 될 거라고 쓰는 중입니다.
방금 지운 세 페이지는 중국에서 얼마 전 태극권 고수와 종합격투기 선수가 붙었던 이야기에 대해서였습니다. 애초에 논리 오류다. 무술은 지향하는 바가 룰과 수련법의 형태로 반영되고, 따라서 종합격투기 룰로 태극권이랑 붙는 것 자체가 호랑이랑 사자랑 싸우면 누가 이기냐와 같은 맥락의 오류다.... 결론은 무술의 우열이 아니라 유리한 놈이 이긴다....
왜 저는 이걸로 논문을 쓰고 있을까요?
문제는 제가 즐긴다는 겁니다.
실은 말입니다. 문피아에 판타지를 쓸 건지, 조0라에 로맨스를 쓸 건지 고민을 했었습니다.
또.. 애초에 달달하게만 쓰면 별로 설명할 일이 없어서요.
의외로 마음속에 소녀가 하나 살더라고요.
지금이라도 조0라에서 소녀소녀 필명으로 하나 시작할까 싶다가도...
그건 이 연재를 종료한 후에 해보긴 할 겁니다만...
그렇죠? 일단은 써봐야 제가 죽인지 밥인지 알겠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비가 와서 다행입니다.
혼자 고요하게 발작할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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