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출판사는 이렇게 긴 작품 안 팔려요! 하고 쥐쥐 칠 수도 있는 일이고, 작품 자체도 어쩌면 기존 작품과 전혀 다른 작품이 될 수도 있는 일이겠죠.
(태백산백이나 토지를 고작 장르 웹소설에 비교하느냐, 는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언급하는 관점은 작품의 질이나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가 작품을, 특히 장편인 경우에= 쓰는 방법,에 관한 것이니까요.)
3권 정도의 분량은 사전제작이 가능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김훈 작가 같은 경우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대여점 시대나 지금 웹소설 시대나 상당수 작품들은 거의 최소 5권 분량 이상이라고 봅니다.
그 정도의 분량을 사전 제작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죠. 피드백 문제도 그렇고, - 가뜩이나 작가란 직업은 피드백이= 특히 오프라인의= 적은 편에 속하는데 말이죠. 생계 문제도 그렇고요.
사실 이건 프로보다는 진짜 아마추어 작가분들이 간혹 가능한 방법이란 생각도 듭니다. 본업을 가지고 취미 삼아서 글을 쓰다가 마침내 완결까지 보고, 그걸 연재해보고, 마침 인기를 끌어서 유료연재를 하게 되는 경우 말이죠.
그런데 말이죠. 이런 경우도 사실 드뭅니다. 왜냐면 5권 이상을 어떤 피드백도 없이 묵묵히 글만 써나간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컴퓨터, 인터넷(초기에는 피시통신)이 장르소설계에는 하나의 경계, 새로운 차원의 경계라고 보는 거겠죠.
그전에는 그냥 원고지에 쓰고, 기껏해야 주변인들에게나 피드백을 받고, 그래서 나온 결과물이 출판사에 의해 채택이 되면 다행이고 아니면 그만인 거죠.
그래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작가에 도전하는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작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유료연재니만큼 작가가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불성실한 작가에게는 책임을 묻을 필요가 있다. 이런 주장에는 저도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과 완결 후 연재하라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란 거죠.
사전제작 이야기가 나오지만, 우리나라 드라마에도 이제 갓 시작된 사전제작은, 그리고 미드에는 보편화된 사전제작은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쪽은 그게 하나의 거대한 사업이고 프로젝트이고, 시스템이기에 가능한 겁니다.
더이상 작가 하나에 의존하는 상황이 아닌 것이죠. 투입되는 돈 단위 자체가 차원이 다르니까요.
가령 웹소설 한 작품의 연재에 100억의 수익이 충분히 예상되는 그런 프로젝트가 있다면 아마도 거기에는 사전제작 이야기가 따라붙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미 그건 한 작가란 차원을 뛰어넘은 하나의 시장이 되는 거니까요. (물론 이것도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런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서도.)
(*물론 유료연재를 위해서 준비절차 과정에서 간단한 시놉시스 정도를 플랫폼과 사전 협의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 노력은 플랫폼에도 필요하고 작가 본인에게도 나쁠 것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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