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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8 검마
작성
06.01.29 21:16
조회
245

편의상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강력한 중원장악력과 안정적인 수비운영이 돋보인 경기였다.

지난 UAE전, 아드보카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호를 기용했는데, 이호의 공격적인 성향과 수비와 미들의 간격이 벌어지는 악재가 겹쳐 중원싸움에서 쉽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지난 핀란드 전에서는 김남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복귀, 홀딩맨의 '정석'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게임 운영을 펼쳤다. 오늘 경기에서는 '진공청소기'가 출전하지 않았는데, 아드보카트는 아무래도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 된 점도 있겠지만-김남일 공백시 대처할 법을 시험하기 위함인 듯 한 전술을 짰다.

오늘은 여느때와 달리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즉 '투 보란치'를 가동시켰다(김정우.이호). 김남일과 달리 공격적 성향이 강한 이호와 김정우의 공격적인 성향을 희석시키고, 둘이서 어느 한 쪽이 치고 올라갈 시 중원의 빈 자리를 메꾸어 주는 전략을 사용하며 중원에서의 우위를 점했다. 아드보카트호 출범 이후 눈에띄게 늘어났던 중원을 거치지 않는 롱패스 전략도 오늘은 세밀한 패싱게임과 함께 미드필더를 장악하며 이루어져, 한 층 더 안정감 있는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두명의 보란치를 두면서 크로아티아의 공격시 효과적으로 2선에서 차단할 수 있었고, 양쪽 윙백이 중원에서 함께 싸움을 펼치며 미드필더에서의 우위도 점할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 불안하던 수비라인도 오늘은 이호->김상식, 김정우->최진철 로 이어지는 커버플레이가 살아나고, 공격수들의 백업이 빨라져 양쪽 윙백의 공격시에도 수비숫자가 줄어들어 위험한 장면을 노출시키는 상황은 그리 많이 벌어지지 않았다. 거기다 한가지 더 칭찬할 점은 수비의 활동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김상식.최진철 이 두 센터백은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선수들 못지 않게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과감한 몸싸움을 시도하며 한층 수비진의 안정감을 더했다.

물론 오늘도 수비라인에 아주 약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

상대 역습시 이호와 김정우의 커버플레이는 좋았으나, 전반전에는 위치선정이 좋지 않았다. 조원희-김동진 양쪽 윙백이 자리를 비우면 당연히 양 사이드가 비는데, 크로아티아는 전반전 양 사이드를 이용한 공격을 자주 펼쳤다. 이때, 이호-김정우가 깊숙이 내려오면 최진철-김상식 두 센터백은 좌-우로 위치를 벌려야 했으나, 이것이 늦어져 위험한 크로스 상황을 몇번 연출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롱패스에 의한 역습에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우선 미드필더의 중원장악으로 크로아티아의 패싱게임을 차단한 것은 좋았다. 그러나 후반에 몇차례 크로아티아는 중원의 투보란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방 깊숙이 이어진 롱패스로 위험상황을 몇번 연출했는데, 이는 공격진의 1차저지가 소홀했던 점도 있지만, 그보다 우리 수비의 약점인 '느린발'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침투패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 실바등 빠른 상대의 공격수들을 악착같이 붙으며 방어한 것은 좋았으나, 2선에서 뛰어드는 선수들을 종종 놓치는 우를 범했다. 비록 오늘은 크로아티아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해 어쩔수 없이 선택한 롱패스 전략이라 세밀한 공격을 하지 못한데다, 미들라인의 커버플레이가 적절하였기에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본선에서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스위스의 경우 중원의 하칸 야킨을 거치는 플레이를 주로 펼치고 롱패스를 이용한 전략은 많이 펼치지 않지만, 프랑스의 경우는 미드필더의 세밀한 패싱게임을 펼치다가도 한순간 비에라->최전방 혹은 역습시 지단->최전방 으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이용한 공격을 한다. 이때, 우리 수비는 상대 공격수를 적절히 마크해야 하는데 앙리(100미터 10초F)와 트레제게(11초3)의 스피드를 막기에는 현재 수비진의 발이 너무 느리다(그래서 김태영 같은-11초-준족의 수비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는 발빠르고 몸싸움에 능한 조원희의 오버래핑을 자제시키던지, 아니면 김남일이 완벽한 홀딩역할만을 맡으며 거의 3백형태를 유지시키던지 아예 3백을 가동하던지 하는 전술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공격진 멋진 활약을 펼쳤다. 특정타겟을 노리는 '묻지마 크로스'는 눈에띄게 줄어들었고, 역습시 미드필더와 함께 숫적 우위를 점하며 압박하는 모습은 확실히 달라진 대표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클래식 윙어'의 역할만을 고집하며 최전방 공격수를 고립시키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전방3톱이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친것은 좋았다. 특히 공격시 양쪽 윙백이 치고 올라와 미드필더의 숫적 우위를 점하며 3백을 쓰며 맨투맨 마크를 쓰던 크로아티아 미들진에 완벽한 숫적우위를 점하며 동시에 상대 3백을 이동국-이천수 혹은 정경호-이천수가 끌어내리며 나머지 한명이 원톱으로 치고 올라가는 전술적인 변화는 상대의 혼을 빼 놓기에 충분했다.

이제 월드컵까지는 4달여 남짓. 앞으로 남은 전훈기간 동안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월드컵에서 16강, 아니 다시 한번 4강신화를 이룩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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