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용집이 아닌 용뿔입니다.
오랜만에 정담에 놀러왔습니다.
사색에 잠겨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 생각들을 정리해서 게시글로 올려봅니다.
흔히 글을 쓰는 사람을 글쟁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글쟁이라 불리면 기분 나빠합니다.
글쟁이는 글을 쓰는 사람, 즉 작가를 비하하는 언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글쟁이는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 사전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그림쟁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쟁이라는 접미사가 개구쟁이나 심술쟁이 등에 쓰이면 단순한 접미사에 불과하나, 글이나 그림 등의 뒤에 붙게 되면 그것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쓰인다는 것입니다.
제가 특이해서일까요?
저는 글쟁이라는 말이 기분 나쁘지 않더군요.
그래서 스스로 글쟁이라고 표현하고는 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습니다.
친구들에게도 제가 글쟁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글쟁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읽고 생각해보세요.
스스로 글을 쓰는 것에 행복을 느끼거나 자신을 가지고 있다면, 아니 모든 것을 떠나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면..
부끄러워할 이유가 있을까요?
기분 나빠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에게 쟁이라는 두 글자는 단순한 접미사에 불과합니다.
아직 새내기인 저에게 오히려 작가라는 두 글자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글은 쓴다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습니다.
상상을 쓰는 것이고, 상상을 그려내는 것이지요.
그러나 글을 써서 성공하리라, 글을 써서 유명한 작가가 되리라 하는 것은 이상에 가깝습니다.
꿈이기도 하지요.
독자분들은 글쓴이의 상상을 읽거나 보면서 공감하게 됩니다.
물론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요.
대리만족 역시 공감에 속합니다.
그러나 글쓴이의 이상에는 공감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글쓴이 개인의 이상이니까요.
독자분의 이상은 그분만의 것이며, 공유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문득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우리는..
상상과 이상 사이의 경계선에서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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