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가을은 가장 글이 안 읽히는 계절이라지요.
가을을 심히 타는 저에게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닌 여행의 계절이랄까요?
굳이 떠나지 않아도 좋으련만 어찌 이리 떠나고 싶은지...
특히 불타던 가을이 내리는 11월은 무척이나 심란해진다지요.
까닭모를 그리움에 가슴을 움켜 쥐고,
떠나는 가을을 부여잡게 된답니다.
발 아래 바스락 거리는 잎새들의 소리
"올 한해, 너는 낙엽 밟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니?"
공연히 더 요란하게 밟고 갑니다.
어린 시절엔 곱디 고운 은행잎 모아 정성스레 씻고 닦고 말려서 방석을 만들곤 했었는데,
이젠 내리는 비에 밟아 짓이깁니다.
희미한 흑냄새 섞인 비에 짓이겨진 은행잎 내음이 마음을 흔듭니다.
붙임.
책이 잘 읽히기는 여름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시원한 그늘에 책 읽는 것 이상의 피서는 없다지요.
한발만 움직여도 더운데 꼼짝 않고 즐거울 수 있다니 어찌 홍복이 아니라 하겠는지...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