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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사랑에 대한 시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
05.05.09 15:25
조회
122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가을이 물들어오면

- 용혜원 -

가을이 물 들어오면

내 사랑하는 사람아

푸르고 푸른 하늘을 보러

들판으로 나가자

가을 햇살 아래

빛나는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살며시 와 닿는 그대의 손을 잡으면

입가에 쏟아지는 하얀 웃음에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기뻐할까

가을이 물들어 오면

내 사랑하는 사람아

흘러가는 강물을 보러

강가로 나가자

강변에 앉아 우리의 삶처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서로의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

우리의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가 되지 않을까

.................................................

♧ 가을의 러브레터 / 오광수 ♧

연분홍 편지지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고운 당신께 편지를 씁니다

여름의 꽃밭에서

까만 분꽃씨를 받아 당신께 드립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타는 가슴이지만

연분홍 꽃을 피운 분꽃이랍니다

이젠 오세요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파랗게 되면

당신의 아름다움이 산에도 피어나고

들판에도 피어나서

멀리 있던 마음은 가까와져서

꿈에만 보았던 얼굴을 서로 마주하고

당신의 손을 잡고

하얀 코스모스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렵니다

지금 연분홍 편지지에 보고픔 담아

고운 당신께 편지를 씁니다

.................................................

사랑을 위한 기도

:시-심성보/낭송-전향미

:

:

: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을 사랑하게 해주소서

:오직 순백한 마음으로 한 사람을 원하노니

:그 소원이 이루어지게 해주소서

:바람이 일면

:그 사람의 따뜻한 옷이 되고 싶고

:비가 오면

:그 사람의 작은 우산이 되고 싶나이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한마음으로 사랑하노니

:사랑하게 해주소서

:한 사람을 영원히 내 곁에 머물게 해주소서

:그 사람의 미소가

:하얀 그 미소가

:그 입가에 가득하게 해주소서

:마지막 내 소원입니다

:그 사람으로 인해 한 사람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받아 주게 하소서

.................................................

사랑은 / 손정봉

사랑은

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그대 있음이 기쁨이요

그대 있음이 행복이요

해뜨는 곳에서

별 반짝이는 곳에서

그대와 나 함께 할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설령

아무 것도 받지 못한다 하여도

사랑은

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인내와 온유함의 부족으로

먼 기억속의

저편으로 사라진다해도

사랑해야할 사람은

오직 한사람

마음은 늘 한결같은 오늘입니다

.................................................

사랑을 위한 서시

사랑한다는 것은

햇빛의 미소를 배우는 일이다

스산한 가을날 아침 무렵

나뭇잎새의 이슬방울들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며 잠재우는

햇빛의 미소를 배우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햇빛의 손길을 배우는 일이다

스산한 가을날 저녁 무렵

알몸이 된 나무들의 간절한 기도를

차마 떨치지 못하고 쓰다듬어주는

황혼빛의 손길을 배우는 일이다

아, 우리네 고단한 인생살이에

사랑을 한다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의 꽃을 피우는 일은

물처럼 그러나 잔잔한 호수처럼

모두 다 끌어안으며

아름다운 동화의 나라를 꿈꾸는 일

사랑한다는 것은

저 높은 산의 마음을 배우는 일이다

하늘 아래 큰어른처럼 우뚝히 서서

손 아래 무릎 아래 형제들을 거느리고

묵묵히 묵묵히 미래를 명상하는

저 높은 산의 마음을 배우는 일이다

- 송 하 선 -

[사랑 - 아나크레온]

나는 사랑에 빠져 있으면서도...

사랑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망설임으로 해서 머뭇거리면서도...

망설일줄 또한 모른다...

[못 잊어 - 김소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 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 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소중한 것은 떠난 뒤에 남는다 - 서주홍]

소중한 것은 떠난 뒤에 남는 것

떠나고 남은 자리의 크기를

네 삶의 한 곳간에 정성 들여 쌓아두고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은밀한 사랑으로 너를 지키며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키로 너를 키워서

내 바라던 따스한 봄볕 내릴 때

닫힌 내 삶의 한 곳간을 활짝 열어젖히면

내 일상은 하얀 깃털되어

파아란 하늘 향해 나래짓을 하리니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정채봉]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내 그대를 사랑하는지 - 괴테]

내 그대를 사랑하는지 나는 모른다

단 한 번 그대 얼굴 보기만 해도

단 한 번 그대 눈동자 보기만 해도

내 마음은 온갖 괴로움 벗어날 뿐

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하느님이 알 뿐

내 그대를 사랑하는지 나는 모른다

[기억해줘요 - 랭보]

날 기억해줘요

나 가고 없을 때

머나먼 침묵의 나라로 나 영영 가버렸을 때

당신이 더이상 내 손을 잡지 못하고

나 되돌아가려다 다시 돌아서 버리는 그때에

날 기억해줘요

당신이 짜냈던 우리들 앞날의 계획을

날마다 나한테 이야기할 수 없게 될 때에

날 기억해주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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