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바다 발언등으로 시끄럽던 시절에 긴장속에서 군복무했던 나, 자대배치하는 군트럭에서 내려보니 보이는 곳은 온통 산뿐이고, 건너편에는 자주조선이란 글씨가 뚜렷한 말로만 듯던 철책...
매일같이 근무서고 깨지고.. 정신없이 지나가던 어느날. 자주있는 일이 아니라며 포도 몇송이가 그날 부식으로 배달되었나보다.
신기한 감정으로 막내라고 내게 챙겨준것을 먹고는 쓰레기를 얼른 치운다는 것이 그만 신문지로 싸여있던 이제 막 견장단 근무나가있는 실세고참것까지 같이 버리고 말았다. 지뢰라고 쓰여진곳 너머로...그날 밤에 얼마나 맞았는지 머리가 깨져 피가나는 줄도 몰랐다... 실탄 하나 잃어버렸을때보다 더 많이 맞았던거 같다..
키가 185쯤 되던 유난히 다혈질인 그 고참이 자기포도 찾아내라며 얼굴이 벌개서 길길이 날뛰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소대에서 tv볼때면 종종 혼자서 본다며 양손에 모포를 들고 t.v를 가리고 앉아있던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던지...
그 고참 말년식하던때에 자기는 죽어도 모포말이는 안한다고 씩씩거리며 뻐팅기던 모습하며... 잘 있으라며 악수할땐 왜 그렇게 눈물이 나오려 했던지...
앞으로 볼수는 없겠지만 우연히라도 마주친다면 그까짓 포도야 한트럭인들..(음~ 한트럭은 좀 비싸겠군..아무튼)
지금 생각하면 포도한송이땜시....^^
그 당시는 맞아도 억울한줄도 몰랐는데 정말로... 아~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하며 속으로 나를 향해 바보!바보!를 되뇌였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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