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제보로 녹화시 비상구 막는 홍보판 제거
[조선일보 김재은 기자]
매주 월요일 밤에 방영되는 KBS 2TV 코미디 프로그램 ‘폭소클럽’이 ‘폭삭클럽’이 될 뻔했다.
프로그램 녹화장 객석 비상구 중 일부를 홍보판으로 막아 화재 등 비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방청객 안전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소방서는 4일 ‘폭소클럽’ 녹화장인 KBS 별관 1층 공개홀을 현장 확인한 뒤 “KBS는 방청객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녹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방송 녹화시 공개홀 객석 출입구에 홍보판을 설치하라 말라”는 조치를 내렸다.
이날 현장을 확인했던 영등포 소방서 검사지도팀 이종윤 주임은 “화재가 일어날 경우 방청객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공개홀 1층 객석 비상구 4곳 중 중간의 2곳을, 방송 녹화를 할 때는 홍보 효과를 주기 위해 ‘폭소클럽’ 문구가 쓰인 홍보판으로 막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비상구 문을 잠군 게 아니라서 과태료까지는 부과하지 않았지만 유사시 시민들이 대피하는 데 불편을 겪는다면 홍보판을 제거하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KBS 별관 시설 담당 관리자 이병은씨는 “지난 4일 폭소클럽 담당 피디에서 연락해 방송 녹화시 홍보물 설치하지 말라고 통보했고, 폭소클럽 외에도 모든 공개 방송 녹화시 비상구에 홍보물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러나 평소에도 방송 녹화시 공개홀 내부에 안전요원 10명을 배치해 유사시 홍보판을 제거하고 비상구를 안내하는 등 안전관리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네티즌 모임인 ‘시민 옴부즈맨 공동체(www.ombudsman.or.kr)’가 지난 3일 영등포 소방서에 “KBS 폭소클럽 제작시 공개 녹화홀의 비상구가 폐쇄되어 시민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녹화장의 비상구를 개방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이루어 졌다.
네티즌 ‘HYMEN’은 지난 3일 디씨 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디카 신문고’ 코너에 ‘[KBS]안전 불감증에 걸린 방송국’이란 제목으로 “폭소클럽이 녹화 도중 객석 비상구를 60CM 정도의 판자로 막아 놓고 비상 계단까지 관객을 앉혀 화재시 관객의 대비를 막고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방송국 시청자 게시판에 올렸는데 시정이 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네티즌 ‘옴부즈맨’은 이글에 대한 댓글에서 “저 상태에서 불나면 폭소클럽이 아니라 폭삭 클럽 되겠네요”라며 “안전 불감증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네티즌 ‘O’은 “KBS 전에도 성우를 떡먹여서 죽이더니 이젠 아예 떼거지로 죽이려고 작정하는군”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재은 기자 [ 2ruth.chosun.com])
http://news.naver.com/hotissue/popular_read.php?date=2005-01-06§ion_id=000&office_id=023&article_id=0000106460&seq=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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