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2시가 되었네요. 시간 참 빨라요 ㅠ
공부하다가 잠시 손을 놓고 커피를 끓여마시러 갑었슴다!
집이 조용하다 싶었더니 아부지와 동생이 나란히 누워 잠이 들어있었습니다.
티비가 틀어져있는 걸 보니 보다가 잠들었나 봅니다.
물이 끓을 때까지 뭘할까 생각했슴다.
머리도 아프고 가슴도 답답해서 바람이나 쐬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저희 집 옆에는 조그만 산이 있었고 그 산에는 노인정 건물과 정자가 하나 있었
슴니다.(정자라고 하기엔 많이 초라하지만 갑자기 단어가 생각 안나서.)
그곳에 가서 앉았는데.. 밤이라 그런지.. 상당히 으슥..-_- 뒤도 산이라..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앞마당에 서서 하늘을 봤는데, 여러분도 느끼시
나요? 하늘을 가만히 응시해보면 우주가 보인다는 걸.
안 그러시나요? 이상하네. 그냥 느끼는 건데 밤하늘에 별이 있고 달이 있고
그리고 그것을 가만히 드러다보면 뭔가 광활한게. 혹시 내가 보는 저것이 우주
가 아닌가... ㅎㅎㅎ;;; 헛소리인듯?
아무튼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문을 여니깐 제일 먼저 보이는게 가족들의 신발이네요.
근데 그 신발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게 있습니다.
우리 아부지의 구두.
이거 상당히 오래 전에도 신고 다니던 건데.. 윤기도 없는 낡은 티가 역력한
구두.. 실밥 같은게 풀어져있는 듯도 하고...
마치.. 학원 수업 없는 금요일 같은 날, 버스를 타고 집에 갈 때 버스 안에
서 엄청 초라해보이는 아저씨들의 구두와 같은..
갑자기 가슴이 아프네요 ㅠ
많은 사정으로 아부지를 싫어한 적도 있고, 그 때문인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
있으면 그냥 무시해버린 적도 있고.
제가 엄마에게 보여주는 정의 양에 턱없이 부족했던 아부지.
그런 아부지가 버스에서 그 초라한 아저씨들의 신발과 같은 것을 신고다닌다
니 정말 그동안 저의 냉정한 태도들도 갑자기 미안해지고...
내일은 일요일이고 학교 학원도 안가고 하니 엄마한테 잘 말해서 아부지 구두
나 사러 갔다 와야겠습니다 ㅠ_ㅠ 엄마도 아빠도 모두 바쁘다보니 신경을 못
써줬던 것 같네요 .
으. 얼른 어른되서 이젠 아부지 어무니 집에서 쉬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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