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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04.06.13 21:23
조회
233

과학철학입문 R. 카르납

이 책을 읽으면 과학이 뭔지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말하는 과학이란 법칙의 체계를 말합니다.

법칙이란 '자연에서 관찰되는 반복되는 규칙성을 말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론'이란 여러 개의 법칙을 한 데 뭉뚱그려 설명해 주는 상위법칙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아인시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거시세계에서 적용되는 질량 M과 원자 이하의 세계에서 적용되는 질량 m을 동시에 설명해 주는 상위법칙이지요. 진화론은 여러 가지 진화법칙을 모두 포괄해서 설명해 주는 상위법칙입니다.)

참과 거짓, 귀납과 연역, 법칙과 가설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더 깊이 알고 싶다면

학의 방법론 입문1, 교보문고

이 책을 읽으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종교의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다른 유명한 사람의 정의는 제가 배운 적이 없으므로

만리독행 나름대로의 정의를 여러분께 말씀드리지요.

믿음이란 어떤 종류의 증거도 없이 어떤 주장(진술, 언명, 명제)을 '참'이라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학과 종교의 구별은 바로 여기에서 확연해 집니다.

어떤 주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구별할 때,

종교의 경우는 교리에 대한 믿음 여부로 참인지 거짓인지가 인정되고,

과학의 경우는 증거와 증명의 논리에 의해서 참인지 거짓인지가 인정되지요.

이걸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A라는 종교의 교리에 '지구가 자전하고 공전하며, 그 때문에 해가 동쪽에서 뜨고 서쪽에서 진다'라는 주장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종교를 믿는 신자들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 교리를 '참'이라고 인정해 버립니다.

이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떤 종류의 증거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참'으로 인정합니다.

그러나 과학자라든가 과학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이 주장에 대해서 섣불리 '참'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지구가 자전하는 증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증명의 논리가 타당한지 검토합니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이 주장에 대해서 '참'으로 인정합니다.

옛날부터 과학자는 증거를 찾고 증명의 논리를 찾아왔습니다.

파스퇴르 박사의 실험 한 가지를 소개해 드려 볼까요?

파스퇴르 이전의 과학자들은 자연발생설(???)을 인정해 왔습니다.

구더기는 썩은 생선에서 저절로 생겨난다는 것이죠.

그런데 파스퇴르는 투명한 유리병 속에 생선을 넣어 두고, 뚜껑을 덮어 파리의 접근을 막는 실험을 했지요.

이 생선에는 구더기가 생겨나지 않았습니다.

이 실험을 근거로 '생명은 생명에서만 생겨난다'는 법칙이 '참'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법칙은 진화론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에도 한 몫 했고, 수수께끼를 만드는 데(최초의 생명체는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에도 한 몫 했죠.

가설이란 바로 입증되기 이전의 법칙입니다.

과학자들이 자연을 관찰하면서 '이럴 것 같다'는 심증을 굳히면

이것이 일단 가설로서 머리 속에 혹은 논문 속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증거나 증명의 논리가 완성되고

가설에 따른 예측이 확인되면

비로소 가설은 XXX법칙이 되는 것입니다.

과학자가 써 온 '논문'은 바로 이런 증명을 말로 글로 적은 것입니다.

어떤 주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증명하는 글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논문들과 갈릴레이가 쓴 논문들과 아인시타인이 쓴 논문들과 2004년 현재의 과학자들이 쓰는 논문들이 모두 같은 성질의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죄다 '증명'이란 얘기입니다.

대학의 도서관이란 바로 이런 논문들을 모아두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논문이 위주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책들이 더 많습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대학도서관은 사실 도서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형편없는 도서관들이지요.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와 봅시다.

과학과 종교의 차이는 '참'을 인정하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유사과학이란 사실은 과학이 아닙니다.

그들은 증거와 증명의 논리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이라고 인정되지 않습니다.

과학인척 포장한 종교이지요.

과학자가 종교를 믿게 되는 것은 어떤 까닭일까요?

저는 알 듯 모를 듯 합니다.

과학에도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자연의 규칙성들 중에서 대단히 복잡한 요인이 작용할 때의 규칙성은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불가리아에 가면 세계적인 장수촌이 있습니다.

낙농을 주로 하기 때문에 특히 요구르트 같은 것을 많이 먹지요.

그래서 요구르트제조업체들이 이 장수촌 사람들이 요구르트를 많이 먹는 것을 광고에 써 먹었습니다.

요구르트가 장수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이런 이미지를 심어 줬지요.

'요구르트를 많이 먹으면 장수한다'는 주장이 그 광고 속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 주장에 대해서 함부로 '참'이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 심증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증명하기가 대단히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곤란하냐 하면

사람의 일생은 너무나 여러 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독과 같이 특정한 요인에 의해서 단시간에 나타나는 규칙성은 증명하기 쉬워도

요구르트처럼 장기간에 나타나는 규칙성은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사실은 선배과학자들의 치열한 노력으로 증명한 법칙들의 체계입니다.

증명과정은 생략하고 그저 결과들만 나열해서 배우기 때문에

호기심이나 의욕 같은 느낌은 별로 주지 않고,

그저 외울 것이 많고 이해가 잘 안 가는 골치아픈 과목처럼 느껴지지요.

물리학의 법칙은 모든 물질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규칙성입니다.

예를 들면 중력의 법칙이 있는데, 이것은 지구상의 모든 물체에게 적용되지요.

그러나 중력의 법칙 하나로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현상에는 뭔가 다른 법칙이 숨어 있다고 보고,

과학자들은 발견되지 않은 법칙을 찾으러 궁리에 궁리를 또 해 왔던 것입니다.

그렇게 과학의 영토는 점점 더 넓어져 온 것입니다.

또 과학은 법칙의 적용분야에 따라 과목이 세분화되었습니다.

물리학과 화학은 법칙이 적용되는 분야가 서로 다릅니다.

동물학과 식물학도 그렇고, 유전학과 천문학도 다르지요.

그러면 의학은 과학일까요?

맞습니다. 의학은 과학입니다.

단, 의학이 다루는 범위는 인체의 생리 병리 약리 법칙입니다.

또, 실제의 치료를 위해서 어떤 기술(수술기법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기술은 법칙과는 별개의 것이지요.  

의학의 법칙은 다른 과학의 법칙에서 도움을 받아 증명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59 어흥으릉
    작성일
    04.06.13 22:06
    No. 1

    과학이라... 과학이란 질서를 찾는 학문이죠....
    수학이란 뼈대위에 물리... 그 위에 화학... 그위에 생물.. 이러한 피라미드를 형성하고 있죠.. ^^
    과학 정말 좋습니다.. 제가 믿고 있는 종교가 바로 과학이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꿈돼지
    작성일
    04.06.13 22:42
    No. 2

    동감 동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4.06.14 00:07
    No. 3

    믿음이 증거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별로공감이...

    증거를 보고 그사실이 참인지 믿었을떄..그게 믿음이 아니라 할수 있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04.06.14 07:41
    No. 4

    파천러브/ 문장을 문장 그대로 읽어 주십시오.
    증거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말은 한 적이 없습니다.

    믿음이란 증거 없이 '참'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학은 증거가 있어야만 증명의 논리에 하자가 없어야만 참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믿음의 경우는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반대되는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이라고 인정해 버리기도 합니다.

    믿음의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992년 10월 31일 휴거가 일어난다는 소동이 있었지요.
    이날 휴거가 일어날 거라고 진지하게 믿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없이
    이들은 휴거가 일어날 거라는 어떤 사람의 예언을 '참'이라고 인정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은 어떠한 경우에도 증거와 증명의 논리를 요구합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졌을 때에만 '참'이라고 인정하죠.
    그래서 반대되는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주장을 참이라고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되는 증거가 나오면 그 주장은 거짓이라고 인정되고, 새로운 주장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파천러브 님의 질문을 보면 단어를 잘못 선택해서 사용함으로써 모순이 생겼습니다.

    증거를 보고 그 주장이 참이라고 인정했을 때.... 라고 바꾸시는 것이 옳겠죠.
    또 그렇게 바꾸고 나서 생각해 보면,
    이것은 믿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믿음은 증거의 유무와 상관없는 것이고,
    과학은 증거의 유무에 깊이 상관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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