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특집을 보고 쓴 글에서 뒷부분을 퍼왔습니다. 일상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네요.
20여 년 전부터 제가 꾸준히 실천하려고 노력한 것은 하루에 책 1권 이상 읽기 입니다. 지식에 굶주린 사람처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읽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책읽기는 제 삶이었고 제 생활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기도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살든 그 모든 것이 제 인생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은 변함 없으니까요.
저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깨달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리가 무엇이고,참이 무엇이고,철학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깨달음을 얻고 싶습니다. 욕심이기도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보편타당한 깨달음을 얻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갈수록 허무해지고 가슴은 텅비어 가는 생활 속에서 깨달음마저 없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요즈음은 화두를 찾아 명상에도 빠져 보고
기수련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서 노력도 해봅니다.
오늘은 성철 큰스님의 책을 읽다가 '무기공(無記空)'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참선하는 스님에게 오는 마지막 장애가 무기공이라고 합니다.
화두는 들리지 않지만 마음이 전과 비교하여 그렇게 편할 수가 없고 그래서 자신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착각에 빠지고 그 착각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가장 경계해야
할 장애의 경지라고 합니다.
화두가 없는 무기공은 참된 경지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깨달음의 경지는 지극히 편안하고 행복한 경지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제가 추구해온 깨달음의 경지가 큰스님이 경계하신 무기공의 경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인생을 살면서 숱하게 주어지는 화두를 피하고
그냥 내 한몸 편하고 행복하면 된다는 경지를 추구한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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