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놀라운 사실을 우연찮게 알게 되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할 일이 없어 버릇대로 글방으로 터덜터덜 갔습니다.
3일전에 빌렸던 건곤권 6권도 반납해야 되고, 새로운 신간이 없나 확인차 갔습니다.
갔더니 윤극사 전기 7권이 나와 있길래 누가 채 갈까봐 얼릉 챙겼죠.
그리고는 계산대 앞에 가서 책을 '턱' 올려놓고 '이거요'라고 싸가지 없는 멘트를
날렸습니다.
그러다 계산대의 컴퓨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화면에 제 고객정보가 떠 있어서
쭉 훓어 보았습니다.
그러다,
'허거덩'
책대여권 수에 10,342권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있는걸 보고 까암짝 놀랐습니다.
순간 놀란 저는 대체 내가 몇년이나 이 무협소설을 읽었지 하고 계산 해 봤죠.
그랬더니 벌써 10년이 흘렀더군요
아~ 물론 고무림에서는 이정도는 '이제야 목검정도는 잡겠구나' 하시겠지만
제 나이가 24살인 걸루 보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후후~~~
왠지 뿌뜻합니다. 10,342권이라는 수치를 보면서 '아 저중의 9,000권은 내가 읽었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고, 또 그 9,000권 중에 적어도 60-70%는 무협소설이니 많이 읽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깐 저의 하드코어 했던 무협인생이 떠오르네요.
중학교 1학년때 처음 읽었던 강호무뢰한을 읽고 나도 저런 넘이 되었으면 하고
부푼 가슴을 살포시 감싸안고 잤던 기억과, 그후 집안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몰래몰래
봤던 기억,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어시간에 금검경혼(맞나?)읽다가 걸려서 국어샘한테
'죽어!' 하면서 삼단돌아 공중 108회전하고 옆돌아 힘차게 싸대기 때리기에 당했던
눈물나는 일이 기억나고, 싸대기 맞고 책 안돌려 줘서 글방 아저씨 한테 돈 물어줬던 기억(3권 다 빼앗김 ㅡ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국어시간에도 더 새로운 기술을 도입
하여 몰래 본후 안 걸렸다는 성취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던 기억.......기억.....기억...
아 돌아 보니 정말 멋진(?) 추억이네요..ㅡㅡ;;;
그러고보니 제가 정말 무협을 많이 읽었던 때는 중1부터 고1때인 것 같습니다. 그때는 정말 하루에 3권(한세트가 5권이면 5권)씩 밤을 세워가며 읽었었습니다.
뭐 생각해보면 이것도 나름대로의 경력이라 생각되어져...
(나중에 빌어먹을 짓이 없으면 고무림에서 빌 붙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음...쓰다보면 너무 긴 장문이라....압박이........낼 셤인데...ㅡㅜ
정신 못차리고 윤극사 전기 다 읽고 글 한번 남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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