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런 기억은 하나쯤 있을 겁니다.
어릴 적, 구수한 냄새를 풍기던 감자에 버터를 발라먹으며(어렸을때도 참 취향이
느끼했다는.. -_-;) 아랫목에서 어머니가 해 주시던 이야기를 듣던 기억.
호랑이가 어흥~ 하는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어머니는 참 고우신 분이였습니다. 지금도 사십 줄에 접어드시는 분답지 않으시게
꾸미지 않으셔도 고우신 분이고요.
그때 어머니가 읽어주신 이야기는.. 세계명작동화, 아마 그쯤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 덕분에 왕자님과 결혼하게 되었지.. 하고 끝나던,
어릴 시절의 향수가 묻어나오던 그 이야기들.
그래서 신데렐라는 어떻게 되었어? 하는 여운을 길게 남기며.
그렇게 끝나던 어린 가영이의 물음에 어머니는 나도 모르지. 그건 동화 작가의
마음이니까. 하며 가볍게 웃어 주셨습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가영이가 최초로 접한 판타지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피터팬의 페어리(faire.. 맞나?) 팅커벨이라던지, 마법을 부리며 호박을 마차로
바꾸어 놓던 요정 할머니. 난장이가 사는 환상 같은 초록빛 숲이나, 말하는 거울.
마녀의 물약을 마시고 목소리를 준 대가로 다리를 가지게 된 인어공주..
그랬습니다. 가영이는 동화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릴 시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요정과 마녀, 공주들이 나오고, 신비한 마법을 부리던 그런 세계.
그리고 좀더 커서 판타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 때문에 그렇게 판타지와 무협을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따분한 현실세계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
페이지를 넘기며, 온갖 고난과 역경(인간시대?)을 헤쳐 나가는,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는 제 모습은 어느 새 어렸을 적, 그 모습으로 돌아가
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득 떠올랐습니다.
난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다.. 하는 생각이요.
지금도 이 생각은 변화가 없습니다. 언젠가는 한번 제대로 마음 잡고,
진정 어린이들을 위한, 새로운 세계에 대한 환상의 문을 열어 줄 수 있는..
그런 동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무언가를 쓰는 일은 즐겁습니다.
누군가에게 또다른 세계를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문득 떠올랐습니다.
왜 글을 쓰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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