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수학의 정석’을 수학의 바이블이라고 하시지만,
저는 그 대신 ‘교과서’를 수학의 바이블이라고 주장하고자 합니다.
전 수학을 독학(?)으로 공부했었습니다.
인강은 듣지 않았고, 학교 수업은 형식적으로만 들었습니다.
문과 수학이긴 하지만... 고 3 첫 모의고사 땐 40점대 점수를 받다가 수능 직전엔 90점 초중반, 수능 때는 100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나 지금이나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점수를 그렇게 올릴 수 있나?’ 라고 여쭤보십니다. 다들 자식 공부에 신경 쓰시니까요....
제 대답은 늘 같았습니다.
‘교과서를 봐야 한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전 고2 말까지 ‘암기식’ 수학 공부가 너무 싫었습니다. 수학이 재미없었고, 그래서 수학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가 생겨서 고2 겨울방학 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장 수학 공부를 시작하려니 진짜 막막했습니다. 수학의 정석을 펴니까 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교과서를 펼쳐보니, 의외로 설명이 잘 되어있었습니다. 그걸로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수학의 정석을 구석에 박아넣고, 중2랑 고1 교과서를 중고서점에서 사서 도형 부분들을 훓어봤습니다. 이해가 되는 것도 있고, 되지 않는 것도 있었습니다. 특히 삼각함수는...
그리고 고2 수1 교과서를 폈습니다.
교과서는, 공식이 있으면 왜 이것이 이렇게 유도되나 친절하게 잘 설명을 해 줍니다. 그것도 여러 방식으로 해 줍니다. 그걸 제가 짱돌(?)을 굴려가며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암기 말고 이해요. 공식 암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게 이해된 것을 바탕으로 모의고사 2~3점짜리 문제를 몇 개 풀고, 4점짜리 문제를 부여잡고 짱돌을 굴립니다... 한 시간 두 시간....
그러다가 풀리면 아 이렇구나! 하고 쾌감을 느끼고,
틀리면 왜 틀렸나 보고 아 이래서 이렇구나 하고 넘어갑니다.
혹시 중학교나 고1 부분과 연관되어서 틀린 문제면, 그쪽 교과서를 한 번씩 찾아보구..
공식이 왜 이렇게 유도되나 몸으로 이해하게 되니까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습니다. 공식을 몸으로 이해하고 어려운 문제를 어찌어찌 풀게 되니 수학이 재밌어지고, 흥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문제 해설과는 다르지만, 정답을 맞춰가는 제 나름대로의 풀이방법을 만들 때도 좋았구요.
수학 교과서를 보면서 나름대로 공식 유도 과정을 이해하려 노력했고,
이를 바탕으로 고난도 문제들을 풀어 나가고,
기초가 되어 있으니 다음 부분들도 속도가 붙고...
잘 모르겠다 싶으면 다시 교과서를 보고...
당장 암기를 하지 않으니 점수가 바로 나오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속도가 조금씩 붙어서... 고3 7월 모의고사 때 90점대 점수를 처음으로 찍었고, 계산 실수나 자잘한 미스들을 수정하면서 그 점수를 안정권으로 만들고, 수능 때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지금도 이 방법론이 통용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옛날 이야기라...
교과서 공식 풀이 이해=>이해를 바탕으로 어려운 문제 풀며 사고력 증진=>누락된 것들은 교과서 다시 보며 이해...
p.s 뒤돌아 생각해 보면, ‘저’에겐 그만한 방법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가서도 미적분이나 벡터 등을 배울 때, 기초 과정이 튼튼히 되어 있어서 어찌어찌 버틸 수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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