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에게 발등을 찍혔습니다. 도끼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제 발등만 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도끼를 보고 차마 말을 이을 수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도끼였는데……. 배신은 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도끼는 처음부터 날이 바짝 선 낯선 도끼였습니다. 사정없이 나무를 찍기에 저는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오늘…… 그것이 저를 찍기 위한 예행연습임을 알았습니다. 도끼는 오래전부터 저를 찍기 위해 손을 상하게도 만들었고, 실수를 핑계로 옷을 찢기도 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나의 실수이겠거니 하고 설왕설래 넘어가고 말았던 것입니다.
도끼는 마수를 드러내 발등을 찍고 피를 흘리게 한 뒤, 태연히 사라졌습니다.
친구에게 배신 당하는 것만큼 아픈 것도 없네요. 뒤통수가 여간 아픈 게 아닙니다. 가슴이 찢기었고, 피눈물을 흘립니다. 마음의 상처는 무척 쓰라립니다.
손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리고 마음에선 거센 열기가 밀어 닥칩니다.
그 도끼는 오늘도 또 다른 사냥감을 위해 날을 번뜩이고 있을지 모릅니다.
전…… 도끼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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