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절반쯤은 친한 친구 정도로, 노래방이나 근처 다른 가게 사장님들과도 자주 술도 마시던 그런 분이 하던 대여점이 문을 닫았군요. (저를 아시는 분이면 좀 상상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 )
책을 다른 업자에게 넘기고 나서, 그 업자가 책을 풀던데...
제일 먼저 챙긴 것이 이것.
"저 배추벌레 처럼, 걸어간 자리가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고 싶어!"
...라는 명대사를 남긴 작품, '카르바니아 이야기'의 작가 TONO 씨의 언더그라운드 만화 '카오루 씨의 귀향'과 '치키타 구구'를 낼름 집어들었습니다.
그 다음에 무협으로 눈이 돌아갔는데... 1차로 김꽃도 님의 '광풍기'를 집어들었는데... 2권 이후를 따로 트럭에 실어갔다더군요. 이런 낭패가! (저는 이 분 본명이 더 마음에 듭니다)
2차로, 평소 글을 주욱 읽고 있자면 문득문득 '문장이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아왔던 문재천 님의 호접락어수상을 집었습니다.
3차로는 임준욱 님 작품 가운데 그다지 마음에 차지 않았던 두 작품 - 농풍답정록과 건곤불이기가 있더군요. 농풍답정록은 있으니 패스. 건곤불이기... 생각해보니 공구할때 뭐했나 싶더군요. 이거 공구 했었죠? 나름대로 B+ 급이지만 2천원... 꽤 속이 쓰리더군요. 기왕 살 것, 좀 더 주고 새것을 샀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사놓고 보니 절판된 책이 아니더군요. 쩝. 어쩐지 책 상태가 좀 괜찮다 했는데, 정말 새걸 살 것을 그랬습니다.
4차로... 사실 이게 순위에서 밀린 것은 절판이 안 되었는줄 알았던 까닭이지요. 지금 화정냉월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평소 풍종호 님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가 '그 존재가 이미 이 시대의 축복', '무협계를 위한 신의 배려' 등등이었음에도 작품이 선택에서 4차로 밀려난 것은, 단순히 앞의 1, 2차가 구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것 때문이었고요. ('나만이 알고 있는 명작' 리스트에 들어간달까요)
그밖에 와룡강의 철환교, 질풍록 정도가 물망에 올랐다가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럴 돈 있으면 가니메데 게이트를 사거나, 절판된 김혜린 씨나 강경옥 씨 만화책을 사려고 합니다. :p
행인지 불행인지 지존록이 없더군요.
질풍금룡대니 뭐 그런 것도 있고, 추혈객이니 그런 것도 있던데... 모르겠습니다.
초우 님은 문장이 다듬어지지 않기로 유명하고, 설봉 님은 전체적으로 - 특히 후기 작품으로 갈 수록 소재의 바다에서 허덕이는 모습을 보여서...
금강 님의 천산유정과 위대한 후예가 있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아닌 것이 안타깝더군요. 풍운만장만 있었어도 사는건데... (사실 풍운만장은 구판을 더 좋아하고, 구판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아니, 사실 금강 님 작품 구판은 그 '신룡전기' 정도만 빼고 거의 다 갖고 있습니다만 -_-a)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것 있나요? 하긴, 오늘까지만 한다는데 추천 받아도 사기 어렵겠습니다만...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