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이 ‘체순이’였고,
감성적인 소설을 여럿 쓰시던 작가님이셨는데요.
그분 작품들 중에 ‘젊은 아빠’라는 소설이 있었어요.
대충 내용이...
한 남자가 있었는데 직업이 깡패입니다.
이 남자에게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한 번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러서 여자가 떠나갑니다. 남자는 무척 후회하지만 이미 늦은 일이구요.
떠나간 여자는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딸을 하나 낳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여자와 남편은 교통사고를 당해 죽습니다. 일가친척 하나도 없었기에 그들의 딸은 고아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소설은 고아원에서 자라난 이 딸의 시선으로 진행되는데요.
어느날 갑자기 깡패 남자가 고아원으로 찾아옵니다. 목숨보다 사랑했던 여자가 죽기 전에 딸을 낳았단 사실을 알게 되고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찾아온 거예요. 그리고 이 딸을 입양해서 양아버지가 됩니다.
잘생겼지만 바보처럼 웃고, 성질 드세고 괴팍한 아빠,
그리고 일찌감치 철이 들어버린 다소 회의적인 딸 두 사람의 이야기.
때론 가볍고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중하게 흘러가는 소설이었고 당시 무척 좋아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는데요.
사는 게 정신이 없어서 한동안 소설을 잊고 살았었어요. 그러다 다시 찾아가 보니 이 작가님이 사라지셨더라고요. 구글링을 해봐도 흔적은 찾을 수가 없고...
혹시 이 작가님을 아시는 독자님이 계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갑자기 또 감성 터지는 밤에 생각이 나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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