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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
03.10.26 20:43
조회
415

저는 항상 지하철을 타고 출, 퇴근을 합니다.

그런데 이 지하철이라는 것이 참 오묘하더군요.

아무 일 없는 듯 평온하게 지나가는 듯 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건이 난무하는 날도 있습니다.

정말 우리의 일상과 맥을 같이 하는군요.

그날도 저는 무사태평한 하루를 보낼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하철의 변덕스러움은 저의 그 바람을 처참하게 뭉게더군요.

첫번 째로 한 커플이 있었습니다.

서로 껴안고 있는 것으로 봐서 상당히 친밀해 보이더군요.

"자기야~(이름을 불렀는데 기억나지 않는 관계로 차용합니다)"

여성은 남성의 볼을 이러저리 잡아당기며 희희낙낙해 있었습니다.

보기 민망하더군요.

여성의 행동은 점점 접입가경이라 볼에 있던 손이 코로 옮겨가 남성의 얼굴은 완벽하게 유린당하게 되었지요.

->콧구멍 속에도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니까요.

보기 딱했습니다.

남성의 얼굴은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무언가 먼 곳을 응시하는 듯 하네요.

그런데 급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지하철이 갑자기 급정지를 한 것 입니다.

그와 동시에 아주 묘한 타이밍으로 여성의 팔꿈치가 남성의 안면을 가격했습니다.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요.

찢어지는 비명...(실제로 매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그 순간 착각했던 것 일까요?

저는 그 비명이 상처입은 야수의 포효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이 일어났지요.

갑자기 남성이 여성을 밀치고 주먹으로 그녀를 가격하기 시작한 것 입니다.

주먹과 발은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동장과 같이 예술적으로 그녀를 가격했습니다.

가격당하는 여성 역시 영화속의 여 주인공 같이 우아하게 맞으며 신음 하나 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상황은 종료.

여성은 그로기 상태(?)가 되었고 남성은 폭력을 멈췄습니다.

여성은 울고 있었지요.

남성은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쯤이면 지하철 쪽이나 사람들이 말릴 줄 알았는데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그들을 말리지 않더군요.

"흑흑흑. 미안해..."

여성은 정말 서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남성은 고통스럽게 응시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쥐어지는 주먹. 약간 모자란 듯 쥐어질 듯 말듯 풀어진 주먹의 흐트러진 모습은 마치 슬램덩크의 '왼손은 거들 뿐'과 같이 묘한 여운과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는 듯 했습니다.

저는 이 순간 그가 여성을 향해 최후의 일격을 날릴 것 같다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것은 묘한 기대감과 함께 야릇한 쾌감의 느낌이었지요.

하지만 상황은 제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았습니다.

"나도 미안하다!"

그것은 진정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사소한(?) 다툼 후 이루어지는 화해(?).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애정의 대서사시였지요.

그리고 그들은 다음 역에서 바람과 같이 사라졌습니다.

마치 여백의 미를 더하듯 2% 부족한 그 상황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군요.

그렇습니다,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입니다.

*추신*

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습니다.

실제 상황을 요약해 보자면...

조용히 잘 있던 연인->지하철 급반동 때 남성, 여성을 구타(위와 같이 야만적으로 구타하지는 않았습니다)->여성, 울면서 남성에게 사과->남성, 그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고 사과->관계 복귀->다음 역에서 바람과 같이 사라짐.

이렇게 됩니다. 시간은 약 2분에서 3분 사이 정도고 아차! 하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사람들도 나설 타이밍을 잃었던 것 같군요. 정말 이렇게 싸우고 다시 화해할 수 있는 그들의 정신력에 존경의 말을 보내며 글을 마치렵니다.


Comment ' 19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26 20:51
    No. 1

    아~왼손은 거들뿐...그 뜻이었군요......
    근데 그 만화보면서 궁금한건......
    그 장면에서 전광판에 시간이 중간중간 삽입되면서 그 장면이 나왔는 데....
    그게 거의 영점 몇초정도의 시간이 흐를 때 말하는 거 였드랬습니다...
    그 찰라의 시간에 어떻게 왼손은 거들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
    그리고 그걸 알아듣고 패스한 서태웅은 다 가관이었드랬습니다....


    요는......다음 편이 보고 싶다는...쿨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10.26 20:52
    No. 2

    사실 서태웅과 강백호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같은 관계였던 것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바둑
    작성일
    03.10.26 21:12
    No. 3

    지하철... 묘한 곳 맞죠 -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일명
    작성일
    03.10.26 21:26
    No. 4

    그런일이...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10.26 21:31
    No. 5

    눈 앞에서 보시면 정말 기분 묘합니다.
    어떻게 말릴 여유를 안 주더군요.
    아차! 하는 사이에 두들겨 패고 있으니...
    막상 말리려고 일어났는데...

    '미안하다!'
    '그래, 우리는 달려야 해~!'
    '너와 함께 하련다!'

    이런 식으로 결말이 나버립니다.
    정말 멋진 커플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백아
    작성일
    03.10.26 21:42
    No. 6

    왼손은 거들 뿐. 에서 웃고 말았습니다 ㅠ.ㅠ
    웃지 말아야 할 상황이 아닌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10.26 21:50
    No. 7

    솔직히 지금 무척 실망입니다.

    ->콧구멍 속에도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니까요.

    이 부분에 대한 말씀은 하나도 없군요.
    개인적으로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아, 대성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추신*

    찢어지는 비명을 유심하게 살펴주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26 21:59
    No. 8

    하하하하~~~~아이구 배야~~푸하하하하~~~~

    ->콧구멍 속에도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니까요.

    라니요....푸하하하하하하....아이구 눈물이야~~

    찢어지는 비명...(실제로 매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그 순간 착각했던 것 일까요?
    저는 그 비명이 상처입은 야수의 포효라고 생각했습니다.

    야수의 포효라고요??....푸하하하하하하하하~~~아이구 죽겠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으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
    .....이렇게 하면 되나요?? (-.ㅡ;;;) (애써 외면중....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10.26 22:24
    No. 9

    태무천룡님께서 마음 가시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흐름을 따르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요.

    푸하하하하하하하하~~~아이구 죽겠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으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

    ->놀랍습니다. 여백의 도에 대해 각성하셨군요. 절묘한 타이밍의 말줄임표가 지금 이 상황에 대한 태무천룡님의 허탈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말 줄임표를 조금 절제하시면 여백의 도를 넘어 심리적 허탈감을 유발시킬 수 있는 절제의 미에 대해 눈뜨실 것이라 사료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26 22:58
    No. 10

    말 줄임표는 저의 삶입니다....Yo- My life~!!
    당연 know-how가...
    줄이라니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의 글에서 말줄임표가 없는 글은 당연 존재 하지 않습니다.....
    거의 말줄임표가 마침표를 대신하는 지경이지요.....
    저의 글에 절제란 있을 수는 있어도....
    말줄임표의 절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하하하......

    보통 책을 보시면 한 장(펼쳤을 때 보이는 두쪽...)에 말줄임표가 없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직접 보시면 알게 되시리라 사료됩니다....

    세상은 이제 말줄임표의 세상입니다....크하하하...
    아랑님도 대세를 따르시지요~~
    하하하하하.....이제 세상은 말줄임표가 지배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10.26 23:32
    No. 11

    너무 긴 말 줄임표는 글의 진지성에 -2% 입니다.
    적절한 말 줄임표는 ...과 ...... 정도가 되겠군요.
    말 줄임표는 대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리지널의 노하우가 없다면 살아남기 힘들지요.
    대세에 순응하면서 역습을 가할 수 있는 기민한 판단력을 태무천룡님께 요구하는 바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10.26 23:56
    No. 12

    앗, 태무천룡님의 댓글이 사라졌군요.
    안타깝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27 00:02
    No. 13

    어차피 이 위에 그 긴말줄임표가 쓰였던 글에서의 진지성은…찾을래야 찾을수 가 없습니다…….
    줄임말표의 길이와는 상관이 없죠…어차피 진지성을 고려한 글이 아니기에…
    그리고 저는 말줄임표가 …….(정식버전) 이러했을 때부터 사용 해왔던
    오리지널 유저입니다…….
    그리고 말줄임표의 절제로는 표현 할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그 웃음에서도 말줄임표가 절제 되었다면 어찌 저리 생동감있게 표현 할 수 있겠습니까??? (대략 자화자찬…….)
    또, 말줄임표가 남발할 때에는 이미 그 글은 진지성을 고려하지 않은 글이기에…
    진지성이 -2%가 되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 글은 충분히 재미로 쓰여진 글이기 때문이지요.


    대략 과불적중(寡不適中) 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27 00:04
    No. 14

    헉~~글을 바꾸려고 한건데....이미 보셨군요....
    아랑님의 댓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대략 낭패...
    제가 원래 제가 쓴 글을 보고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하는 스타일이라.....피곤한 스타일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10.27 00:34
    No. 15

    그런 것을 사람들은 피곤한 스타일이라 하지 않습니다.
    꼼꼼한 스타일이라고 하지요.
    제 위의 글은 그저 우스개 소리일 뿐이니 신경쓰지 마시고 우리 모두 말줄임표의 대세를 따라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3.10.27 01:16
    No. 16

    정효님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태무천룡 님은 늘 번뜩이는 재치로 무장하고 계신 재밌는 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삼검류
    작성일
    03.10.27 06:45
    No. 17

    하하 대단..................................
    우리 다같이...............
    ..............................................................
    이러면 대세에 따르는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진마초
    작성일
    03.10.27 16:43
    No. 18

    화해한 그들에게 찬사를~ ^O^/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27 18:11
    No. 19

    흠.....다툰적도 없었는 데.....찬사를 보내주시다니....흠...
    기분은 좋군요...^O^/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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