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담꾼 신동엽을 20일 오후 KBS 2TV ‘해피투게더’의 마지막 녹화장에서 만났다.
그는 공동 MC인 이효리와 함께 엔딩장면 촬영 내내 장난을 치는 등 고별 방송임에도 덤덤한 표정이었다.
서운함보다는 오히려 휴식을 얻었다는 안도감처럼 느껴졌다.
“쉬면서 전국의 맛있는 집을 모조리 찾아다니겠다”는 특유의 익살스러움도 여전했다.
신동엽이 말하는 ‘해피투게더’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해피투게더’를 포함해 이번 개편 때 모든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이유는.
▲그만둘 때가 돼 그만둔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배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충전이 되지 않는다.
쉬면서 완전히 방전시킨 후 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만 2주에 한번씩 녹화하는 SBS ‘TV동물농장’은 계속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은 진행자라기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 그대로 하기로 했다.
―쟁반을 맞으면 아프지 않나.
▲처음 네모난 쟁반은 정말 아팠다.
지금은 쟁반이 바뀌었지만. 사실 가학성 프로그램이라는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아프다는 표정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6개월 정도 지나면서 내성이 생겨 아프지 않았다.
나중에는 오히려 PD가 아픈 척 좀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동안 쟁반을 얼마나 맞았나.
▲한 팀이 평균 8∼9회에서 성공하니까 지금까지 800∼900번 정도 맞았다.
여기에 ‘쟁반극장’에서 맞은 것을 합치면 셀 수도 없다.
‘쟁반극장’의 쟁반은 정말 아프다.
시청률이 좋아 쟁반맞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즐겁게 맞았다.
시청률이 나빴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는.
▲강호동이 출연했을 땐 너무 웃겼다.
또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갖고 있다.
강호동은 처음 유승준과 함께 출연했는데 당시 유승준의 병역문제가 불거져 방송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이후 차태현과 함께 다시 출연해 유승준과 녹화할 때와 똑같은 내용을 두 번이나 했다.
―함께 진행했던 이효리에 대한 생각은.
▲그저 예쁜 후배 진행자라고 생각했다.
함께 진행할 때는 여성으로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런데 딴 프로그램에 나오면 정말 다르다.
아주 섹시한 여성으로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솔로로 데뷔하기 전,걱정이 많았는데 너무 잘 돼서 좋다.
지금 인기에는 ‘해피투게더’의 영향이 크다.
여기서 인간적이고 착하고 그런 (이)효리의 모습이 비쳐졌기 때문이다.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가. 여자친구는 있나.
▲여자친구는 아직 없다.
현재의 결혼제도는 내게 맞지 않는 것 같다.
가정을 꾸미고 가장이 된다는 게 자신없다.
빨리 결혼하라는 주변의 등쌀에 못 이겨 결혼하는 것도 부당하다.
―이상형의 여자는.
▲지고지순하고 남자 말 잘 듣는 여자는….(잠시 뜸을 들인 후) 싫다.
(웃음) 진짜 이상형은 말싸움해서 안 질 수 있는 개성있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자다.
―‘해피투게더’와 관련된 기사들이 자주 실렸는데 혹시 언론에 불만은 없었나.
▲있다.
효리와 열애설이 딱 한 번 나왔는데 이후 후속기사가 나오지 않았다.
계속해 열애설이 나왔더라면 둘이 정말로 사귈 수도 있었을텐데 정말 아쉽다.
(웃음)
―복귀 계획은.
▲내년 봄 개편 때쯤 다시 나올 생각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쉬는 6개월간은 유쾌한 스트레스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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