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펌] 하늘로 보낸 충성

작성자
Lv.1 일상다반사
작성
03.08.15 01:50
조회
330

하늘로 보낸 '충성!'

"엄마가 보고플 때 엄마 사진 꺼내 놓고~"

예전에 '우정의 무대'라는 군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시골에서 올라온 어머니가 무대 뒤에서 아들을

부르는 장면이었다. 그러면 아들은 무대 위로 올라가 어머니와 뜨겁게 포옹했다.

그날은 강원도에서 올라온 어머니가 무대 뒤에서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시는 군인 장병 여러분, 다 나오세요."

하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군인들은 앞다투어 나갔다.

군인들은 모두 "저희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외치며 여러 가지 어이없는(?) 이유를 대는 것이었다. 장내는 계속 웃음바다였다.

그러다 한 군인 차례가 되었다. 사회자는 마찬가지로 물었다.

"뒤에 있는 분이 어머니가 확실합니까?"

그러자 그 군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아닙니다. 뒤에 계신 분은 제 어머니가 아닙니다."

하고 힘없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장내에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텔레비전에 출연하기 위해서 올라왔다고 하기엔 무언가 여느 군인들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올라왔습니까?"

사람들은 의아하다는 눈으로 군인을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제가 군에 오기 일주일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군인의 목소리는 풀이 죽어 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장내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랬군요. 그런데 왜 올라왔습니까?"

"예.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드릴 말씀이 있어 올라왔습니다."

사회자도 무어라고 해야 할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보고 계십니까?" 하고 겨우 물었다.

"예, 확실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군인의 목소리는 약간 울먹이는 듯 했다.

"그럼 아버님은 살아 계십니까?"

"아닙니다. 두 분 다 돌아가시고 형님 두 분과 살고 있습니다."

그 군인의 목소리는 더 작아졌다.

"그럼 어머니께 한 마디 하십시오."

그 군인은 눈물을 쓱~ 닦고는 경례 자세를 취했다.

"충성! 어머니. 이 막내아들은 형님들이 잘 돌봐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소리가 잠시 떨리는 듯 하더니 말을 다시 이었다.

"군 생활 잘 하고 있으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 편안히 눈 감으십시오."

군인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어 뒷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충성!"

군인이 마지막 경례를 마치자 그때 장내가 술렁술렁하더니 모든 군인들이 일어나 다같이 "충성!" 하고 외쳤다. 그리고는 하늘을 향해 "어머니!" 하고 소리쳤다.

그 군인이 눈물을 '쓱' 닦고 하늘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외치는 동안 장내의 '어머니' 하는 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Comment ' 4

  • 작성자
    Lv.1 예휘
    작성일
    03.08.15 02:13
    No. 1

    이거 감동적이네요.. 그리고 슬픈...
    하하, 정담에서 글을읽다가 눈물흘리게 될줄이야...
    밤이라서 좀 감상적이 되서 그럴까요?
    마지막에 "충성!" 하는소리가 하늘나라에까지 들렸을 것 같네요.
    아니, 틀림없이 들렸겠죠-
    그리고 어머니도 안심하시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그남자
    작성일
    03.08.15 02:36
    No. 2

    멋지군요..찌잉..하고 가슴을 울리며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광복절이네요..대한민국만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백아
    작성일
    03.08.15 02:58
    No. 3

    TT 예전에 가족들과 함께 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는데..... 슬프네요 ㅠㅠ 저 부분은 기억이 안나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望想
    작성일
    03.08.15 08:24
    No. 4

    흑.,...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릴거 같네요... T^T
    이글을 읽고 순간 감동해서... 흑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128 지금 먹고 있는 요상얄딱구리한 것... +14 Lv.1 등로 03.08.15 617
12127 아침마당패러디....^^; +9 Lv.4 邪天 03.08.15 344
12126 쟁선계가 없는 우리동네 대여점... +4 Lv.7 만득 03.08.15 356
12125 바보 같은 제가 부끄럽습니다....... +6 Lv.15 千金笑묵혼 03.08.15 249
12124 조인성 김정화 방송불가 cf +12 Lv.52 군림동네 03.08.15 459
12123 심심하냐? 나도 심심하다..... +5 Lv.52 군림동네 03.08.15 292
12122 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예비군 훈련 다녀왔습니다. +4 Lv.1 [탈퇴계정] 03.08.15 265
12121 웃음속에 생각 +4 Lv.52 군림동네 03.08.15 440
12120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2 Lv.21 CReal 03.08.15 268
12119 오널 k리그 올스타전... +5 Lv.18 검마 03.08.15 442
12118 에로물과 성범죄의 상관관계 +14 Lv.1 최윤호 03.08.15 589
12117 [펌]흠... 엄마가 안계실때 보세요~^^ +13 Lv.1 望想 03.08.15 580
12116 오오..~~ 임요환과 도진광의 승부. +12 Lv.13 張秋三 03.08.15 466
12115 오호호홋^-^* 잡담&설삼동자 +7 가영이 03.08.15 275
12114 온게임넷 해설자들의 입담 +12 Lv.1 진운 03.08.15 330
12113 오늘 씨넥서스(영화채널)의 영구 스페셜 광고... +7 Lv.17 억우 03.08.15 171
12112 (펌)레이저 검들고 싸우는 쿄,이오리,신고~ +8 Lv.15 千金笑묵혼 03.08.15 366
12111 갈등끝에 사버린 천산 유정. +6 Lv.13 張秋三 03.08.15 384
12110 2차 공.구... +5 Lv.17 억우 03.08.15 302
12109 대전소모임 발기인 모집광고^^ +16 Lv.15 노레이션 03.08.15 348
12108 아~ 괴선~~~ +3 천공무조백 03.08.15 250
12107 방금 뭐 사라는 전화를 받고난후에... +14 Lv.1 AMG 03.08.15 288
12106 대여점협회의 성명서(펌) +14 류민 03.08.15 462
12105 피씨방에서 있엇던 일-_-;; +16 Lv.1 강달봉 03.08.15 408
12104 [펌]코 피지 제거방법 +9 Lv.1 강달봉 03.08.15 414
12103 햇님을 보지못한 지 어언 3일째... +3 Lv.1 드라시안 03.08.15 381
12102 [펌] 무섭고도 신기한나라 한국 +14 Lv.62 앙탈부리 03.08.15 557
12101 원피스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5 Lv.1 행운 03.08.15 465
12100 니미럴....;;;;; 엽기적인 우리집안...;; +11 Lv.1 한글나라 03.08.15 657
12099 금란지회에 있을줄은..-_- +4 Lv.1 진이상 03.08.15 46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