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날이~ 갈수록 모기가 극성입니다. 메트,메트 X메트를 켜고자도 다음날 일어나면 밤세껏 모기와의 치열한 사투끝에 솟아오른 돌기들과 피곤함 뿐이지요. 그래도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습니다. 유독 장마가 그치고나니 처마아래 비 한방울 안 맞게
해준 은덕을 모르고 마치 이솝우화 속의 못된 고슴도치처럼 집주인을 괴롭히기가 말도 아니게 심해졌습니다. 어지간히 신경이 굵은저도 위이이잉~ 하는 공습경보와 함께 들이닥치는 작은 흡혈마들의 공격에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산 아랫마을에 사는게 죄지.ㅠㅠ) 이놈들 이젠 흡혈계통 종사자들의 오랜 불문율(이런게 있다면ㅡㅡ)을 무시하고 대낮에도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러대니 그 등쌀에 밀려 제가 고슴도치 처럼 집을 비워줄수도 없고해서 분연히 떨쳐 일어났습니다(사실 그동안 게을러서리...)모기약 이라면 메트형, 스프레이, 적수공권엔 시퍼런 날이 선 모기채(엄연히 모기챕니다.파리채와는 달리 격자무늬의 간격이 엄밀하죠.)를 구비했습니다. 또한 위급시에는 박장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력으로 무장! 오늘저녁의 안온한 숙면을 위해 집안 구석구석에 스프레이를 방사하는 것으로 놈들과의 개전을 시작했습니다. 흐흐 예기치 못한 공격에 불안정한 비행을 하던 모기 들은 하나같이 저의 모기채가 휘둘러지며 형성된 전권(戰圈)에 휘말리며 추락하였고 그래도 바닥에서 꿈틀거리며 모진삶을 이어나가던 놈은 지긋이 짓밟아 주었습니다. 통쾌한 마음을 추스리며 다시한번 스프레이 방사! 마음같아선 궁극의 옵션인
라이터로 화염방사기 화 하고 싶었지만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먹는다는 공자님의 명언을 되새기며 참았습니다. 모기채와 박장에 두부처럼 으스러지는 놈들의 최후를 보며 인생사 허무를 느낄만큼 살생에 대한 죄의식이 일어났으나 한마리의 흰줄
검은모기가 터지면서 나온 막대한(어떻게 제 몸에 담았나싶은...)양의 혈액을 보며 그만 마지막 자비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침내 사람과 미물간의 전무후무한 주권 쟁탈전은 저의 승리로 마무리 지어졌고, 마지막 가는길에 수의삼으라며 화장지를 뜯어 놈들의 잔해를 하나하나 수거해 나갔습니다. 저의 피에물든 박장과 애병이 되어버린 모기채에서도 고이 시신을 거둬들인 저는 평소의 후덕한 심성으로 놈들의 극락왕생을 빌며 거대한 수의를 꼬깃,꼬깃~ 접어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아ㅡ,이젠 안심이야~ 오늘 밤에는 편안한 취침을 누릴수 있겠군. 좋아~ 아주좋아.
시간이 흘러 불을끄고 자리에누운 저는 오만가지 잡생각을 떠올리다가 이윽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몽롱해진 정신을 끄집어내는, 귓바퀴로 들려오는 이 익숙한 소음은.....?
"에에에엥~"
"갓땜!!!" (벌떡!)
아무래도 내일부터는 차라리 금강불괴를 연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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