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버지랑 오전 11시 쯤. 홍도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방파제로
걸음을 옮겼다. 아버지는 교회 목사님이셔서 홍도에 오신지 6개월쯤.
홍도의 유지(?)가 되어계셨다. 아버지가 갈때마다 인사를 하는 사람
들이 몇몇 있었다. 아버지께서 제일 먼저 들리신 곳은 아버지께서
시무하시는 흰돌교회의 집사님께서 운영하시는 횟집. 아버지는 거기서
미끼로 사용할 멸치를 구했다. 낚시터로 향했다.
낚시터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 이유는 물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버
지는 그걸 아시면서도 가셨다. 물때는 밀물 때 물고기가 미끼를 잘
문다고 하셨다. 그때는 막 물이 들어올려고 하는 찰나.
아버지는 미끼를 던졌다. 허탕이다. 허탕이다. 허탕이다. 3번에 걸친
허탕이었다. 아버지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흠. 역시, 아직 때가 아니야. 용석아. 자리를 옮기자'
'쳇. 꼭 물고기 못 잡는 사람이 자리탓 한다니까. 강태공은 물때
상관 없이 하루종일(?) 낚시했어.'
아버지는 묵묵히. 말씀이 없으셨다. 자리를 옮기고, 낚시대를 드리웠
다.
"걸렸다!"
아버지는 짧은 음성을 내뱉으셨다. 거기에는 손가락을 제외한 손바닥
만한 우럭 1마리가 걸려있었다.
"이야호!"
난 함성 비슷한 소리를 내질렀다. 아버지는 더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1 마리 밖에 못잡았다. 낚시는 30분 정도 했다. 아버지 일이 있으셔서
그만 낚시를 접고 오후에 다시 하자는 것이었다.
우럭. 그 우럭을 말렸다. 말리기 전에 소금을 쳤다. 그걸 아버지께서는
구워주셨다.
"이거 어때? 맛있지? 우럭구이야"
"아버지. 이거 우럭소금구이지!"
"아! 맞다. 소금소금. 하하하"
아버지는 웃으셨다. 이런 홍도의 생활이 전혀 지겹지 않아 보였다.
- 유랑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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