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게 된 이후로, 글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적지 않은 수의 글 쓴다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모사이트에 말한바 있지만 전 작가, 작품이란 말을 쉽게 쓰지 않습니다.
저 자신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마찬가지죠.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작가란 칭호와 작품이란 단어가 지니는 무거움을 느끼기에......)
그중 몇 사람만을 실제로 대면했을 뿐, 거의 다 온라인으로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쁨, 탄성, 희열이었다.
팬으로 만난 그들은 나에게 있어 우상이기 때문이다.
헌데......
점점 알아 갈수록 실망을 금치 못할 경우가 많았다.
여러 가지 면에서...(오만, 자만, 심지어 인간성을 의심하게 할 정도의 행동들.)
하지만 언제나 미꾸라지 몇 마리가 개천을 흐리듯 그들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그들이 내어놓은 작(作)이나 그들의 실제 생활이나 그리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좌백이다.(존칭어 생략합니다.)
나는 솔직히 말해서 좌백의 여러 작 중에 몇 가지를 제외하곤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나의 코드와 그의 코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책이 나오면 꼭 읽어봐야 하는 것처럼 그는 나를 중독시키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 가지곤 부족하다.
내 자신이 진심으로 좌백에게 감탄했다는 것을 보여주기엔 부족하단 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여러 가지 이유에서 '작(作)은 보되 사람은 보지 말자.'
라는 틀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도 좌백이 나에게 와서 술 한잔 따라 준다고 하면 아마 나의 두 손은 수전증이
걸릴 것처럼 덜덜 떨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 대 선배이고 어려운 상대라 할 수 있다.
그럼 나는 왜 좌백에 대해서 이토록 확신하고 있는가?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글이란 것을 쓰고 나서 계약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책이라는 것을 내게 되었을 때,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똥오줌도 가리지 못할 경지였기 때문에
의도하든 아니든 좌백의 명성에 금이 가는 일을 하고 만 것이다.
그래서 나는 출판사의 아는 형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내가 전화를 드리기로 했다.
좌백이 한가한 시간까지 고려해야 할만큼 어려웠다.
뭐라고 해야 하나 생각하며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드디어 전화를 했다.
전화벨이 울리고 수화기 드는 소리가 나고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땐 정말 아유미 말처럼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허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내가 말하기도 전에 그는 이렇게 전화해준 것이 고맙다는 듯
몇 마디 말로 나를 감싸안아 주듯 다독거려줬기 때문이다.
그땐 나는 생각했다.
'아. 선배라는 게 이런 거구나. 정말 작가라는 게 이런 거구나.'
그 뒤로 서울 오면 전화하라는 말을 끝으로 수화기를 내려놓았지만 그 여운은
정녕 길었다.
사실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몇 가지 엇갈림으로 인해 좌백을 못 만났다는 것이지만...
좌백은 나에게 있어 이런 존재다.
나에게 힘을 주는 존재.
끊임없이 감탄하게 하는 존재.
어느 분의 책 제목처럼 성라대연 속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별이 바로
좌백이다.
난 좌백님의 글이 작품이 되지 않아도 좋다.
또 그러면 어떠한가?
단 한통의 전화였지만 그분에게서 느낀 것은 진정이었다.
말로만 하는 후배사랑이 아닌 진심이었다.
물론 그분이 어떻게 생각하고 말씀하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기에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글쟁이가 작가가 되고, 그가 쓴 글이 작품이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적어도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
왜 중학교나 고등학교 미술 책에 나오는 그림에는 현대작가, 현대화가 라는 말이 있을 뿐
그의 이름을 실지 않는지...
그리고 왜 수많은 명작들이 시간이 흐른 후에 빛을 발해야만 했는지..
난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 좌백이란 인간은 작가로 남을 것이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쓰다 보니 좀 길게 쓰여졌군요.
요즘 너무나도 좌백님에 대해 말이 많아서 머리에 남은 생각을 한자 적어보았습니다.
그럼....
-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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