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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0 읍내작가
작성
03.02.14 22:04
조회
505

퇴근후 서점에 들렀습니다.

오래전부터 서서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밴 까닭에 오늘도 열심히

발품 놀려 서 있는데 내 어깨 너머로 아립따운 소저들이 열심히 이바구를

하더이다. 안재모, 그리고 야인시대, 그리고 그의 가수데뷔...

뭐 그렇고 그런 연예인들 이야기...

그 모든것들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별볼일 없었지만

마지막에 휴머니스트라는 영화를 화두로 삼았을때 비로서 내 두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안재모가 주연했다는 마지막 소저들의 절규에 가까운 그 목소리

결국 책보다 오늘은 영화한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안재모 주연이더군요.

마태우(안재모분)는 퇴역장성(별)의 아들네미로 나오더군요.

언제나 그렇듯 비뚤어진 젊은세대의 사건사고 배경에는 집안의 내력이

크게 다루어지기 마련이듯이 마태우네도 썩 잘 돌아가는 집구석은 아니더군요.

아비는 조강지처 잃고 장성시절 젊은비서와 재혼!

나이 젋고 끼가 다분한 젊은계모는 다른 정부와 놀아나고

마태우의 아비는 또다른 비서와 놀아나고

이런 배경속에서 마태우는 비정상적인 케릭들과 친구로서 엮여지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주연급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케릭터들이 조연으로서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들 모두가 조연이며 조연의 행위들이 하나의 주연급을 만들어갑니다.

박상면과 강성진이 마태우의 친구로 등장합니다.

박상면은 어릴적 강성진의 바지를 벗겼다는 이유로 그에게 돌로 구타를 당하죠

그 후유증으로 생각의 깊이가 떨어지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바보 비스무리하죠.

강성진은 유년시절 사냥개에게 거시기를 물어뜯겨 고자가 된 인물로 나옵니다.

마태우는 극히 정상적인 인물입니다. 단 하나 그를 이들 비정상적인 케릭터와

연결시키는 고리는 그저 비틀어진 가정환경쯤??

왠지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그들이 그리 엮였다고 하니 그런가보다고

생각도 해봅니다.

돈을 물쓰듯 하여 친구들을 잡아놓는 마태우!

어느날 이 세친구들은 음주한채 차를 몰다 단속에 걸리게 됩니다.

마태우는 경찰관을 매단채 거리를 질주하죠.

그리고 그 경찰관을 내려놓았을때 재수없게도 경찰관이 콘크리트 쓰레기더미에

부딪쳐 즉사를 합니다.

동료경찰이 등장하여 마태우를 그냥 놓아줍니다.

그는 돈을 요구하게 되죠.

마태우는 아비에게 돈을 요구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고

살인죄를 무마하기 위해 친구들과 돈을 마련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하죠.

마태우는 구로시아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납치극을 꾸미게 됩니다.

다름아닌 자신의 아버지를 친구들에게 납치하도록 사주하게 되는것이죠.

그는 친구들과 작당하여 일을 꾸미게 됩니다.

여기서 사건의 시점이 두개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하나는 친구들의 시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친구들 외의 등장인물들의 시점!

언젠가 쿠란티노 감독의 잭키브라운이던가요?? 그 영화에서 교차편집 기법

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지만 이 휴머니스트에서는 조금은 엉성한

시점변화로서 그것을 표현하려 하더군요. 뭐 실망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죠.

어찌되었든 작전을 실행되고 친구들은 마태우의 집앞에서 그의 아버지를

방망이로 내려쳐 실신시키죠. 그리고 차 트렁크에 싣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친구들은 그 누군가조차 납치하게 됩니다.

사건은 여기서 꼬이게 됩니다.

친구들의 시점에서는 분명 마태우의 아비를 납치한것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또다른 시점이 영화속에 등장하죠.

마태우 아비의 바람난 부인!

그리고 그 정부의 시점이죠.

마침 그날 마태우네 집으로 부인의 정부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 정부는 주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항상 마태우 아비처럼 꾸미고 다니죠.

친구들이 방망이로 내려친 이는 마태우 아비가 아니라 그 정부가 된 셈입니다.

납치극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고 좋아하면 차를 몰던 친구들

하지만 도중에 사고가 생기죠. 트럭과 충돌사고를 일으키게 됩니다.

차는 트렁크쪽이 심하게 망가지고 그 안에서 피가 철철 넘쳐나오게 됩니다.

..........................................................중략..중략...

결론은 어지럽게 꼬이고 꼬임에도 단순하게 점을 찍더군요.

결국 친구들은 모두 마태우의 손에 죽게 되죠.

마태우 자신은 어이없게도 영화속에서 감독이 표현하려 했던

(휴머니스트라고 주장을 하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휴머니즘 때문에 눈을 잃고 사건을 종결짓게 되죠.

곁가지로 마태우와 인터뷰를 했던 기자! 그리고 돈을 요구했던 타락경찰

이 세 사람의 에피소드는 조금은 성공한듯 보여 그나마 영화를 재밌게

보았다는 생각은 강하게 남는듯 하군요.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제가 보기에 세태풍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뭔가 어둡고 침울하지만 시종일관 풍자가 곁들여져 블랙톤만으로만 도배가

되지 않습니다.

마태우의 아비는 기성세대의 비뚤어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그의 부인과 정부는 제도권 문화의 타락성을

마태우와 친구들은 그것에 휘말려 주체를 찾지 못하는 저질삼류의 젊음을..

그리고 수녀와 신부, 거지, 경찰, 기자등의 인물들은

문화적 주체로서의 자격자들이 보여주는 허구성을.............

제대로된 인격체는 찾아볼래야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절름발이 바보들뿐이죠.

단 하나!

영화속에 스스로 썩어 문드러져가는 다리를 절단하는 거지가 등장합니다.

군대시절 구타를 견디지 못해 소대장을 총쏘아 죽이고

탈영하여 끝내 어미의 죽음앞에서도 절규하지 못하는 거렁뱅이가 나옵니다.

이 거지의 다리는 조금씩 조금씩 썩어 문드러져 갑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도끼를 들어 그 썩은 다리조각을 잘라내버리죠.

마치 우리사회의 곰팡이 같은 더러움을 도려내듯 말이죠.

참 아니러니컬 하게도 그 거지는 죽어버려요.

더러운 병균덩이를 도륙냈지만

그것은 이미 육신의 한 덩어리로 규합되어 잘려져나갔을때의 엄청난 고통과

쓰라림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가게 된 것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비뚤어진 세태풍자의 실패작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아시스를 본 이후로 이와같은 사회비판적 영화들을 철저히

경멸하는 저로서는 휴머니스트에 후한 점수를 줄수가 없습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라는 문구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는 이제 봉투에 담아 선별해서 버려야 하니까요.

무작정 버린다고 누군가가 가져가지는 않죠.

그것을 선별하고 분리해야 하는건 이제 우리의 몫이지 않습니까?

서점에서 안재모 하나만으로 목청을 높이던 그 소저들은

과연 이 영화를 어찌 보았을까 궁금해지더군요.

단순히 케챂무비로서의 메스꺼움만을 느꼈는지... 아니면

한편의 블랙코미디로 보았는지.....

세상은 여전히 밝고 맑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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