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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26 담천우
작성
03.01.21 21:45
조회
550

자신을 하선고라 밝힌 나무꾼의 아내를 따라가던 금란검 채하령은 아직도 싸우고 있는 나무꾼과 하선고의 동생을 계속 돌아보았다.

"저들은 그냥 두고 가나요...?"

"내버려두세요. 저러다가 금방 뒤따라올 겁니다. 야화."

"네, 아가씨."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야화라는 여인이 대답하자 하선고는 옷소매로 입을 가리며 살포시 웃었다. 야화는 하선고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아직도 싸우고 있는 나무꾼과 소동을 향해 소리쳤다.

"계속 싸우시면 아가씨께서 사부님께…."

"자! 어서 가지!"

어느새 도착했는지 야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무꾼과 하선고의 동생은 보무도 당당하게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저 실례지만 저는…."

"야화. 정중히 모셔오너라."

"네, 아가씨."

금란검 채하령의 말을 끊은 하선고가 야화에게 지시를 내리며 앞서가던 나무꾼과 소동에게 다가갔다. 순간 채하령은 천주혈(天柱穴)과 비유혈(臂儒穴)이 뜨끔해짐을 느끼며 그 자리에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왜…?"

채하령은 온 몸에 힘이 없고 마비가 오는 것을 느끼며 혼절하고 말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기운이 풍겨지는 커다란 건물이었다. 건물을 이루고 있는 기둥 하나만으로도 성인 남성 네 명이 팔을 크게 벌리고 서야 겨우 감쌀 수 있을 정도의 두께였다. 하선고 일행은 그 웅장하고 거대한 대전의 문을 통과해 저 끝에 허름한 나무의자를 깔고 앉아있는, 색동옷을 입고있는 한 노파를 향해 걸어갔다.

"사부님, 다녀왔습니다."

하선고가 날아갈 듯 절을 하며 입을 열었고 철괴리(鐵拐李:나무꾼)와 남채화(藍采和), 야화 역시 그 노파에게 절을 하였다.

세월의 풍상을 담은 듯한 수많은 주름이 얼굴을 덮고있던 노파는 좀 많이 튀어나온 듯한 눈을 조용히 뜨며 입을 열었다.

"깨워라."

노파의 말에 야화는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채하령의 몸 이곳저곳을 두드리며 깨우기 시작했다. 야화의 해혈에 정신이 든 채하령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무서운 기세로 야화에게 일장을 날렸다.

"네놈들은 대체 정체가 뭐냐?"

야화는 앉은 자세 그대로 상체를 뒤로 젖히며 가볍게 채하령의 공격을 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른손 검지를 세워 현기혈(玄機穴)을 찔러갔다.

"손을 거두어라, 야화."

노파가 입을 열자 야화를 곧바로 손을 거두며 앉은 자세 그대로 누군가 잡아당기듯 뒤로 물러났고 채하령은 미처 장을 거두지 못하고 볼썽 사납게 바닥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한참 동안 바닥에 얼굴을 대고있던 채하령은 주변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슬며시 고개를 들었고 '못생긴 게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였다.

"그래. 그대가 채하령이라는 여아인가? 생년월일은 언제인고?"

채하령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색동옷을 입고 눈이 툭 튀어나온 우습게 생긴 노파를 발견하였다.

"저한테 하신 말씀이신가요, 할머니?"

"이런…! 못생긴 게 버릇도 없네."

남채화가 채하령에게 소리치고는 팔을 걷어붙이며 일어섰다.

"보자 보자 보자… 을유년(乙酉年) 정월 열닷세 묘시(卯時)라…함마혁혁, 뇌광소소(啣麻赫赫 雷光昭昭). 무령응체 심암혼소(無令凝滯 心 魂銷). 봉태상노군(奉太上老君).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 운추무권(雲推霧捲) 선진숙도(仙眞 到) 원부신기(願付神箕) 추성락고(推誠樂告)…"

노파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남채화는 그런 노파의 모습을 보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아….'

채하령은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눈치껏 주변을 둘러보았고 그런 모습을 본 야화는 이미 다 알고있다는 듯 빙그레 웃어 보였다. 한참만에 눈을 뜬 노파는 대뜸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캬하하하…컥…컥…캬악, 퇘! 좋다, 좋아! 아주 좋아! 자, 밥 먹으로 가자."

노파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어대다가 누렇고 시퍼런 가래를 뱉어내고는 나무의자에서 둥둥 떠올라 그들의 머리 위를 지나쳐 대전 밖으로 사라졌다.

"서방님, 저희도 그만 가죠."

"그럽시다."

하선고가 철괴리와 팔짱을 끼고 일어서자 따라 일어서던 남채화가 중얼거렸다.

"저런 뭉그러진 얼굴이 뭐가 좋다고…."

들으라고 한 말인 듯 남채화의 궁시렁거림은 확실하게 철괴리의 고막을 두드렸다. 그 말을 들은 철괴리는 자신의 머리 뒤편에서 뭔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가 다 빠지고 휘어진 철검을 허리에서 뽑아들었다.

"좋다… 처제라고 해도 이젠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 기환술인지 뭔지 박살을 내주마! 덤벼라, 남채화!"

"좋아! 나도 처음부터 당신이 맘에 들지 않았어! 한 번 해보자구!"

철괴리는 타오르는 불꽃처럼 강렬한 눈빛을 뿜으며 아까와 마찬가지로 귀찮은 듯 철검을 휘둘렀고 남채화 역시 소환한 홍예를 이리저리 조종하고 있었다.

"호호호! 참으로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 어쩔 땐 정말 피를 나눈 오누이 같다니까요. 채소저도 저희와 함께 식사를 하러 가시죠. 야화."

"네, 아가씨."

채하령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는 이들과 같이 있는 현실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하선고에게 끌려가다시피 밖으로 나가던 채하령의 귀에 다시 한번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아가씨께서 오늘 저녁은 두 분이 알아서…."

"아니야! 미안해! 제발 밥은 굶기지 말아줘…. 부탁이야, 야화…."

"미안해, 야화. 사실은 너무 심심해서 그랬어. 이해해줘. 다시는 안 그럴게. 야화, 놀아줘…."

'도대체… 뭐지….'

채하령은 자신의 머리 우측부분이 심하게 쑤셔옴을 느끼며 밖으로 끌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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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허접한 글을 남길줄이야.....채화님 다음을 이상하게 써서 죄송합니다.

현필님의 놀라운 필력으로 커버를 해주실 줄 믿쑵니다! -_-;

쓰실거죠....?쓰셔야되요....약속했잖아요....


Comment ' 3

  • 작성자
    Lv.30 남채화
    작성일
    03.01.21 22:01
    No. 1

    아마 개인 릴로 자연란으로 옮겨 갈듯 하군요..

    현필님 기대 합니다 후후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담천우
    작성일
    03.01.21 23:57
    No. 2

    아마도 그래야겠죠? ㅋㅋㅋ
    과연 현필님은 채화님에게 바로 떠넘기실 것인가
    아님 가공무비할 개인 릴 10년 내공으로
    엄청난 대박을 터뜨릴 것인가....?
    기대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현필
    작성일
    03.01.22 01:25
    No. 3

    허걱...ㅡ_ㅡ; 일이 있어 온종일 아무것도 못하다 지금 와서 보니 릴레이가 완전히...;;;; =_=..........아아, 커버할수 있을 것인가?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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