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신독
작성
03.01.22 13:22
조회
868

설아는 정신을 잃고 사공운에게 업혀온 신독을 보며 입술을 잘끈 깨물었다. 자신과 사공운을 위해 목숨을 건 사내, 단지 의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을까……. 그의 마음이 한량없이 가슴을 울린다.

"사영환님, 신소협은……괜찮을까요?"

신독의 혈도를 짚어 지혈하려 했으나 상처가 너무 커 난감해하고 있던 사공운은 고개를 들

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습니다. 일단 근골을 상하진 않은 듯 한데……."

"으……음."

정신을 차린 신독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를 일으켜 주……시고, 진기를 좀 주입해 주세……요."

사공운은 신독의 청대로 그를 일으켜 바위에 기대 앉혔다.

"안전한 곳……입니까?"

"내가 급조한 환영소석진(幻影小石陣)일세. 반시진 정도는 적의 눈을 피할 수 있네. 그냥 바

윗덩어리로 보일걸세. 자개봉과는 꽤 떨어진 곳이니 괜찮을 걸세. 초영이 죽었으니 한시름

놓은 것 아닌가? 상세나 살피게."

사공운이 말을 끝내고 명문혈을 통해 진기를 조금씩 돋아 주었다. 신독은 가부좌를 힘겹게

틀고 토혈을 해 죽은 피를 뱉어내고 서서히 품 안에서 바늘과 실을 꺼냈다.

익숙한 솜씨로 허벅지를 꼬매어 상처를 닫은 신독은 사공운을 보았다.

"사대협……께서 어깨를 꼬매 주세요."

"아프지……않은가? 난 이런 것은 한 번도 안해봐서……."

"일단 피를 멎게 해야지요. 후우……, 시간이 없습니다. 치료는 나중에 제대로 받을 겁니다."

신독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보며 생살을 꼬매는 사공운의 마음은 쓰라렸다.

"마혈을 짚을까?"

"그럼……혈맥이 굳어 오히려 안좋습니다. 당장 활동을 하려면……이 상태로 봉하는 게 좋

습니다."

어깨를 다 꼬매자, 신독은 운기에 들어갔다. 빨리 소주천이라도 한 번 해서 힘을 모아야 한

다. 아직 안심할 수 없다.

한식경쯤 흘렀을까, 신독이 눈을 떴다.

"괜찮나?"

"당장 몸을 움직일 여력은 된 듯 합니다. 어서 여길 떠나야겠습니다."

많은 출혈로 창백해진 신독은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마……우두머리가 죽었는데 추적이 이어지겠나?"

신독은 사공운을 보며 어렵게 입을 떼었다.

"사대협……, 이변마왕에게 들었습니다. 초우지보를 갖고 계신가요?"

사공운은 흠칫했다. 초우지보. 배교의 지존령을 달리 부르는 이름이었다. 배교인이 아니라면

그 명칭을 알지 못했다. 그것도 핵심의 수뇌급만이 아는 이름이었다.

"분명……, 초영이 초우지보라고 했나?"

"예."

"초우지보는 배교지존령의 별칭이네. 아는 이가 거의 없지. 초영이 그것을 알고 있다면……,

갈라진 배교 일파일 가능성이 크네. 어서 여길 떠야 겠네. 그가 소혼술(消魂術)을 익혔다면

죽지 않았을 수도 있어."

연한 말이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단 말인가. 사공운은 서둘러 등짐을 매고 용설아를 업었

다. 신독을 돌아보았다. 이제 겨우 사경을 벗어나 몸을 추스린 상태, 이제 자신이 지켜줄 차례였다.

"사대협……, 청이 있습니다."

"무언가? 뭐든 들어주겠네."

뜻밖의 부탁에 사공운은 서둘러 대답했다. 이 친구에게는 무어라 보답할 길이 없다. 뭐든 해

주고 싶다.

"형님이라 하고 싶습니다."

사공운은 신독을 보았다. 삼일의 인연이다. 하지만 만리장성을 쌓은 듯 가까운 생사의 동지.

마음이 뜨거워졌다.

"아우!"

사공운은 신독의 손을 마주 잡았다. 등 뒤의 용설아도 기꺼운 마음에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신독은 사공운의 손을 감싸잡으며 격동에 찬 마음을 가라앉혔다.

풍백에 이어 두 번째로 부르는 형님소리다. 진정 사내다운 사내, 자신을 버리지 않고 구하러

온 사내, 형으로 삼아 한 점 모자랄 것이 없는 장부였다.

"형님, 이 곳은 제가 말씀드린 고사목 군락에서 일마장쯤 떨어진 곳입니다. 이 곳에서 서북

방면으로 고사목 군락을 지나 직진하면 관도를 따르지 않고도 작은 야산이 나옵니다. 시루

봉이라 합니다. 그 곳은 봉성의 코 앞이라 할 수 있지요. 먼저 그 곳으로 가십시오. 곧 따르

겠습니다."

"안돼네. 함께 가세."

"지금 제 몸으론 전과 같은 속도로 산을 뚫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남아 적의 이목

을 교란해야 합니다. 염려 마세요. 전 숲 속에서는 죽지 않습니다. 이 곳에서는 제 결정에

따른다는 약속을 잊지 마십시오."

사공운은 신독의 절절한 마음에 가슴이 떨림을 느꼈다. 외로운 이 길, 얼마나 든든한 아우가

생겼는가. 두고 갈 수 없다.

"영환호위무사는 목숨을 걸고 호위자를 지키는 것 아닙니까."

쿠쿵!

사공운은 둔기에 머리를 맞은 듯 했다. 그렇다. 용설아를 지켜야 한다. 나의 아내, 목숨을 걸

고 지켜야 할 사람. 그니를 지키는 것이 내가 사는 이유가 아니던가.

용설아가 등 뒤에 느껴졌다. 작게 팔딱이는 심장의 고동이 전해졌다. 봉성까지 무사히 데려

가야 한다. 비록 다른 이의 품에 안기는 길일지라도…….

사공운을 신독을 보았다. 그의 말이 맞았다. 가야……한다.

"약속해라……."

"말씀하십시오. 형님."

"죽지마라. 절대로."

신독은 사공운을 보고 용설아를 보았다. 가슴이 달아 오른다. 사나이 한 목숨. 지켜줄 이를

위해 버릴 수 있다면 가장 크게 얻는 법. 호기가 끓어 오른다.

"약속하겠습니다. 절대……죽지 않겠습니다."

사공운은 신독의 눈을 보며 손을 맞잡고는 몸을 돌렸다.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것이

새로 맞은 아우에 대한 최대의 보답이다.

"신소협……, 꼭 다시 만나요."

"아가씨, 형님과 아가씨를 다시 뵈러 가지요. 그 때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만나기를……."

사공운의 등에 업혀 숲을 달리는 용설아는 신독의 마지막 말을 계속 생각했다.

'저도……사영환님과 다른 모습으로 있고 싶어……요."


Comment ' 9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22 13:31
    No. 1

    아...이제 이벤트도 하루 남았고....두둥!!
    저의 패러디 단편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_^
    예상평들 해 보시죠. ^---------^ㅣ익~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3.01.22 13:35
    No. 2

    결국 신독은 이변마왕 초영에게 당할것으로 예상이되는뎁쇼..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다라나
    작성일
    03.01.22 14:08
    No. 3

    소협이라니, 갑자기 나타난 음녀에게 정기를 빨려서 노협으로 최후를 장식함이 어떠실런지?
    까르르르르르르, 퍼억!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호접몽
    작성일
    03.01.22 15:28
    No. 4

    정말 수고가 많습니다.결국은 초우지보가 가짜임이 밝혀져 그냥 등장인물 모두가 화해하고 나누어 가지면서 강호는 태평성대를 이루게 되었다는 전설로..하하하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초우
    작성일
    03.01.22 16:11
    No. 5

    초우지보는.....(사실 빨간 책이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22 16:50
    No. 6

    초우님...ㅠㅠ...

    증말이믄...저 주십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草影 ▩
    작성일
    03.01.22 17:00
    No. 7

    으음....이런 비밀은 말 안하려고 했는데....초우지보는.............두권입니다. ;;;;;;;;;;;;;;;;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호접
    작성일
    03.01.22 17:28
    No. 8

    앗!!!
    새로운 사실응 발견해따아~~~~
    신독님이 정식으로 집탐맹주에 등극했습니다.
    축하해용^^ 집탐맹주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22 17:47
    No. 9

    헤헤...호접님...감사감사...__(__)__
    어깨가 무겁습니다. 히히.
    (이제 맘놓고 고무림 휘저으며 칼맨들을 스카웃해야쥐...ㅎㅎ)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638 에잇! 짜증나... +6 Lv.18 검마 03.01.22 545
4637 [격문] 칼맨을 찾습니다. ( \")/ +18 Lv.1 신독 03.01.22 766
4636 [릴레이] 현필 차례(1) ㅡㅡa +5 현필 03.01.22 607
4635 군림천하를 보면서 절절히 느끼는 점... +4 Lv.99 곽일산 03.01.22 870
4634 시라소니에 대해서 입니다 +8 Lv.52 군림동네 03.01.22 2,871
4633 문자메세지 - 일명 완결판 ^^; +4 Lv.52 군림동네 03.01.22 740
4632 사무라이 +3 Lv.52 군림동네 03.01.22 694
4631 [잡글] 눈이 옵니다 - +7 Lv.1 운영(蕓影) 03.01.22 654
4630 [펌] 뛰는 분 위에 나는 아찌........(굿임당.) +6 Lv.46 있소 03.01.22 875
4629 난 뻔하디 뻔한 그 무협을 사랑한다....ㅡㅡ;; +7 Lv.26 담천우 03.01.22 832
4628 [그냥] 써봤쓰.... +7 강추룡 03.01.22 1,052
» [호위무사 패러디] #6. 사공운과 용설아는 내가 지킨다..... +9 Lv.1 신독 03.01.22 869
4626 [유머]엽기적인 벼룩시장 광고.. +7 Lv.1 술퍼교교주 03.01.22 844
4625 [영화] 성룡의 턱시도.. +7 Lv.20 흑저사랑 03.01.22 1,049
4624 챗방에 안들어가진다... +9 Lv.23 어린쥐 03.01.22 666
4623 [펌] 18禁 ..육군병원에서 있던 일 +7 Personacon 깡치 03.01.22 894
4622 [펌] 사나이 가는 길 !!( 부제 : 고춘식과 쌀라탕 ㅡㅡ;) +4 생기발랄 03.01.22 697
4621 우홧홧홧 조회수 0에 도전한닷!!!(지웠다가 다시..) +18 愛心者 03.01.22 827
4620 광고 말씀이 있겠습니다. +4 녹슨 03.01.22 954
4619 고..고무림은.. +5 愛心者 03.01.22 826
4618 동도들...집탐에 가보시오...@@ +10 Lv.1 신독 03.01.22 846
4617 두아들을 기르며,,,,,3 +11 Personacon (새벽) 03.01.22 846
4616 두아들을기르며,,,,,,,,,,,,2 +4 Personacon (새벽) 03.01.22 692
4615 김천에서... +4 Lv.20 흑저사랑 03.01.22 803
4614 한번 보시죠. +5 Lv.92 mr***** 03.01.22 681
4613 [펌]패러디 허생전 for 서프라이즈 버전 +6 無情劍 03.01.22 1,343
4612 어느 소년병사의 애처로운 마지막 일기... +11 東方龍 03.01.22 921
4611 기쁘다..기뻐.. +6 Lv.1 등로 03.01.22 941
4610 슬프다..슬퍼.. +9 Lv.1 등로 03.01.22 714
4609 이젠 자야하나 봐~ +9 Lv.1 신독 03.01.22 62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