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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관문을 넘어서...

작성자
暗影 ▩
작성
03.01.07 13:27
조회
621

집중탐구관...

이 곳은 점잖게 약속된 겨룸이 있는 곳은 아니었다.

다만 목숨을 빼앗지 말라는 문주의 명을 받고 용문의 고수들이 거듭나기 위해 겪어야하는

불특정 다수의 차륜전이라는 무시무시한 관문이었던 것이었다.

백야. 송진용... 두 고수는 처음이어서인지, 아니면 두 고수의 위용을 익히 알고 있음인지

섣부르게 덤비는 자가 없었다. 금환패도 신독의 삼연환도에서 느낀 칼바람 때문인지 연신

"좋아"를 부르짖던 송옹은 결국 더 나은 칼은 없느냐며 칼을 버리고 빈손으로 대적하기를

자처하기까지 했다. 그후로도 몇번 칼질이 있었으나 여기까지는 역시 차륜진의 쓸모를

확인하여 관문의 수준을 짐작하는 정도에 만족했어야 했다.

고무림 이년.

이제 '고려적'이라는 심법과 '유려한 문장으로 덮힌 서정'이라는 신법,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분심이용의 초식을 구사할 줄 아는 신예 고수 무존자가 비무대에 섰다.

호접몽이 예의를 갖출 새도 없이 급히 칼을 뿌리며 지나쳤다. 그러자 예의 금환패도 신독이

번쩍이는 칼부림으로 무존자의 앞에 나섰다. 서너군데를 노리고 강렬하고 웅혼한 초식을 뿌렸으나,

예기는 있어도 살기는 없으며 역시 이전의 고수들을 공격할 때의 초식을 그대로 썼음인지 무존자의

입가에는 미소마저 걸렸다.

단자양, 유리, 성혼, 신독, 아카도, 암영, 이정수에 이르는 연합검격에도 무존자는 뒷걸음을

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정도는 흔히 예상했던 칼질이었으니 좀더 고절한 초식을 보여달라고

한다.

이상한 초식들로는 내 몸에 흠집 하나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오만하지 않은가...

그러자 지금껏 뒤에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김홍열이 무존자의 하체를 베어갔다. 훌쩍 뛰어막을

수도 있었지만 견디고 버텨내야만 의미가 있는 관문이었다. 다행히 김홍열의 검초는 사혈을

피한 모양이다. 뒤이어 금환패도 신독이 예의 삼연환도를 운용하되 이번에는 칠성의 공력을

담아 도법을 시전했다. 윙윙거리는 칼바람에 주변의 동도들은 잠시간 눈을 뜰 수도 없었다.

찰라지간 신독의 삼연환도 사이에 던져넣은 호접몽의 두 자루 비도도 꽤 괜찮은 한수였다.

무존자의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혼신의 힘을 모아 대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최초에

검봉을 들이밀었던 성혼이 다시 나서 예리한 검봉으로 심장어림을 휩쓸었다. 예를 갖춰

운신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서서히 진정한 칼바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 때, 천면객 암영의 눈동자에서 검은 색이 사라졌다. 대충 일부(一斧)를 날려놓고는 뒷짐지고 서 있다간

무존자의 입가에 걸린 미소를 보고만 것이다.

'아니, 여기가 어디라고...'.

그 와중에도 암영은 무존자가 고수임을 느꼈는지 결국 버티고 서있을 수 밖에 없다는 관문의

약점을 이용하여 무지막지한 도끼를 마구 휘두르는 것이었다.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초식도 별반

쓸모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무지막지한 위용에 곁에 있던 후기지수와 고수들이 자극을 받았던

모양이다.

후기지수로서는 저정도야 나도 휘두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며, 고수는

아무래도 진정한 칼부림을 맛이라도 보여줘야할 것 같다는 일종의 책임감이었으리라.

역시 젊은 피가 앞서는 모양... 정담이나 한담에서 3000내공을 갈무리한 후기지수중의 검선지애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깔끔한 일검을 암영의 도끼질로 당황한 무존자의 면전에 깊고 빠르게 찔러넣었다.

대갈한 무존자가 막 반탄지기를 발휘하려는 찰나.

갑자기 휘둘러진 녹슨의 대도가 무존자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자칫하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될 지도 모를 강기였다. 역시 고수답게 사혈을 비켜 정확하게 맥을 짚었음인지

무존자는 신형을 휘청거리기는 했으나 다행히 거꾸러지지는 않았다.

무존자의 뒤에 서있던 많은 관문통과 대기자들은 할 말을 잃었으며, 특히나 춘야연은 언제 자신도

칼을 받을 지 모르는 상황도 잊고 연신 '좋다, 좋아'를 외치고 있었다. 강하게 베고 지나간 녹슨의

패도 뒤로 정심한 내공이 담긴 수문룡의 빙장이 휩쓸고 지나갔다. 얼핏 무존자의 신위에 흔들림이

있었으나 교묘한 내공의 조절로 잠시간 흐트러진 무존자의 기식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한 듯

하다.

이제 무존자는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서서히 눈빛에 광채를잃어가고 있었다.

그는 더이상 초식을 전개하거나 내공으로 맞설 수도 없는 듯 보였다.

남은 시간마저 너무도 길게만 느껴지리라.....


Comment ' 10

  • 작성자
    暗影 ▩
    작성일
    03.01.07 13:31
    No. 1

    뭔 소린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07 13:35
    No. 2

    푸하하하하하하하하~~!!!!!!!!!!!!!!!!!!!

    넘넘 재밌슴다...아하하핳하......떼굴떼굴...
    무존자 형님 이 글보고 완죤히 얼굴 꾸겨지겠구만요...히히히...
    이 글 단편/기타란에 올리세엽...
    우리 두구두구 읽으며 웃지요...에헤헤헤헤헤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호접몽
    작성일
    03.01.07 13:54
    No. 3

    정말 걸작입니다...들락날락 많이 하니까 가여워서 제역할도 주시구요..
    아예 처음 수라의 귀환부터 연작소설을 하나쓰시면 고무림신춘무협공모전 간판 내립니다..하하하...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최윤호
    작성일
    03.01.07 14:07
    No. 4
  • 작성자
    暗影 ▩
    작성일
    03.01.07 14:08
    No. 5

    능력이 된다면 보다 세밀하게 표정이나 땀방울 까지 그려내고 싶건만...쩝....아쉽군요.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3.01.07 14:13
    No. 6

    흐흐흐..신독님 말씀대로 단편/기타란으로 옮기세염. ^^
    앗! 이러다가 마담언니테서 짤릴라.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송진용
    작성일
    03.01.07 16:21
    No. 7

    쥑인다~

    덧붙일 말이 없슴다.
    음, 뭐지? 이 위기감은?(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검우(劒友)
    작성일
    03.01.07 16:37
    No. 8

    오~! 대단한 이 글솜씨!! 한가지 짚고 넘어가겠는디요...저 이제 3000의 내공이라구요...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暗影 ▩
    작성일
    03.01.07 16:47
    No. 9

    에이...알았어요. 언능 바꿔드릴께용.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3.01.07 18:24
    No. 10

    암영님 특기가 나왔군요... 다라나님은 뭐하시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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