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호정담이 너무 센치해 져서 저도 동참합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은
폭풍우 몰아치는 밤바다를 바위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때이다
파도는 바위를 부수고도 미진하여 그 끝자락의 물보라를
내 온몸에다 덮어씌울 때,
혹은 판쵸속의 담배가 행여 물보라에 젖지 않을까 걱정하거나
혹은 휘몰아 치는 비바람이 군대식으로 꺽어 잡은 담배불을
꺼뜨리지 않을까 걱정했어도
파도가, 바람이 나를 감싸 바다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건 걱정한
적이 없다.
바다는 밤배의 불빛조차도 없는 암흑, 파도의 껍질만이 희미한
빛을 뿌리는 밤.
파도 속에서 가슴은 뜨겁고 겨울비바람속에서 머리는 차가운
그 바위위에 그대 군대식으로 꺽어잡은 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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