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부를 찍고야 말았습니다. 에고고. 고무림을 알게 된지 일주일도 안되었는데 점점 중독되어가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마치 머드게임에서 게임은 않하고 채팅만 줄기차게 하고 있는 유저들 같아요. 앗!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진정한 우정을 본 것은 한 10 몇 년전쯤 입니다. 제가 고딩 때였죠. 우리학교는 주변에 대학이 많았었는데, 그런 관계로 저는 일찌기
음주가무를 연공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외대 앞 당구장에서
총결승을 친 우리는 경희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당시 농활(농원이었던가?)라는 주점이 있었는데 그곳 분위기는 술을 마시면 무조건
노래를 불러야 되는 곳 이었습니다. 이쪽 테이블에서 누군가가 일어나 김창환의 '청춘'을 불러제끼면 저쪽 테이블에서는 답가로
이문세의 '소녀'를 불러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술에 취에 악쓰듯 노래를.... 결국 노래보다는 안의 내용물이 나왔지만. 하하.
그!리!고! 드디어 그 장면이... 술이 약했던 저는 잠시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왔다가 아 그 감동의 우정어린 장면을 보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그 주점의
옆으로 좁은 골목길가에 어떤 사내 둘이서 쓰레기더미를 향해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밤눈이 밝은 저는 둘의
작태(?)를 똑똑히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오른쪽의 사내는 상당한 주화입마를 당해는지 매우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왼편의
사내는 자신의 오른손을 옆의 사내의 등을 두들기고 있었습니다. 대추혈에 올려진 손끝이 일정한 간격으로 리듬을 타며 막대한 내공을
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오른쪽의 사내는 그것에 힘을 얻었는지 줄기차게 갈무리된 사악한 몸속의 내용물들을 바닥에 내쏟고 있더군요.
그때 들려오는 왼편 사내의 그 우정어린 목!소!리!
"괜찮아. 괜찮아. 툭툭(등두들기는 소리). 우웩. 우웩."
저는 잠시 그 장면을 이해할 수가 없었더랬습니다. 도체 뒤의 그 소리는 무엇일까? 하지만 힘없이 땅을 딧고 있는 네개의 다리 사이로
떨어지는 두 줄기의 내용물들을 보고는 곧 그 소리의 의미와 함께 그 진한 우정에 온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으로 내공이 한단계 발전한 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두 친구는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고는 담배를 나눠피며 다시 음주가무공을 연성하러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아~~~~~~ 자신도 괴로울
텐데 친구를 위해서 그 등을 두들겨 주는 모습이란. 둘이서 나란히 오물들을 쏟아내는 모습이란. (움. 점심중이었다면 죄송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우정이 아니겠습니까? 혹 술자리에서 이런 친구를 보신적은 있는지요?
저는 제 평생 그 말을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툭툭. 우웩. 우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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