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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8 휘동揮動
작성
16.03.22 18:51
조회
1,415

아래에 그라비틴님이 링크를 남겨주셔서 읽고 오는 길입니다. 

그라비틴님의 글에 달린 부정적 댓글들을 보고 일단은 저도 나쁜 선입견을 갖고 페이지를 넘겼구요. 

‘신춘문예’라는 권위적인 타이틀에 대한 이유없는 반감으로 선입견은 더더욱 나빠진 상태였죠. 


근데, 나쁘지 않네요? 

슥슥, 스크롤을 내리면서 

‘음? 재밌네?’ 

‘오, 이렇게 생각할 수도?’ 

‘ㅋㅋ, 웃기네’ 

이러면서 봤어요. 


물론 다 좋았던 것은 아니죠. 

호흡이 끊기는 것 같은 구간이 좀 길어진다 싶을때는 살짝 집중력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끝>이라는 글을 읽으면서는 초반의 선입견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어요. 


그러고나서 혼자 곰곰이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라비틴님의 글에 달린 댓글들을 다시 몇 번이나 읽어보기도 했구요. 


거의 모든 분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상황에서, 왜 나는 괜찮게 느껴지는 걸까?

혹시 내가 이상한 걸까? 

이런 질문에 답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일단 결론은 이래요. 

정다머분들께서 언급하신 ‘상식의 속도’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였어요.

1. SF답지 않은 SF.

2. 고증 오류. 

3.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사실 3번은 조금 동의하긴 해요. 명확한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가는 애초부터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생각이 ‘아예’ 없었다는 것. 


여기에는 1,2번에 대한 해답도 있죠. 

사실 이 글은 SF가 아닌거예요. 아니, 이미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지도 않죠. 

도입부에서 밝혔듯, 이 글은 ‘리포트’예요. 

불의의 사고를 당한 배에서 수거한 블랙박스, 그안에 담긴 정보를 그대로 옮겨놓은 거죠. 


보고서의 형식을 띄고 있다보니 명확한 엔딩을 향해 사건과 인물을 배치하고 갈등구조를 세울 필요가 없어요. 

SF소설이 아니니 과학적 상상을 충족시켜줄 필요도 없구요.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았군요. 

아예 ‘소설’이 아니라면 어떻게 신춘문예의 ‘단편소설’에 당선됐을까요?


심사위원들께서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미래 배경의 보고서 형식이라는 독특함과 기존 미디어를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 노트 퀴어 같은 신선한 발상 같은 부분이 어필이 된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문자 조합’과 같은 모욕적인 평가를 받을만한 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처럼 만족하는 독자도 있으니까요. ^^


아, 궁금하신 분이 계실까 싶어 링크 남길게요. 


<상식의 속도>







Comment ' 4

  • 작성자
    Lv.11 [탈퇴계정]
    작성일
    16.03.22 19:26
    No. 1

    심사평에 '신춘문예가 기대하는 강렬한 새로움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떨어트린 작품도 있는 걸 보면 역시 그 쪽인가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8 휘동揮動
    작성일
    16.03.22 22:20
    No. 2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물론 다른 작품들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6.03.22 21:14
    No. 3

    상식의 속도가 가진 가장 큰 문제를 빠트리셨네요.

    4. 신선하지 않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8 휘동揮動
    작성일
    16.03.22 22:20
    No. 4

    ㅎㅎㅎ 물론 제게도 그리 신선하진 않았어요. 저 역시 SF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신춘문예'는 휴고상이나 네뷸러상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상식의 속도'도 SF소설이라고 볼수 없구요. 아니, 근데 저게 SF소설이 맞긴 한가요?
    그저 SF요소를 차용한 '단편소설'에 불과한 것 같은데.
    뭐, 이정도면 '순수문학'의 문단에서 볼때는 충분히 신선할 것 같긴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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