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꿈처럼 나타났다.
하늘과 닿을 듯이 우뚝 솟은 기괴한 건물은 까만 전신에 거울 조각이 덕지덕지 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별이 빛나는 밤같이 보였다.
그곳은 대한민국 영토 내에 존재하나,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아니한다.
그곳은 고유의 주권을 가지며, 수반을 가리켜 ‘여왕’이라고 통칭한다.
국가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국호는 정해진 바가 없다. 밖의 사람들은 그곳을 가리켜 ‘이상한 나라’, ‘거울 나라’ 등으로 칭하지만, 안의 사람들은 입이라도 모은 듯 하나같이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그것은 꿈이다.
<차야의 주인> 미리보기
여왕이 먼저 물었다.
“소문의 근원지를 알아내었느냐?”
“‘moonlight’라는 주점이었습니다. 아침까지 술을 마시던 자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 말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 중 ‘S’가 끼었을 가능성은?”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정보가 없습니다.”
Lunar는 달을 뜻하는 형용사이다.
Lunatic은 미치광이, 정신병자를 뜻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달의 변화가 마음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달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그런 성질을 가진 달이 비추는 빛. Moonlight.
주점의 이름을 지어준 건, 왕이었다.
수훈은 구석에 서서 왕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꿈속에 유일한 창을 투과한 밤의 빛이 왕의 뒤를 비추었다. 그의 등에 새겨진 문신이 젖은 셔츠 위로 그려졌다. 빛을 받을수록 문신은 더욱 선명해졌다. 거기에는 달빛을 받아 만개한 달맞이꽃이 있었다.
“달맞이꽃이 기다리는 건, 달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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