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스페르츠
작품명 : 와일드 마스터
출판사 : 영상노트
이야기 흐름이라는 흔한 말이 있다. 다른 말로 스토리 라인인데, 주로 인과관계에 의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배경 속에서 인물들이 살아 숨쉬며 사건을 이어 나간다.
원인과 결과, 자극과 반응, 정보의 입력과 출력. 이것들을 통해 사건이 구성되고 그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낳고, 보통 이런 식이다. 그래서 스토리 '라인' 즉 이어진 이야기의 '선'이라고 하나보다.
와일드 마스터는 독특하다.
이야기가 선이 아니다
아니, 선은 선인데, 점선이다.
1권 초반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다.
마침 백두산에서 무공 수련을 하던 스승과 제자가 있었다.
마침 스승은 수련을 하다 막혀 전전긍긍한다.
마침 별 말 같지도 않은 깨달음을 얻는다.
마침 그 순간 검은 구멍이 나타나 스승과 제자가 빨려들어간다.
마침 떨어진 곳이 숲이다. 여긴 어디지 하는데
마침 오크들이 몰려와서 때려잡고 보니 다른 세상이다.
마침 오크들 본거지가 있어서 때려부수고 보니
마침 오크들에게 잡혀 있던 사람들이 있었고
마침 그 중에 예쁘고 젊은 여자 상인이 있었는데
마침 그 여자 상인이 통역반지를 가지고 있더라
마침 오우거가 나타나서 잡아버리니 여자가 반하더라
마침 또다시 길을 가다가 어떤 영지 기사들을 만났는데
마침 기사들이 싸가지가 없어서 시비가 생겨서 패버리고
마침 자작이 달려와서 평민이 어쩌고 저쩌고..
마침
.
.
.
이런 식이다.
요샌 동화도 이렇진 않다.
고조선 이전의 오래된 전설이나 민간 설화에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 구조다.
종이는 무슨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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