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잠룡전설
출판사 : 청어람
오늘은 "일보신권"에 이어 제가 처음으로 접한 무협소설 "잠룡전설"의 주인공 주유성에 대해 다루려 합니다. 잠룡전설 덕에 무협 오타쿠가 된 저에게 있어 이 책은 정말 의미가 있습니다.
1. 슈퍼 엘리트 주유성
주유성은 거부 아버지와 당가의 여걸 사이에서 태어난 사나이로 어째서인지 몰라도 무공에 특화된 재능과 지성에 특화된 재능이 서로 중화된 상태로 태어납니다.
그 덕분일까요? 주유성은 훗날 십절대협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쌓습니다.(만류귀종의 표본이라 할까요.)스승들의 밑천을 다 빼먹으니 할 말 다했죠. 둔재인 저에게 있어 정말 부럽습니다.
2. 노력파였으면 좋았을걸....
하지만 그 장점을 다 까먹는 주유성의 가장 큰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주유성의 상징 게으름이죠. 어렸을 때 천재 소리를 듣고 자랐더니 게으름뱅이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고도 그만한 재능을 가지니 열받습니다.(제길!)대신 한 분야에 있어서 재능의 범위가 넓지 않습니다. 즉 깊이는 대단하지만 범위가 얇다고 해야 할까요.(자기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도 모르죠.)또한 먹을 것도 엄청 밝혀서 먹고 뒹구는 삶이 소원이라죠.
3. 이상하게 명리에 초탈한 주유성
게으름이 가져온 주유성의 황당한 성격 중 하나는 바로 명리를 싫어한다는 거죠. 자기 주가가 오르면 귀찮은 일을 떠 맡아야 한다면 서요.(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그의 이름값이 올라감에 따라 무림맹의 검성에게 사기를 당하는 등 고난의 연속이죠. 이래서 세속을 떠나는 선조들이 많았던 건가요?)
명성이 올라감에 따라 여자들의 구애도 늘지만 가정이 생기면 게으름 못 부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자들을 뿌리치고 튀죠.(그래도 막상 가정이 생기면 나름 가정을 챙길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주유성에게 정감이 가는 것은 왜일까요?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 욕심을 채우기보다는 그저 빈둥거리며 굶지 않고 편안히 사는 것이 소원인 주유성의 모습이 부러운 걸까요?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어도 게으름이 좋다며 게으름을 위해 돈도 여자도 포기하는게 좋은 삶인지....
4. 주유성은 장건의 전생(?)
전에 제가 이틀에 걸쳐 장건에 대해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들어오는 것은 있어도 나가는 것이 더 많아 빈털털이가 된다는 장건의 운명이라고 언급했었죠.
주유성 역시 돈을 쓸어담을 기회가 많았는데 다 날리죠. 첫 무림행 기행 때는 세상 물정이 어두워 뜻밖의 낭비를 해 거지꼴이 되고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엄청난 부를 얻지만 다 날리죠.(주유성의 "내 돈이~!"라는 절규가 들리네요.)뭐 대신 집이 부유해졌으니 만만세죠.(본인한테 안 돌아가니 문제지만.)
다만 장건과의 차이가 있다면 장건에게는 없는 세상 경험과 지혜와 굶어 죽지는 않을 재능이 있어 주유성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부자가 되는 것도 무림을 지배하는 것도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만년 어린애 장건은 절대 못합니다.)그 놈의 게으름만 5년 정도만 극복하면 말이죠.(힘들겠죠?)
5. 악즉참과 착한 마음의 영웅
어머니 당소소의 맹모삼천 정신으로 인한 좋은 교육이 주유성을 영웅으로 만듭니다. 이래서 가정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죠.
좋은 교육을 받은 주유성은 자신이 손해봐도 일단 사람들을 구하고 봅니다. 자신이 다쳐도 그렇게 좋아하던 돈을 날려도 말이죠. 물론 솔직한 자세로 자신이 손해 봤다며 투덜거리지만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잘 되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이 주유성의 매력이죠.
특히 악을 보면 무조건 벱니다.(몇몇 예외는 있었지만 상대가 잔챙이들이거나 나름 사정이 있는 자들이었죠.)사람들을 괴롭히는 자가 있으면 절대 가만 안 두고 죽여버리죠.
악즉참 정신 하나로 작품 후반부에 사황성과 마교가 침공하자 천라지망 사건에서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활하여 게으름을 뒤로 한 채 분투해서 세상을 구하죠. 특히 천마와 혈마와의 일기토를 보고 뭉클했습니다.(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모습이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그들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주유성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 모두 희망을 되찾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영웅은 바로 주유성이 아닐까요?(장건을 까서 미안하긴 한데 장건은 그 놈의 팔자와 여린 마음, 어리석음 때문에 인해 주변 사람들을 말아먹는지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주유성 같은 영웅이 되는 것은 무리입니다.)
6. 작은 일로 큰 보답을 받은 영웅
앞에서 언급했지만 주유성은 불쌍한 사람과 나쁜 놈들을 보면 그냥 못 지나치는 성격 탓에 고생하고 손해도 많이 봅니다.(특히 금전적으로요.)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쌓은 명성에 비례하여 주유성 자신도 큰 보답을 받습니다. 바로 여복 폭주와 지원군 웨이브죠. 주유성의 마음에 여걸들이 몰리면서 꽃밭을 뒹굴죠.(다만 가정 생기기 싫다고 내빼지만요.)또한 주유성의 도움을 받은 여러 세력들이 주유성의 실종에 격분하여 마교와 사황성 족친다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주유성의 힘이 되어 줍니다.
주유성 자신은 손해를 봤다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도움을 받은 셈이죠. 그런 점에서 주유성은 가장 행복한 영웅입니다.
7. 글을 마치면서
자신의 이기심(=게으름, 재물욕(식욕 관련))에 솔직하지만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가만 있지 못하는 주유성의 모습을 보면 저것도 괜찮은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게으름은 빼고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착한 영웅. 이 문구 하나가 주유성의 상징이 아닐까요.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