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lostknight
작품명 : 나이트 오브 가디언(knight of guardian)
출판사: 없음.
일단은 지금 자연- 판타지 에서 연제하고 있긴 한데..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다른 분들에 의견을 묻고자 이렇게 올렸습니다. 우선은 프롤로그 편인데 다소 내용이 길수도 있으니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모든 것이 시작되기 오래전 태초에 모든 것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무한(無限)이라는 이름의 혼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무(無)에서 시작한 혼돈이 지닌 에너지는 기나긴 시간을 지나 생(生)을 품게 되었고 무슨 영문에서 인지 혼돈은 의지의 일부를 자신에게서 분리해 태초에 존재를 창조하기 시작했다.
혼돈의 변덕에 의해 태어난 이들은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不死)를 품게 되었고 그런 그들을 일반인들은 신이라 부르며 칭송했다고 한다.
그 이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혼돈의 공간에 생명이라는 이름의 세계가 고동치기 시작했고 태고의 혼돈은 세계 속으로 스며들어 생명을 이끌고 지키기 위해 자신이 지닌 끝을 알 수 없는 무(無)의 힘을 다른 공간으로 보내기에 이르렀다.
혼돈이 세계와 하나가 된 덕분에 세계에는 희망이라는 작은 가능성이 생겨나게 되었고 그 가능성은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세계에 존재하는 생명과 함께한다고 전해진다.
소울 디멘션 다이버(soul dimension diver) 그것은 능력을 소유한 자신조차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수한 차원을 통틀어 존재의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희귀한 능력.
다른 명칭으로는 크로노 다이버 무수한 차원과 연결된 시간의 틈새를 찾아 현재를 미래를 그리고 과거를 바꿀 수 있는 타임 로드(time road)또는 월드 게이트(Would gate)라 칭송받는 능력.
그 두 가지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에 나는 지금 이곳에 있다.
아무것도 없는 오로지 어둠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며 어둠을 제외한 모든 것의 존재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곳.
그곳을 신들의 영역 또는 혼돈의 영역 아라야식 라인이라 칭한다.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아무리 생각해도 꿈이라고 보기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데….”
시간의 흐름조차 무의미한 이곳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빛이 없이는 어떤 것도 볼 수 없는 나약한 존재였다.
그것이 눈을 뜬 내가 가장 먼저 인식한 사실이었다.
“솔직히 이런 방법을 내가 사용하게 될줄은 몰랐지만 할 수 없지. 달리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확인해볼 수밖에…. 아야 야야! 아픈 걸 보니 꿈은 아니고….”
꿈과 현실을 확인해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볼을 꼬집기라는 원시적인 방법을 통해 나는 이곳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욱신거리는 아픔으로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어젯밤 이상한 곳에서 잔 것도 아니고 세계가 밤사이에 나만 빼놓고 멸망될 리는 없으니… 서…서, 설마 내가 몽유병이 있었던 건가!!”
‘정말이지 내가 생각한 거지만, 어이가 없다. 혼자 노는 것도 이 정도면 거의 병원 끌려갈 수준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봐야 할려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참 한심하게도 이런 무의미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으면 나 자신이 어떻게 되어버릴 것만 같아 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다.
이 어둠으로 가득 채워진 무거운 공기의 정체조차 나는 알지 못하니 말이다.
“아무도 없습니까?”
“....”
“아무도 없냐고!! 제길 들리면 대답이라도 좀 하란 말이야!!”
목이 터져라 소리를 쳐도 메아리조차 이곳에선 울리지 않는다.
“아까도 확인해봤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현실인데.. 일단은 대책이 안서니 걸어가보자.”
나는 애써 불안감을 떨치며 계속 앞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뭐지? 저건…….”
아무 생각 없이 방향조차 알 수 없는 칠흑 속을 얼마나 걸었던 것일까?
갑자기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주변 공기가 변했다.
암흑으로 가득하던 공간은 언제 나타난 것인지, 그 이전에 어디서 흘러들어온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빛과 같이 눈부신 순백색의 무언가가 이곳의 어둠과 섞이기 시작했고 나선을 그리며 어둠을 잠식(蠶食)해 나가 이윽고 내가 서 있는 공간마저 회색으로 만들었다.
[이곳에 온 자여 그대는 무엇인가?]
“뭐지? 누구야? 어디서 말하는 거야?”
아무것도 없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던 그곳에서 지금까지는 한 번도 들리지 않던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누군가 있는 걸까? 역시 여기에도 누군가...’
나는 소리를 낸 존재를 찾아 열심히 두리번거렸지만, 역시나 이곳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하긴 누가 있었다면 진작에 알아차렸겠지.”
애당초 내가 이곳에 있다는 존재한다는 것조차 의심스러워질 정도였으니 누군가 없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며 내가 환청을 들은 것이라 여겼다.
[뭐 좋다. 나는 그저 혼돈. 어떠한 존재도 될 수 있으며 어떠한 존재도 될 수 없는 존재. 아니, 존재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의지.]
“??”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지만, 태고의 생명인 신이라 불리는 이들의 영역에 가장 가까운 곳까지 도달한 존재에게 내가 선택에 기회를 주도록 하지. 그대는 살고 싶은가? 아니면 이대로 모든 것을….]
“당연히 살고 싶지!”
인간이기 때문에 아니, 그 이전에 생명이기 때문에 느끼는 당연한 본능적인 것.
살고 싶다는 욕망이, 의지가, 본능이 지금에 와선 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그땐 미처 모르고 있었다.
[그런가? 그렇다면, 내가 아니 우리가 약간의 도움을 주도록 하지. 대가라고 하긴 뭐하지만, 그 대신 그대의 추억과 같은 그대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 의미가 사라질 것이다.]
“추억 같은 것? 훗, 무슨 소린가 했더니 결국, 지금까지의 나라는 존재는 버리라 그건가? 확실히 대가라곤 하지만, 내게 있어선 사라지는 것보다 더한 괴로운 일이군. 차라리 모든 것을 잊어버리면 좋을 것을…….”
분명히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좋았다.
“하지만 과연 내가 지금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의미를 잃는다.
그것은 지금 내가 내가 아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제 더이상 예전에 나로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기 때문에… 돌아갈 생각도 미련도 모두 버리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이대로 사라질 텐가?]
내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인지 소리는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니, 내 모든 것을 버린다고 해도 나는 살아가겠어. 그게 내가 지금까지 부모님에게 배운 길을 나아가는 방법이니까.”
[역시 예상대로군.]
이미 내가 그럴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투의 신경 거슬리는 목소리로 그 의지는 대꾸했다.
‘제발 한번만 얼굴 보여라! 그럼 내가 아주 묵사발을 내주고 말테다!’
만약 형상이라도 보인다면 흠씬 두들겨패 주고 싶은 그런 얼굴이 분명할 거라 생각한다.
“변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니까. 과거는 기억에 담아두는 것만으로 충분한…….”
[결심을 굳혔군. 우는 건가? 하긴 인간이기 때문에 울 수 있는 것이겠지. 그리고 울 수 있을 때 실컷 우는 편이 좋으니 말이야. 지금 그 마음을 영원히 잃지 않길 빌지.]
“....”
[약속했던 대로 그대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해주지. 그 정도만 해도 그대라면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것 같으니 말이야.]
“....”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분명히 알고 있지만, 이것이 최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나는 그저 나약한 인간이라는 이름에 생명체에 지나지 않기에, 생각하고 때론 자기 자신에게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지는, 감정을 가지고 꿈으로 살아가는 나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아악! 머리가 터질것 같아! 도데체 무슨...”
들려오던 목소리의 말이 끝나고 눈가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이 갑자기 머리가 아파져 오기 시작했다.
마치 작은 주머니에 억지로 이것저것 마구 쑤셔 넣듯 한 그런 느낌에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두통을 느끼며 나는 의지와 상관없이 의식을 잃었다.
“얼마나 지난 거지… 그러고 보니 이제 두통도 사라졌군.”
[...]
“역시 이제는 말하지 않는 건가~ 그래도 약속은 지킨 모양이야.”
[.....]
목소리가 전해주겠다고 말했던 수많은 지식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설마 했지만, 이런 의미라곤 생각도 못했군…. 이곳이 차원의 시작점이라니… 정말이지 황당한 곳에 있었던 거잖아~”
마치 언젠가 보았던 외국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했고 전지전능한 신이라도 된 것처럼 나로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아차! 젠장 이러다간 이곳에서 평생을 살게 생겼잖아!!”
그것도 잠시, 갑자기 머리를 스쳐 지나간 중요한 사실. 그것은 내가 이곳에서 빠져나갈 유일한 방법에 관한 것이었고 그것은 바로 지금 눈앞에 보이는 새하얀 터널의 존재였다.
“정말이지 내가 여기 다시 들어오나 봐라!”
나는 머릿속에서 지시하는 대로 터널로 달려가 몸을 날렸다.
다행히도 내 몸은 아슬아슬하게 닫히고 있던 그곳으로 빨려 들어갔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다시 의식을 잃었다.
“아부부바”(여긴 어디지?)
‘미치겠군….’
내가 다시 의식을 차리고 입을 열었을 때는 내 생각과 달리 언어가 아닌 갓난아이들이나 하는 옹알거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리슬쩍 정신 줄을 놓을 뻔했다.
“??!!”
‘의식도 정상이고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도 변함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몸은 생각대로 안 움직여지고 말도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내 옆에는 누군가 점심으로 쓱싹한 것인지 딱 지금의 내 몸 크기의 알껍데기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식은땀을 흘렸다.
“일어났니? 아가야.”
“바부아바?”(당신은 누구죠?)
“그래 그래 얌전히 있어야지. 엄마를 고생시키면 못써요.”
주변이 어두운 탓인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한 여인이 주제 파악 못 하고 버둥거리는 내 몸을 따뜻한 자신의 품에 안아 들며 이마에 입맞추곤 미소 띤 얼굴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했다.
이곳이 어딘지는 모른다.
그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다만, 방금 들은 것으로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지금 이곳에서 그녀가 나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아가야 이제 처음으로 밖으로 나가게 되는구나. 햇살이 참 좋지?”
내가 있던 곳은 동굴이었는지 그녀에 품에 안겨 밖으로 나오자 따사로운 햇살이 나에게 다가왔지만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시간이 흘러 빛에 익숙해지길 기다렸다.
‘그럼 내가 있던 곳은 지하였던 모양이네.’
눈이 충분히 빛에 익숙해질 때쯤 처음으로 보게 된 그녀는 햇빛에 반짝이는 푸른 머리칼을 휘날리며 하늘을 올려보고 있었다.
“아부부”(이곳이 어디에요?)
아무리 입을 열어봤자, 지금 내가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그래 너도 기분 좋은가 보구나~ 저기 네 아빠도 있네. 아빠한테도 인사해야지.”
그녀는 다시 나를 보며 화사하게 미소를 지었고 그런 그녀는 내 작은 손을 잡고 앞에 보이는 그녀와 같은 푸른 머리칼을 한 남자를 향해 흔들도록 했다.
그녀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여인과 앞에 보이는 남자가 이곳에서 나의 부모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현재.
그렇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도리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 의미도 남아있지 않은 내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더이상 내가 과거에 꿈을, 미련을 풀 수 없다면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위해 나는 내가 살던 곳과 전혀 다른 이곳에서 살아가자고 다짐하며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시간은 마치 빛처럼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흘러갔다.
“아버지 언젠가 저도 아버지처럼 될 수 있을까요?”
“이 녀석아 너는 내 아들이다. 나보다는 멋지고 강한 사람이 돼야지.”
“여보, 당신도 참. 아이에게 벌써부터 그러시면 어떡해요.”
“그런가? 아직은 무리일지도 모르겠구나. 허허허허”
두분은 정말 즐겁다는 듯이 미소 짓고 있었다.
“당신도….”
“아빠, 엄마 난, 이 세상에서 아빠 엄마가 제일 좋아요.”
‘내게 잃었던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알려주셨으니까요. 두 분이 이곳에서 내가 존재하는 의미이니까요.’
진심으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두 분은 모르시겠지만, 나만은 진심으로 또 다른 삶에 의미를 찾아주신 두 분께 크나큰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어린애군.”
“애들이 다 그렇죠 뭐. 호호호”
꿈같은 시간.
내가 태어나고 내가 생각하기에 조금은 긴 시간이 지나고 이곳에서 새롭게 얻은 삶에 자신을 숨긴 체 녹아들어 갈 무렵 나는 자신이 드래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조금, 아니 많이 놀랐다.
현재 나는 드래곤이며 내 부모 역시 드래곤이라는 점, 그 사실을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싶을 정도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눈을 떴을 때 봤던 알껍질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봐도 쉽게 알 수 있던 것인데 말이다.
내가 그들의 사랑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드래곤으로서의 사고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사고를 유지하며 살 수 있었고 처음부터 인간의 모습일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드래곤들은 일반적으로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자신의 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두 분은 달랐다. 인간을,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며 인간들 속에서 유희를 즐기고 있었으며 어디를 가든 두 분과 함께라면 그것만으로 나는 충분하다고 여겼다.
내가 과거에 인간이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삶이 편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곳에 온 동안 만들어진 유대라는 이름의 두 분의 사랑이 나를 감싸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인 드래곤들은 형식상으로는 사회를 이루고 있지만, 개인을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중요한 것도 그들에게는 하찮은 것이다.
아이를 만드는 일 같은 것은 그저 하트를 나누어 자신의 분신을 하나 더 만들면 되는 것이니까.
자신을 이어줄 자신 대리를 세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그들에 곁에 있는 것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검이라는 것은 말이지 항상 자신의 몸과 같은 것이란다. 그것을 명심해라.”
“네! 아버지.”
“정령은 친구란다. 언제나 곁에 있으면서 함께할 수 있는 작은 친구 알겠니.”
“네! 어머니.”
나는 이곳에서 얻은 아버지에게 검술의 기초와 마법 그리고 전투 시 대처법과 전략을 배웠고 또한, 어머니에게선 신성 마법과 정령술을 배웠다.
마치 물을 만난 마른 스펀지처럼 듣고 본 것을 얼마 안 가 이론상으로일 뿐이긴 하지만 그의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것은 아마 이곳에 오기 전 혼돈의 의지라는 목소리가 쑤셔넣은 지식 덕분인 모양이다.
이 모든 것을 어렵지 않게 습득하는 것을 지켜본 부모님 역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나는 낙원에라도 있는 것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많은 것을 배우고 행복 속에서 너무나도 많을 것을 얻었다.
나는 그렇게 나에게 주어진 행복이 영원하길 빌었지만, 그것은 아마도 나에 헛된 꿈일 뿐이었던 모양이다.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사라질 신기루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콰과과광!
또다시 붙잡지 못한 시간은 흘러 흰색과 검은색 빛이 처연한 하늘을 수놓는 곳, 바로 그곳에 지금 내가 서 있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말이다.
신성력, 마나와 마기가 부딪히는 전장엔 나를 지키기 위해 부모님이 만들어 놓은 결계가 힘겹게 그 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프레이야! 어서 클라우드를… 그대를 믿겠소. 여신이여.”
“프레이야, 부탁드려요. 당신이라면 들어주실 수 있겠죠.”
“안가! 가기 싫어! 나도 알고 있다구요! 이대론, 이대로는….”
“어서 가!”
움찔!
그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이곳에 있어봐야 나라는 존재는 그저 부모님의 발목을 붙잡는 약점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부모님을 부르며 달려가려는 나를 품에 안고 있는 이 여인은 신. 그렇다, 그녀도 부모님을 도와준다면 아직 희망은 있다.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전력으로 전투에 임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내가 미쳐 말을 꺼내기도 전에 결코 나를 놓아주지 않는 프레이야의 품에서 발버둥치는 나를 향해 소리치는 아버지의 천둥 같은 호통에 이번에는 몸이 생각처럼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이대로 어떻게 될지도 알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오히려 짐밖에 되지 못하는 내가 너무나 싫었다.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밖에 다른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 나 자신이 미치도록 싫었고, 언제 다시 찾아오게 될지 모르는 너무나도 소중한 작고 소중한 행복을 여기서 잃고 싶지는 않았다.
홀로 남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이미 이곳에 태어나기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챙채쟁!
“역시 고위 마족들은 다르군. 토르, 만약 이라도 우리가 죽게 되면 클라우드를 부탁드리겠소.”
“신에 가까운 존재들에게 그런 소리를 듣게 되다니 나도 갈 만큼 간 모양이군. 그런 말을 하기보단 그대들이 살아남게 살아서 저 아이를 다시 볼 생각을 하란 말이네!”
“역시… 당신다운 말씀이시군요.”
“아직 포기하긴 이르겠지.”
“당연하지! 그래야지 우리와 함께한 그대들답지.”
토르라는 신이 잠깐동안 혼자 시간을 버는 사이 부모님은 나에게 다가와 프레이야의 품에 안겨 여전히 버둥거리는 나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으며 평소와 같이 변함없이 인자하고 포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디 건강해야 한다.”
“살아라! 살아서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강해지거라.”
“그때 다시 만나자꾸나.”
“그때가 되면 다시 만나도록…….”
미처 말을 잇지 못한 채 나에게 등을 돌리시는 모습을 보며 알 수 있었다.
두 분 모두 울고 계시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고개를 돌리셨다는 것을…….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마음속으로 삼켰다.
내가 지니고 있던 모든 것을 대가로 다시 얻게 된 새로운 행복 그것이 지금 내 손을 떠나버리려는 것을, 그리고 나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나 분하고 원통했다.
이동 마법진의 빛에 둘러싸여 서서히 이동되고 있을 무렵 부모님이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입을 움직였다.
[잘 가거라. 부디 강해진 모습으로 보자.]
[우리 아기 울면 안 돼. 언제나 지켜 보고 있을 거니까.]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 모양으로 부모님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애절한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참고 있던 눈물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없이 흘러내렸다.
“놓아줘!! 놓아달라고! 안돼! 이대로는 포기 못 해! 제발 놔달란 말이야! 제발….”
그녀는 여전히 품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고 그저 그녀의 품속에서 소리죽여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
이동마법이 완료되고 머리 위에서 차가운 무언가가 내 볼 위로 떨어졌다.
위를 보니 프레이야 역시 울고 있었고 그녀는 나를 꼭 안으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어 나는 그녀를 원망할 수도 없어 그저 같이 소리없는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신들은 죽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힘을 처음부터 다시 키워야 할 뿐이지 세계와 함께 태어나고 변화해온 유한한 생명이 아닌 것이다.
단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이 잃어버린 힘을 다시 길러야 할 뿐 절대로 죽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내 부모님은 드래곤 아무리 강해도, 신에 가까운 존재라 해도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아무것도 없이 이 세계로 들어와 새로운 부모를 만나고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받았지만 정작 나는 아무것도 돌려줄 수 없었다.
얻은 만큼 줄 수도 없는 한심한 내가 너무나도 싫었다.
결국, 나는 이 작은 손안에 들어온 행복조차 자신의 손으로 지킬 수 없는 그런 나약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해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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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회예고
시작되는 운명이라는 이름의 수레바퀴.
변하는 것은 현실. 단지 바뀌어 가는 것은 평범하게 자신의 현재를 쫓아가던 한 소년의 현재와 미래일 뿐.
정해진 것은 없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조금씩 그 흐름을 벗어나 변해가려 하고 있었다.
“이상하네? 비가 오려나 ㅂ… 너ㅎ… 우산은 챙겨왔…….”
“누가 너한테 이런 짓 해달라고 했어! 왜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흑흑흑”
“민혁아…….”
내리는 빗줄기 속에서 소녀는 자신을 구한 소년의 피로 물든 손을 붙잡은 체 울고 있었다.
“웃어줘……. 우는 모습보다는…… 웃는 모습의 너를… 좋아하….”
“바보같이 이게 뭐야…. 이 바보야… 난….”
갑작스런 소년의 고백에 당황하는 소녀 그리고 최후에 순간 소년을 향해 소녀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
‘괜찮아. 난 언제까지고 너만을 기다릴게. 잘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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