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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고려원북스는, 97년 무리한 어학분야에 대한 투자로 인해 부도처리되어 망했던 고려원이 재기해 새로 태어난 출판사입니다.
고려원은, 국내 최초로 TV매체를 통한 서적광고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그 대표적인 수혜 서적이 바로 김용의 영웅문시리즈였습니다.
신문, 라디오, TV로 이어지는 광고.
김용의 영웅문이 그토록 많이 팔릴 수 있었던 까닭은 작품 본연의 뛰어난 재미와 문학성, 작품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 광고효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일 것입니다.
근자에 이르러서, 더이상 장르소설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TV는 말 할 것도 없고 지면을 통해서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하다못해 스포츠 신문의 광고란에서도 무협에 대한, 판타지 소설에 대한 광고, 홍보는 없었습니다.
2003년, 출판사 김영사에서 김용의 사조영웅전, 신조협려를 정식계약하여 출판했을 때, 적지않은 광고를 했습니다. 인터넷 매체는 물론이고 신문이나 지면에서도 충분한 광고를 했고, 무엇보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같은 대형서점에서도 장르소설이 아닌 역사소설 칸, 독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일 좋은 자리에 책을 권 당 두 세권씩 깔아놓았습니다.
대형서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너는 바로 '신간안내'와 '베스트셀러목록'입니다. 평,휴일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이 항상 그 쪽에서 북적거립니다. 그런데 이 두 곳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작품들이 바로 국내 장르소설입니다. 최근 몇년간 '신간코너'에서 본 국내 장르소설에는 이우혁의 치우천왕기와 이영도의 작품이 유일했습니다.
요즘은 상황이 더 나빠졌더군요. 광화문 교보문고 같은 경우에는 아예 19번 소설코너에서 국내 장르소설이 사라졌더군요. 대신 그곳에 일본의 라이트노벨과 추리소설, 영미의 판타지 소설이 자리잡고 국내 장르소설 중에는 유일하게 이영도의 드래곤라자와 눈물 마시는새, 피를 마시는 새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구석진 자리긴 했지만 출판사별로 국내 장르소설이 책장 1칸 정도는 자리잡고 있었는데 말이죠.
왜 이런 일이 생겨나는 걸까요?
장르소설을 출판하는 출판사들이 그렇게 파워가 없나요? 다들 영세한 출판사라서 그런가요?
가장 목 좋은 곳에 비치는 못해놓을망정, 어째서 자꾸만 책이 사라져가느냔 말입니다.
묵향과 비뢰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팔려나갈 때, 전 교보문고 베스트 TOP 10 목록에 이 두 책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그 당시 이 두책의 판매량이 꽤 되었거든요. 총판에서 들여놓으면 날개돋친듯 팔려나가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기 때문에, '어째서 이 책들이 베스트 TOP 10에 들지 못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쭉 했었습니다.
장르소설이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 바닥에서 제가 일했던 것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대형서점에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체 누구의 잘못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런지요.
사족 - 2004년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모 소설(제목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십시오)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총판으로 달려갔는데 문이 닫혀, 할 수 없이 교보문고로 향했습니다. 총판에서 사면 8000원짜리 소설을 5600원에 살 수 있어 애용했지만, 도저히 다음 날을 기다릴 수 없었기에 제값을 다 주고서라도 사려고 교보문고로 갔습니다.
그런데 없더군요. 그 소설은,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꽤 지명도 있는 장르소설이었는데 서가에 꽂혀있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직원에게 물어 그 책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직원이 저 구석, 일반 사람들은 잘 찾아볼 수도 없는 그런 구석진 책장 맨 귀퉁이에서 책을 꺼내주더군요.
책을 받아들면서,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다른 신간은, '신간안내'에서 사람들의 손길을 받고 있을텐데, 왜 이 소설은 직원이 아니면 찾을 수도 없는 이런 곳에 꽂혀 있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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