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쓰기 전까지 판타지, 무협 등은 책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문학소설들을 읽으면서 눈만 높아져버린 저는 엉성한 스토리라인과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는 문체에 수많은 책을 덮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제가 판타지 무협을 보게 된 계기가 된 책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설봉님의 사신, 대형설서린 이었습니다. 그 책을 계기로 많은 책들을 읽은 것 같습니다. 판타지로는 다크메이지와, 신무1부, 소드엠페러 등이 그나마 저를 만족시킨 작품이었습니다.
수많은 판타지를 뒤적거리던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글도 책을 낸다고 하는데, 나라고 못 쓸까?'
참 못난 생각이었지요. 그때부터 시작한 글 쓰기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습니다.
머리에 무한하게 떠오르는 영상을 글로 풀어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때야 깨달았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제가 책을 보며 담아왔던 욕설들을 지워야 했습니다. (인간은 뭐든 직접 겪어 보기 전에 느끼지 못한다고들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하하... 변명이지요..)
저는 글을 잘 쓰지 못합니다. 그러나 좋은 글을 좋아합니다. 저는 글을 쓰고 있지만, 독자이고 싶은 사람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렇습니다. 해리포터라는 책이 베스트샐러로 올라왔을 때 우리나라 장르 시장 문제를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해리포터와 우리나라 판타지 책을 비교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책을 택하시렵니까? 저는 우리나라의 판타지 책을 택하겠습니다.
(해리포터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 모두 제 주관적인 생각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토리의 참신한 면이 있지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우리 나라의 장르 문학보다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우리 나라의 장르 문학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정말이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제가 생각한 문제는 이렇습니다.
장르 문학이 확산되지 못하는 것은 똑같은 내용, 똑같은 줄거리라는 자판기식 책들이었다는 것. 그런 자판기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글을 조금 맛깔나게 꾸밀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자판기성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나마 참신한 소재라고 생각 하지만 짜여진 틀 안에 얽매여 있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합니다. 참신한 내용,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장르 문학을 만들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은 저만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모두가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이 쉽게 자리잡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불감증 때문이 아닐까요? 저 역시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이라도 새로운 내용이라면 일단 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 새로운 내용들을 머리에 집어 넣어야 하기 때문이죠. 모두 그것이 두려워 새로운 것을 멀리 하는 것 아닌가 묻고 싶습니다...(하하하하... 죄송합니다. 어디까지 제 생각입니다... 돌은 내려 놓으시죠...) 그래서인지 출판사에서도 새로운 내용은 책으로 만드는데까지 상당히 고민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상당히 위험한 모험을 해야 하니까요...
출판사는 기업입니다.
좋은 글을 컨텍하여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모든 이에게 보여지는 포장일 뿐입니다. 출판사에서 정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작품들은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과감히 짤려지는 것이 지금 이 시장의 현실입니다.
요 며칠... 비x이라는 글이 조기종연 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저는 제 자신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나는 과연 남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글을 쓰고 있을까. 내가 조기종영되면 모든이들이 아쉬워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결과는 아니다입니다. 아직 제 실력으로는 그런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독자들에게 쫓겨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쟁이는 자신의 글을 펼쳐야 한다고 하지만 남들이 즐길 수 없는 글을 썼을 때 겪어야 할 고통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배님들이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글을 쓰기 위해 이름값을 높여야 한다.'
저도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제 자신도 이름 있는 작가의 글을 선택할 테니 말이지요. 그러나 저는 이 말에 부정표를 주고 싶기도 합니다. 이름있는 작가들이 처음부터 남들이 알아준 것은 아니었기에...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사상으로 기틀을 잡았기에... 이름을 빛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우리는 그들이 세운 틀 아래 살아가기에 이름값에 연연해 하는 것이라고...
연담을 뒤적거리다 금강님께서 이제 대여점 업주들의 눈치까지 봐가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에 아쉬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솔직히 그렇습니다. 이제 작가는 자신의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소위 잘 나가는 자판기성 글들을 써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끝이 장르 시장의 붕괴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모든 이들이 식상해 할 테니 말입니다...
여기까지... 제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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