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잘 먹는 3대 면요리의 기원을 추적해 봤답니다.
역시나 면요리 자체가 중국에서 먼저 파생되서 그런지, 짜장면, 짬뽕, 라면... 이 셋다 중국에서 근원하거나 중국인이 만든 음식이더군요.
1. 짜장면
구한말, 봉급으로 모래쌀 먹으셈 하던 민비(나라 말아먹은 거 생각하면 명성황후라 결코 불러주기 싫음...)가 임오군란때 청나라로 도망을 갔었습니다.
이때 민비가 청나라군과 함께 돌아오면서 조선과 청나라는 이전의 조공관계보다 더욱 악화된 속국관계가 됩니다.(조선주둔 청군의 행패를 찾아보면 요새 주한미군들은 아주 귀여워 보일 정도...--;;;)
청나라가 조선은 이전의 의례적인 조공관계가 아닌 문서상에 서명된 근대적인 속국관계로 몰고 나오면서, 조선에 청나라군이 대규모로 파견됩니다. 이때 청나라 상인들도 건너오고, 청나라 반점들도 대거 조선으로 진출을 하지요.
소위 청요릿집...이란 말은 이때 생겼는데, 처음에 청나라 요리사들이 세운 반점에서 청나라 병사들을 위해서 춘장을 얹은 면을 팔았는데, 이것이 점점 조선전체에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명칭은 '작장면'이었다고 하는데, 지금 처럼 춘장을 양파와 감자, 고기등을 넣고 볶은 짜장면이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라는 군요. 작장면이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짜장면으로 바뀌어 간 것이죠.(그래서 중국에는 없습니다..;;;)
요즘이야 서민들의 주요한 외식이지만, 당대엔 값이 비싸서 한 그릇에 쌀 한 말인가 한 가마인가 했다는 군요...
그리고 이 음식 자체은 우리 나라를 침탈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 청나라와 일본간의 충돌구도와 흔적은 중국집에서도 여실히 남아 있습니다. 중국에서 근원한 짜장면을 먹으며, 일본에서 근원한 단무지를 씹으니까요...
2. 짬뽕
짬뽕은 일본에서 생겨난 중화요리입니다. 역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국의 혁명세대 유학생들이 일본에 가서 공부하던 시절... 이 친구들은 어려운 국가의 현실과 가난한 가정의 사정 덕분에 힘든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최근 개봉한 영화 곽원갑의 제자 진진이 일본에서 공부하던 시절과 거의 비슷한 때일 겁니다.)
나가사키의 한 중국인 반점 아저씨가 이런 굶주린 자국의 유학생들을 보다 못해서 어느날 음식점에서 남은 야채와 해물을 넣어 푹 끓여서 여기다 면을 풀여 먹게 했는데, 여기서 기가 막힌 맛이 났던 지라 일본발 중화요리 음식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짬뽕은 사실 한국어도, 중국어도 아닌 일본어에서 근원한 이름이라는데, 막 섞었다고 해서 짬뽕이라고 불리게 됬다는 군요.(뭐 요새도 잡탕이면 짬뽕이라고 하잖습니까...)
아무튼 이게 한국에 오면서 또 바뀌었습니다. 나가사키 짬뽕은 국물이 희고 맑은데, 한국에는 매운 고추양념을 쓰면서 붉은 국물이 나왔습니다.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변한 겁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먹는 짬뽕으로 정착되었습니다.
3. 라면
라면은 한.중.일 삼국이 모두 관계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는 중국인, 시판자는 일본인, 현재 세계에서 제일 잘 팔아 먹는 건 한국인들입니다.
1945년 일본이 미국에 게기다가 개박살 난 뒤에 일본에 미군이 진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일본에 눌러살고 있던 화교 반점집 아들이 미군들이 인스탄트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보고 중화요리도 저렇게 간단하게 갖고 다니면서 끓여먹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다는 군요.
이전에 매운 양념 국물에 면을 말아 먹는 요리는 있었지만, 보다 오래 보관하기 위해, 이 친구는 면에다가 우유와 전분... 여러가지 가루와 소금등을 넣고 한번 튀겼습니다. 이것이 바로 라면면의 탄생으로... 스프는 없고 처음엔 면만 나왔습니다.
이 라면이 1950년대 일본에서 대 히트를 치면서 일본각지에 라면전문요리점이 생기고, 라면요리가 널리 퍼졌고, 이후 이 중국친구의 원대로 인스턴트 라면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다시 1960년대 한국에 전해졌는데, 산업화 독재자 박정희 대마왕의 절미계획의 일환인 혼분식 장려와 맞떨어지면서 공장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소생의 부모님이 어릴때 처음 국내에 시판된 라면을 드셨다는데, 그때는 역시 면만 있었고 스프는 없어서 집에서 양념장을 따로 만들거나 스프를 끓여서 면을 넣어 먹었답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오직 인스탄트 라면만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는데, 그 덕분인지 일본의 라면생산량을 따라잡고 압도하여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라면으로 세계시장을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라면, 태국라면이 은근히 고개를 들이밀고 있는데, 먹어보신 분들 말로는 역시 독특하 맛이 있다는 군요.
별외. 쫄면
이건 스펀치에 한번 소개된 겁니다. 1970년대 국수공장에서 새로운 국수를 개발하다가 재료 배합을 잘못해서 면 자체가 너무나 탄성이 심하고 쫄깃쫄깃하게 되버렸다는 군요.
원래대로라면 전량 폐기되어야 할 운명이었는데, 이게 그대로 시장에 유출되면서 의외의 인기를 거두게 되면서 현재의 쫄면시장을 주도하고 있답니다.(소생은 싫어합니다... 고무씹는 것 같아서...;)
별외2. 반점과 루의 차이...
이건 뭐 무협지 쓰고 보시는 분들에겐 아주 기초적인 상식입니다. 그래도 혹시... 혹시 모르는 분들이 있을까 답니다.
중국음식점이 보통 1층이면 반점, 2층 이상이면 루...라고 불립니다. 그러니까 1층짜리 객점이면 '자룡반점', 2층짜리 객점이면 '자룡루'가 되는 것이지요.
한국에선 반점이 압도적입니다. 그것도 한국인 중화요릿집이 대부분인데, 화교가 운영하는 중화요리집을 찾는 것은 간판만 보면 됩니다. 한문 쓰였으면 일단 70%는 맞다고 보면 되고, 간판이 빨갛다면 30%는 맞다고 보면 됩니다. 둘다라면 한 90% 맞다고 보시면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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