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소설을 보면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소설에...
소림, 무당을 비롯한 각 문파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런 문파들의 존재가 작가들에게는 짐이 되기도 하지만, 편리한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등장인물이 어느 문파의 사람이다라고 소개하기만 해도, 사람들 머릿속에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소림, 무당, 남궁세가, 제갈세가, 사천당문 등등등....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은 쉽게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작가들은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소개 없이도 스토리 진행에 더 많은 비중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엘프, 오크, 드래곤 등등도 마찬가지지요. 고정된 이미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더 쉽게 독자들에게 접근하고 자기 스토리를 전개시킬 수 있게 되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드 맛스타나 9서클 마법계통도 그런 것이고 말이지요.
기존의 이미지를 차용했기 때문에 식상한 부분도 있지만, 독자들에게 쉽게 먹혀들어간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양 판타지에는 다양한 세계관이 등장한다....기존의 종족들 따위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바로 취향의 문제 때문입니다.
게임에서 보면, 일본 RPG와 미국 RPG는 명백한 차이가 납니다.
미국 RPG는 자유도가 높고, 일본 RPG는 자유도가 적습니다.(거의 없습니다.)
왜그런가 하면, 미국쪽에서는 판타지 세계를 자유롭게 누비면서 세계를 즐기는게 주 목적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목적은 몬스터, 혹은 마왕 타도이고 방법은 뭐 샐 수 없이 많지요.
반면 일본 RPG는 외길입니다. 스토리대로 주욱 이끌려 다니면서 주인공이 동료와 나누는 대화들을 통해 여러가지를 느끼면서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즐기는 것이지요.
일본 RPG에는 불가피한 상황에 휘말려서 죽거나 헤어지는 동료들이 자주 나오지만, 서양 RPG에서는 아예 동료와의 대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자유도를 살리면, 드라마가 죽고, 드라마를 살리면 자유도가 죽기 때문입니다.
서양인들은 판타지에서 세계관을 즐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떨까요? 세계관을 즐기려고 판타지를 보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스토리 중심인 소설을 보다보면, 세계관도 좀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짜장면을 먹다보면, 짬뽕의 얼큰함이 아쉬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짬뽕의 얼큰함이 부족하다고 짜장면에 짬뽕국물을 부으면 그게 맛있을까요?
짬뽕 먹다보면 짜장면이 그립고, 짜장면 먹다보면 짬뽕이 아쉬운 것은 당연한 겁니다.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고,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정형화된 판타지에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정형화된 판타지이기에 갖을 수 있는 강점도 좀 알았으면 합니다. 세계관이 참신한 서양 판타지가 우리나라에서 과연 얼마나 히트를 치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이미지 전달이 쉬워서 잘 먹혀들어갑니다만..
종족 설명에 한 세월을 보내는 반지의 제왕도 소설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반지의 제왕 대박이다 하면서 사람들이 추켜세우는 것이지요...(--;)
제가 아쉬운 것도 바로 그런 점입니다...
짬뽕을 주면, 거들떠도 보지 않을 사람들이 짜장면을 먹으면서 왜 짬뽕처럼 시원한 국물맛이 없느냐고 불평만을 하고 있으니까요..
서양 판타지엔 한국 판타지에 없는 멋진 장점들이 있습니다..
동시에 식상하고 도식적인 한국 판타지에도 장점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복해서 나오는 참신한 설정 타령과 서양 판타지 예찬론은 한국 판타지 이상으로 식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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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 게시판의 성격에 맞도록...자추합니다....
잔영 보러 와 주세요......
(왠지 선호작이 더 떨어져 나갈듯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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