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비성
작성
08.03.17 19:39
조회
532

문피아에 연재되는 많은 무협작품들을 읽다보면 많이 쓰이는 설정이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다 사용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이러한 설정을 사용하시는 것을 보고 생각이 들어 글을 써 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봅니다.

문피아에 연재작과 출판중인 많은 작품들이 무공경지를 나눌 때 삼류, 이류, 일류, 절정, 초절정, 화경, 현경, 생사경 이런 식으로 경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품내에서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주인공의 성장과 적의 강함을 표현합니다. 이 설정들은 아무래도 묵향의 영향을 받은 것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묵향이전에는 현경과 생사경이라는 말을 본 기억이 없기에 그렇습니다. (참고로 제가 무협을 보기 시작한 것이 1993년부터 입니다. 이전에 나온 작품들도 대부분 읽었습니다.) 이전까지 제가 봤던 무협들은 위에 쓴 방식에 따라 경지를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화경에 도달 하였다던가, 절대에 도달한 고수라던가 하는 표현은 나옵니다만 위에서 처럼 세분화시키지 않았습니다.(예외로는 백상님 작품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현재에 이른 지금 문피아 내의 작품들이 차용하고 있는 이 무공설정이 작가들의 창조적 사고를 틀어막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구무협시대와 비슷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래 출판된 그리고 문피아에 연재되는 무협작품들을 기억속에서 살려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작가만의 설정을 찾기 어렵습니다.

과거 구무협(이른바 좌백님을 필두로한 신무협작가들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무공의 경지보다는 무공자체에 한계를 두는 설정이 많았습니다. A라는 무공이 B라는 무공보다 강하다. 그러므로 A를 익히면 B를 익힌 사람보다 강해진다. 이런 식의 설정에 따른 방식이 과거 구무협의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설정에서 벗어나 무공을 익힌 인간자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의 시작이 좌백님의 대도오입니다.(용대운님의 작품도 인간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결국 강한 무공을 익혀야만 강해졌으니 구무협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태극문에서 잠시 그러한 방식에서 벗어났었지만, 독보건곤에서 다시 회귀했습니다. 물론 독보건곤도 획기적인 작품입니다.) 이후로 한동안 구무협의 구성방식과 설정에서 탈피한 신선한 설정의 작품들이 나타나 유행을 이뤘고 신무협이라고 칭해지는 작품군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신무협이 유행하는 동안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작품구성들이 신진 작가들에 의하여 터져나왔고 책을 펼치면 전에 보지 못했던 소재와 구성 방식이 보였습니다. 신선함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흘러서 묵향이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새로운 글이었습니다. 시원시원한 진행 그리고 나이먹는 주인공 정말 독특했습니다. 특히 작중인물들에 의하여 막연하게 표현되던 무공의 경지를 명확하게 나누어 주인공의 강함을 돋보이게 많들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 시기에 알게 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업작가가 아니더라도 책을 출판할 수 있구나라고. 또한 인터넷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자신의 글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커뮤니티도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다 IMF에 의한 대여점의 활성화가 합쳐지니 장르문학시장은 급격한 확대(성장이 아닙니다)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일주일이면 수십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수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책을 펼치면 틀에 박힌 듯한 진행과 작가마다 차이가 없는 무공설정 그리고 벌려놓은 사건들이 주체하지 못해 한꺼번에 해결하는 용두사미의 결말. 요즘 출판되는 이른바 양산형이라고 불리는 무협작품들은 과거 구무협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무협과의 차이라면 소재가 훨씬 다양해졌다는 것과 한글맞춤법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저는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구무협의 말기처럼 무협장르가 고사되지는 않을 것인가, 과연 신무협과 같은 새로운 조류가 다시 올 수 있을 것인가.

수 많은 작가님들이 지금도 모니터 앞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계실 겁니다. 머리를 쥐어짜는 고통속에서 괴로워하실 작가님들에게 한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제 부탁은 작품에 새로움을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모두가 쓰는 설정은 진행될 이야기를 독자가 앞서 내다보게 만듭니다.  어떻게 성장할지 보이고 누군가 나타나면 그 인물의 성격과 행동이 독자에게 미리 보입니다. 독자에겐 이만큼 짜증나는 일도 없습니다. 독자를 놀라게 해주세요. 독자를 손바닥위에서 내려다 봐야 합니다. 작품이 독자의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다면 그 작품은 독자에게 재미를 줄 수 없습니다. 작가님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자신만의 틀을 만들어 주세요.

PS1. 구무협이 나쁜 것처럼 썼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구무협에도 재밌고 신선한 작품들이 여럿 있습니다.

PS2. 많이 횡설수설 한 것 같습니다. 자비를 부탁드립니다.^^;;


Comment ' 6

  • 작성자
    키체
    작성일
    08.03.17 19:52
    No. 1

    흔히들...우스겟 소리로 하는 "소드 맛스타" 라던가 "써글 마법사"라던가..그런거겠죠.
    무언가 인물들의 강함을 상대적일 뿐만아니라 절대적으로 비교할만한 잣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일지는 몰라도.

    그런 절대적인 잣대를 좋게 보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어 버린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테니스 만화가 있는데 마리모 라가와 (아기와나 작가)분의 JUST GOGO 입니다. 그런데....시중에 보니 테니스의 왕자 란게 있더군요. (한 ....20여권까지 봤나? 영 못읽겠더군요)

    그 둘을 비교하면 단순히 강하고 또 강하고 그를 넘어서니 또 희안한 놈이 나오고...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테니스를 주제로 그안의 인물을 통해서 재미있게 그릴수 있고 이야기를 풀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테니스왕자같은 그런 식의 만화도 필요하긴 필요하다고 봅니다. 카타르시스가 주 목적인 독자층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쟝르 시장의 문제는 그쪽에 너무 쏠려 있으니까 문제인거죠.

    다양화가 필요하고 그간 굳어있던 생각들도 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만들어 가야하는거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6 비공
    작성일
    08.03.17 20:05
    No. 2

    무협은 레벨 무협, 판타지는 써클 판타지! rpg 장르문학!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작성일
    08.03.17 20:07
    No. 3

    이렇게 큰 시기들을 간략히 묶어버리시면 대도오나 생사박이나 비슷한 설정에 어이없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추측이지만 녹정기나 표류공주등의 작품은 별로이셨을 듯 합니다.
    무협을 주인공의 강함에 끌려서 보신다면 설정면에서는 나올만한건 다 나오지 않았을까요? 맞춤형무공 최강의무공 숙련된무공 암습 사기 기물 강직한성격 등등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대한국
    작성일
    08.03.17 20:20
    No. 4

    저는 동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비성
    작성일
    08.03.17 20:26
    No. 5

    흠님// 일부러 간략하게 묶었습니다. 세세하게 파고들어가면 정말 복잡해지고 굳이 세세하게 나눌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냥 큰 흐름정도만 훑었습니다. 녹정기는 별로 재밌게 보지 않았지만 표류공주는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마지막 결말이 정말 눈물나지요. 그리고 저는 주인공의 강함에 끌려서 본다고 쓰지 않았습니다. -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 리강산
    작성일
    08.03.17 21:59
    No. 6

    참 짜증나지요.
    무슨 현경, 생사경 나오는 것 보면 ...
    무슨 절맥 나오는 것도 그렇고...
    남들이 설정해 놓은 대로 글 쓰시는 작가님들은
    작가로서의 창조권력을 포기하신 것 아닐까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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