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물전(大人物傳) 십인명단(十人名單)
第一.
연환십팔절(連環十八絶) 호인랑(湖人狼)
사파(邪派).
북송(北宋) 인종시대(仁宗時代)
第二.
경천신창(驚天神槍) 백리극(百里戟)
흑도(黑道).
북송(北宋) 인종말기(仁宗末期)
第三.
일권경성(一拳驚星) 유룡생(劉龍生)
패도(覇道).
북송(北宋) 영종시대(令終時代)
第四.
무쌍탈명자(無雙奪命子) 포영언(包英彦)
정사지간(正邪之間).
북송(北宋) 신종시대(神宗時代)
第五.
천검화화랑(天劍花花郞) 남궁신풍(南宮神風)
백도(白道).
북송(北宋) 신종시대(神宗時代)
第六.
독목염왕(獨目閻王) 상관평(上官平)
명부마도(冥府魔道).
북송(北宋) 신종말기(神宗末期)
第七.
신주무적도(神州無敵刀) 온가보(溫家寶)
중도(中道).
북송(北宋) 철종시대(哲宗時代)
第八.
독비선풍객(獨臂颴風客) 왕해붕(王海鵬)
흑백중간(黑白中間).
북송(北宋) 철종말기(哲宗末期)
第九.
출진귀공검(出陳貴公劍) 임화빈(林華賓)
정파대협(正派大俠).
북송(北宋) 휘종말기(徽宗末期)-흠종시대(欽宗時代)
第十.
십병진팔장(十兵震八方) 연쌍비(燕雙飛)
패협양면(覇俠兩面).
남송(南宋) 고종시대(高宗時代)
그는 애꾸눈(獨目)이었다.
상투에서 흘러내린 머리 사이로 그의 눈은 화광(火光)처럼 이글거렸다. 지금 중천에
뜬 해와도 같았다.
유월 염천(炎天)!
하늘이 불타듯 살인적인 폭염이 내리쬐는 날이었다.
이곳은 대송경사(大宋京師) 동경개봉부(東京開封府).
상국사(相國寺) 절 앞의 문전성시를 이룬 거리였다.
그는 직선으로 뻗은 이 길의 한 복판에 서 있었다.
그의 칠흑처럼 검은 장삼이 음산한 한기를 느끼게 한다.
딸랑... 딸랑...
그는 작고 검은 방울을 왼손에 들고 끊임없이 흔들었다.
그리고 오른손에 이장이나 되는 봉(棒)을 들고 있었다.
그 자세로 그는 정면을 바라보며 계속 방울을 흔들었다.
“금군교두 백무림(白武林). 나를 기억하나?”
마차의 중년인 백무림이 수염을 어루만졌다.
“기억? 우리가 전에 만났었나?”
“기억은 없지만 짐작은 하겠군. 애꾸눈에 흑포, 손에는 염왕령(閻王鈴)과 명부마도번(冥府 魔道幡). 근래 우리 중천회(重天會)의 인물들을 격살하는 자가 바로 자네로군.”
애꾸눈이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됐고. 정말 내가 기억나지 않나?”
백무림의 눈가가 차가워졌다.
푸홧!
백무림의 입에서 피가 뿜어졌다. 애꾸는 얼굴을 슬쩍 움직여 피했다. 몇 방울의 선혈이 그의 볼에 꽃처럼 피어났다.
“흐... 흐흐... 그때 네놈을 죽이지 않은 게 후회가... 날 죽여도... 네놈들은 중천회를 끝내 당하지 못할 것이다... 네놈 역시 나처럼 후회를...”
그 말을 끝으로 백무림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스르륵.
그가 죽자 즉시 깃발이 풀리며 봉으로 빨려 들었다.
널브러진 백무림의 몰골은 비참했다. 전신의 모든 근육과 뼈가 수축되고 으스러져 버린 것이다.
“네놈은 틀렸다.”
쓰러진 백무림을 향해 차갑게 말한 애꾸가 두 개의 봉을 다시 하나로 합쳤다.
“이 독목염왕(獨目閻王) 상관평(上官平)이 걷는 길은 명부마도(冥府魔道), 그 길에는 추호의 후회도 있을 수 없다. 인간이하의 나락에서부터 기어 올라온 나다.”
상관평은 몸을 돌려 상국사를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중천회. 승리가 불가능할지도 모를 너희와의 싸움이. 하지만, 죽더라도 일체의 후회는 없다.”
그의 염왕령이 울리기 시작했다.
딸랑... 딸랑...
그가 발걸음을 떼어 상국사로 나아갔다.
“가라. 상국사의 요소를 모두 막아라. 무고한 승려와 향화객(香火客)들은 절대 해치지 마라.”
곳곳에서 옷자락 스치는 소리가 들리며 수십 개의 인영이 그를 스쳐갔다.
독목염왕(獨目閻王)은, 대인물전 제육편에 기록된 대효웅(大梟雄)의 이야기입니다. 대인물전은 모두 연쌍비 작가님이 기획중인 연대기로 예전에 ‘대협심’ 이라는 작품을 통해 제 9장에 쓰여 있는 임화빈을 만났던 강렬한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오랜만에 무협으로 다시 돌아오신 정통무협의 선두주자, 연쌍비님의 필력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독목염왕(獨目閻王)’ 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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