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개.
“조질 때는 두 번 손이 안가도록 확실하게 조지랬지?”
“악귀야! 내가 널 처음 봤을 때. 난 운명이란 걸 느꼈다. 이것도 운명이다. 그냥 받아들여라!”
“승부는 미리 정해진다. 그러니, 상대 앞에 겁먹지 마라. 별거 아니다.”
태자 염재민이 들개에게 물었다.
“그럼, 배신도?”
“먼저 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할 수 있다는 이야기군.”
“예.”
“상대가 누구이든?”
“예.”
“협의俠義와 양심은? 그리고 의리는?”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뭐? ……최소한?”
“예.”
빠르게 이어지던 문답의 마침표를 염재민이 찍었다.
“꺼져.”
들개의 어깻죽지에 찍힌 화인火印.
[독고獨孤]
! 악귀.
“악귀야, 네가 까라.”
“까?”
“그래, 까.”
악귀는 작게 고개를 숙여 휘파람을 불었다.
저잣거리 술 취한 기녀들이 흥얼거리던 노랫가락.
“형! 씨발! 나도 좀 데리고 가!”
북태성에 들개를 찾아 들어온 악귀가 으르렁거렸다.
“이젠 달아나지 않아. 난 돌아왔어.”
“그래 맞아! 나 악귀야!”
“이제 저주라 말하지 마라! 내가 선택한 게 아니었다! 그러니 더 이상 나에게 죄를 묻지도 마라! 이제 내가 죄를 물을 차례다!”
“악귀는 악귀입니다. 그냥 악귀로 남겠습니다.”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하찮은 걸 네게 줄게.”
들개는 악귀를 후계자라 불렀다.
악귀는 들개를 영웅이라 생각했다.
“너 그렇게 게으르다가 비렁뱅이 마누라 되기 십상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인들.
이어지는 운명. 묵혈검墨血劍과 백혈검白血劍.
류재한 작가님의 남북무림! 일독하시길 청합니다. 재미있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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