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어느 것 하나 남지 않은...
새하얀..
눈으로 뒤덮힌...
아무것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들판에 그는 몸을 기대고 있었다.
상처투성이인 채로
생명의 불꽃은 미약하게 흔들거렸다.
그의 시야처럼...
바람이 그를 찌르며 지나친다.
얼어붙어간다..
서서히.. 서서히...
손끝의 감각이..
이제 시야는...
점차 검게 물들어갔다.
아득하게.. 아련하게...
그의 앞에 스치는 건 아무것도..
어째서...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것일까?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고개를 뒤로 젖혀 오열할 수 없었다.
꺼져가는 생명불을 붙잡고 하염없이 매달릴 수도 없었다.
증오하며 꺼져 가지도 못했다.
누군가를 원망하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누군가를...
누군가를 갈망하지도 누군가를....
그저...
시야가 어두워질 뿐이었다.
지독하게 살아왔는데...
그 힘겨운 겨울을...
지새왔는데...
누구 하나 돌아봐주지 않았고..
누구 하나 남아있는 이 없이..
그렇게 살아왔는데...
적어도...
적어도...
마지막엔....
나를 버린 부모라도 원망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흣"
남아있는 것은 없었다.
그대로였다.
시간이 흘렀어도.. 아무리 겨울을 새어도..
그 자리.. 그대로..
그렇게 멈춰있었다.
비져나온 웃음에 허탈한 마음에 안도감조차 들지 않았다.
이젠...
앞도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이대로...
그래... 모든 것은... 이대로...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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