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백연 님은 근처 대여점에서 우연히 잡은 <<벽력암전>> 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그 선 굵은 남자들의 우애와 복수는 느와르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고, 매 장마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과거와 피를 뱉듯 오열하는 복수의 맹세는 읽고 있는 저 마저도 복수에 미쳐버리도록 만들었습니다. 비록 그 대단원의 맺음은 다소 아쉬웠지만 그 아쉬움이 백연 님의 다른 작품에 목마르도록 만들었습니다.
벽력암전 뒤에 읽게 된 <<무애광검>> 은 제게는 좀 의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유머러스하고 가벼운 글도 무척 좋아하며 작가님의 다양한 스타일을 알게 되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 반기며 읽었습니다만 마음에 벽력암전 만큼의 깊은 골이 만들어지지는 않더군요. 게다가 작가님께서 사정이 생기셨는지 갑작스레 '1부완결'이라며 서두르는 감이 있어 평가하기에 참 애매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최근 추천글 중에 백연 님이 <<종천지애>>를 연재하신다는 말씀을 듣고는 먼저 선작부터 누르고는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아직 열 다섯편 밖에 올라오질 않아 판단하기에 이른 감이 없진 않으나, 또 한번 묵직한 글을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서장의 암시가 저로 하여금 두근거리게 하는데,
그에 앞서 지금까지의 흐름을 간략히 적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신교의 내원에 들어오게 된 심옥과 이검학, 본인들 의사와는 무관히 휘수정에 들어 백희와 사제지연을 맺게 되는데, 신교 내에서 백안시 되는 백희의 과거는? 그리고 물과 불같이 극과 극을 달리는 심옥과 이검학 간의 우정은?
무르익은 글솜씨로 인해 심옥과 이검학의 치기 어린 다툼의 장면에도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으며, 각 인물의 개성이 잘 드러나 글의 진행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백연님의 신작 <<종천지애>>,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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