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 쓰시는 분들, 흠칫! 할 때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
12.12.20 14:00
조회
5,754

……를 얼마나 겪으시는지 궁금합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정치 관련 이야기가 나오지만 정치색을 띨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정치 이야기가 불편하신 분들께는 미리 양해 말씀 올립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올해가 흠칫의 해인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꽤 자세하게 줄거리와 장면구성까지 해 놓은 소설이 있는데, 그 소설에 등장하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보겠다는 일파의 이름이 새누리 파였습니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으로서 한자 번역을 한글로 고친 겁니다.

그래서 이 이름으로 룰루랄라~ 쓰고 있는데 올해 별안간 현실에서도 새누리 파가 등장한 겁니다.  파는 아니고 당이지만.

이 때 흠칫하면서 소설에 나오는 새누리 파를 XX누리 파로 바꿨더랬죠.

현실을 빗대어 뭔가를 말하고 싶은 소설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새누리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면 의도치 않은 해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름을 바꾼 겁니다.

어차피 독자의 손에 들어가면 수많은 방식으로 읽히는 게 글인데, 오독을 피하기 위해 대명사조차 적게 쓰는 저로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또 같은 소설의 내용 중에 왕위를 두고 왕족들이 다투는 내용이 나옵니다.

정책이나 나라 운영의 중요 사안에 대해 잘 모르는 공주가 있고, 그 공주의 경쟁자가 있습니다.

경쟁자는 정책에 대해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만 직계 왕손은 아닙니다.

대신들은 양분되어 어느 한쪽을 지지합니다.

그러다 결국 요절한 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공주가 선친에 대한 충성심 강한 대신들의 도움으로 왕이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하다 보니 별안간 오버랩이……

물론 역사에는 되풀이되는 사건이 많아서 제가 현실을 예측했다고는 전혀 말할 수 없지만 아무튼 흠칫! 하긴 했습니다.

이 부분도 많이 써 놓은 부분이라 고치려면 한 세월이겠지만(ㅜ_ㅜ) 아무튼 수정해서 좀 다르게 만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제가 구상한 글이나 써 놓은 글이 다른 사람이 이미 쓴 이야기란 걸 깨닫고 좌절하는 일이야 원체 많지만 현실 세계와 비슷할 때의 충격보다는 덜한 것 같습니다.

그것도 시기적으로 글이 먼저일 경우……

여러분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Comment ' 16

  • 작성자
    Lv.51 한새로
    작성일
    12.12.20 14:04
    No. 1

    적지 않지요. 그렇게 해서 폐기처분한 에피소드가 세 자릿수는 충분히 될 겁니다. 다른 작품과 늘 다르게 쓰기란 정말 쉽지 않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2:53
    No. 2

    세 자릿수....!
    한새로님 폐기처분한 용기가 대단하십니다.
    그 정도 많으면 버리기 아까울 것 같은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12.20 14:11
    No. 3

    있죠 ㅠㅠ 판타지에서 여성이 주축이 되는 가문이름을 연가문이라 정하고 등장인물이름을 배꽃을 따서 연 이화라고정해놨는데 얼마후 웹툰 신의탑에 그게 나왔죠ㅠㅜ 망할놈의 우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2:57
    No. 4

    이런 안타까운 ㅠ_ㅠ
    저도 '연 이화'란 이름을 들으니 바로 신의 탑 그 얼굴이 떠오르네요. 이런;;
    주축이 되는 가문이면 주인공 급일 텐데 엄청 큰 타격이셨겠습니다. 덜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레그다르
    작성일
    12.12.20 14:24
    No. 5

    전 중세영국을 모티브로 '브라이튼'이라는 왕국을 설정하고 소설에 썼었는데, 영국에 실제로 브라이튼이라는 지역이 있더군요. 영화 셜록홈즈에도 나왔는데.. 그때 흠칫했습니다. 역시 하늘아래 새것을 찾기란 힘든 모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2:59
    No. 6

    아 정말 동감입니다 레그다르님. 제 손에는 헌것만 걸리는 듯한 기분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향란(香蘭)
    작성일
    12.12.20 14:55
    No. 7

    그걸보고 '작가의 감'이라고 그러더군요.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늘 주변에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살피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일종의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더군요. 그리고 그 덕분에 일종의 '예언'이 가능하다나 뭐래나.....^^;;
    역시 작가의 역량은 '있음직한 일'을 가지고 얼마나 '새롭게' 쓰느냐 인지도......
    하아~ 힘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3:06
    No. 8

    오호! 그렇군요.
    얼음장미 님 이야기 듣고 보니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중에 등장하는 올리버 부인이 떠오릅니다. 그런 예측을 하는 캐릭터였던 것으로 기억이....소설 속이긴 해도요.
    정말이지. 있음직한 일인 건 다행인데(설득력 있다는 뜻?!) 그걸 '새롭게' 쓰는 건 너무 어렵습니다.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사생
    작성일
    12.12.20 15:01
    No. 9

    새누리가 아니면 '가온누리'인가요 ㅇ_ㅇ;;;
    왠지 느낌상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3:17
    No. 10

    아, 아예 방향을 바꿔버렸어요. 확정은 아니지만 일단은 '바란누리' 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7ㅏ
    작성일
    12.12.20 15:04
    No. 11

    뭐, 같은내용 다른이름으로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소설들이 넘쳐나는데요 뭐.
    그런식이라면, 톨킨할배의 엘프와 드워프, 오르크 이런 종자들도 다 표절이겠죠.
    그 흔한 슬픈사랑, 가문의 암투, 왕권쟁탈, 영웅성장, 하렘건설등도 두번다시 나와서는 안될테구요.
    하지만 버젓이 나옵니다. 순서만 바뀌어서, 이름과 형태만 변형된채.

    결국 사람 사는건 다 비슷비슷하고, 원하는 판타지가 유사함에서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그냥 뚝심으로 밀고 나가셔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이름같은 경우는 좀 거부감때문에 그렇긴 하지만요. 공주와 신하간의 암투는 그대로 사용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이름을 박공주와 문신하 이런식으로만 짓지 않으신다면요.

    어렵게 구상한 설정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3:25
    No. 12

    그럴까요?
    감사합니다 테일즈로드 님. ㅠ_ㅠ
    부분부분 써놓기까지 해서 사실 버리긴 정말 아깝습니다. 완전히 없애진 말고 수정하는 쪽으로 가야겠네요. 어차피 다시 써야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예 새로운 걸 쓰는 것보단 나으리라 믿습니다. 제 딴에 다른 새로운 이야기랍시고 써도 실제로는 새롭지 않을 가능성도 크고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F.카프카
    작성일
    12.12.20 16:39
    No. 13

    제가 생각하기에 고전이라고 여겨지는 거의 대부분의 작품은 언제나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제 더이상 획기적이랄만한 소재를 가지고 글을 엮어나가기는 힘들죠.
    다만, 일상적인 것을 얼마나 일상적이지 않게 쓰느냐의 문제가 되겠죠.
    그것은 더말할 나위도 없이 작가의 필력 문제이구요.

    제가 가장 흠칫할 때는 회사에서 한참 몰래 쓰고 있는데 대표님이 뒤에서 보고 있을 때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3:30
    No. 14

    ㅍㅎㅎㅎㅎㅎ 아 정말 공감됩니다. 저도 회사에서 쓸 땐 정말 조마조마하죠.

    역시 줄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표현력의 문제군요. 고전들을 뻔한 이야기인데도 읽으면 읽을수록 맛이 우러나오는 게 참....그렇습니다. 저로선 아직 머나먼(x100) 수준의 이야기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일화환
    작성일
    12.12.21 04:21
    No. 15

    저의 경우에는 게임판타지의 게임회사 이름이 새누리였습니다. ㅠㅠ
    테일즈로드님의 댓글을 보고 집단 무의식이던가......그게 떠오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재밌어 보이는 줄거리, 소재' 등등.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그렇게 자주 반복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수리
    작성일
    12.12.21 13:34
    No. 16

    헉! 일화환 님도 새누리란 이름 쓰셨었군요! 지금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계속 쓰세요 아니면 바꾸셨는지?

    집단 무의식이란 말씀 설득력 있네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공유하고 있는 풀에서 이야기를 퍼내기 때문에 겹칠 수밖에 없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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