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요청을 받고 글을 읽으면서 조금 놀랐습니다.
읽기 어렵거나, 혹은 ‘결국 그 정도’인 수준의 글들일 수 있음을 각오하고 감상요청을 받아들였거든요.
그런데 신청해준 분들의 작품이 상당한 수작이었어요.
정말 운이 좋았네요.
그만큼 부담감이 늘기도 했습니다만,
공모전에 참가한 분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감상요청을 받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행동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감평문화가 더욱 퍼졌으면 해서에요.
백날, 독자마당 한담에서 ‘문피아는 이래야 한다.’ ‘문피아는 저래야 한다.’ ‘요즘 글들은.’ 이런 말을 하는 사람보다
비평 감상란에서 작품을 공유하려는 사람들이 더욱 멋져보입니다.
고쳐야 할 점을 제시하고, 전체적인 면을 비판하는 분들이 잘못됐단게 아니에요.
한 걸음 더 나아가, 남들과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려는 분들이 ‘더 멋지다.’ 라는거에요.
여기는 ‘글을 좋아하는 취미’로 모인 사이트니까요.
보통은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댓글을 다는 것도 귀찮아 합니다.
당연해요. 저는 댓글부터 귀찮아 합니다;
그런데 한걸음 더 나아가 작품을 공유하고 나누려는 분들은 얼마나 부지런하신 겁니까.
일단 나부터 변하자라는 생각에, 그리고 감평을 나누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감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2. 저 또한 그 감상에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니까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문피아에서 글을 적기 시작했을 무렵, 막 초조했습니다.
적어서 인기를 끌 수 있을까? 걱정이 아니라,
내 수준 정도로 글을 적어도 되나? 비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어요.
‘끝낼거면 빨리 끝내고 싶다.’ 는 생각에 여기저기 정말 많이 기웃거렸습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비평을 받을 기회가 찾아왔어요.
사평님이었는데, 그 분에게 긍정적인 비평을 듣고 정말 힘이 많이 났습니다.
아직도 그 힘이 남아있을 정도에요.
맛있는걸 먹으면 나누고 싶고, 재밌는걸 알면 들려주고 싶고, 멋진걸 보면 다른 사람에게 확인시켜주고 싶습니다.
저 역시 그때 받은 즐거움과 기쁨을 나누려는 거에요.
3. 재밌는 작품이 보고싶었으니까요.
‘감상해드려요’ 적고, 이불킥했습니다.
내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거만하게 ‘감상해드려요’래! ‘감상하게 해주세요!’지!
라면서 막 이불킥했어요.
(고치기엔 이미 본 사람이 너무 많았고.)
어차피 나도 목적은 재밌는 글 보자는건데 뭐 대단하다고
[감상해드리지! 내놔봐!] 라는 식으로 말을 했는지;;;
정말 부끄러웠습니다-_-
목적은 그거에요.
저 역시 재밌는 작품을 새롭게 알고싶고, 그 작품을 남들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다른 분에게 긍정적인 비평을 남김으로서
혹시나 모를,
언젠가 정말 대단한 작품을 쓸 분들일지도 모를 분에게 응원이 되었으면 하고
남들과 취미를 더욱 즐겁게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그런데!
왜 말이 나옵니까.
왜
‘철없이 신청했다가 기분 상해서 연중하는 사람들과
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욱하는 사람,
그리고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가 욕 먹고 기분 나쁜 사람이 발생할 게 확연히 보이네요.‘
‘이제 조만간 글을 접네 마네 나는 요청한 사람들에게 감상,비평을 했을뿐이네
무슨 자격으로 감상,비평을 하느냐 등등 팝콘을 미리 준비해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겠네요.‘
왜 이런 글들이 나와야 합니까.
왜 저런 글들이 허용되야 합니까.
비평의 단점,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
날선 비평을 한다면 글쓰는 사람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고
공들인 비평 자체가 무시당할 수도 있습니다.
비평을 홍보로 생각해서 신청한 분들도.... 어쩌면 계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왜 비평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역기능만을 걱정하나요.
그것도 역기능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왜 비평의 역기능을 걱정하고 마이너스 분위기로 끌려고 하나요.
그정도의 걱정을 해야할 정도면 사람은 밖으로 나다니면 안됩니다;
차에 치여서 죽을지도 모르고, 지반이 함몰되서 떨어져 죽을지도 모르고, 우주에서 운석이 날라와 머리를 맞을 지도 모르고, 갑자기 나타난 사이어인이 ‘훗! 전투력 5군!’ 라면서 죽일지도 모르니까요.
정말로 저 걱정대로 될 지도 모르고, 비평이 독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감상하고 비평하는 문화는 더욱 문피아에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글은 마치고, 비평 예고를 하자면;
-
1. 비평란, 감상란, 추천란은 사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감상요청을 받겠다고 했으니, 단점은 말하지 않을 겁니다.
장점만을 찾아서, 그 글을 좋아할 분들에게 소개할 글 형식을 취할 생각이라
비평, 감상란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추천하기엔 비평솜씨도 모자라고, 사실 100% 만족한건 아니였기 때문’에 추천란의 사용도 자제할 생각입니다.
2. 소개할 작품은 다음입니다.
도깨비만물상점 - 탱자나무
넬라 판타지아 - 자인
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신청해주신분은 유료연재를 연중중이셔서 제외했습니다;
두 작품 다 나름 무게가 있는 작품입니다.
그러니 우선은 이 말을 남겨두고, 조만간 감상에서 뵙겠습니다.
커-_-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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