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띠랑님의 스타글로리
주리안의 눈이 외전으로 다시 돌아 왓습니다.
광대한 스케일과 탄탄한 필력, 재미까지 갖춘 작품!
주리안의 눈 연재 당시 작품추천에 꼭 들어왓던 작품이기도
하고 항상 광참의 매력에 다들 헤어나오질 못햇던
그 작품!
절찬리 연재중!!!
프롤로그
THE
STAR GLORY
To fellow that star, the glorious quest
ANOTHER WORLD
언아더 월드
스타글로리 연대기
제 1 부 주리안의 눈
외전
어둠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렸다.
죽은 것인가.
아니다. 단지 눈을 감고 있을 뿐이다.
지독하게도 길고 긴 꿈을 꾼 것 같았다.
눈이 떠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기력을 앗아간 숱한 꿈들.
어쩌면 오랫동안 의식을 잃었을 지도 모른다.
어둠이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낯설지 않은 공기.
기억 저편에 남아 있는 이부자리의 냄새.
꽤 오랫동안 그렇게 누워 있었다.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이 좀 더 분명해져 갔을 때.
저절로 흘러내린 두 줄기 눈물이 귀를 타고 베개를 적셨다.
그제야 영원히 떠지지 않을 것만 같은 눈꺼풀이 서서히 벌어졌다.
시리고 뜨거운 물기 저편으로 보이는 희미한 불빛.
그 작은 빛만으로도 두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몇 차례 눈물을 더 흘린 뒤에야 불빛이 무엇인지 보였다.
작은 외등이 있는 천장.
한동안 그렇게 천장에 있는 외등을 바라보았다.
왜?
어째서 저 천장이 보이는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방 안을 보았다.
소박한 나무 책상과 의자.
벽에는 익숙한 무복 하나가 걸려 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놓여 있는 목검 하나.
길고 긴 어둠 속에서 깨어난 곳이 낯설고도 익숙한 방이 아니었다면 마냥 누워있었을 것이다. 마음도 몸도 너무나도 무기력했기에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결코 그 방에서 깨어날 수는 없기에.
꿈을 꾸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다.
아니, 꿈을 꾼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기억을 못할 뿐.
예전 그 어느 때처럼.
뭔가 일이 벌어졌다.
확인해야 한다.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깨어난 것처럼 힘겹게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한발 씩 걸음 떼 문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어 복도로 나섰다. 마침 무복을 입고 지나던 한 소년이 굳은 얼굴로 힐끔거리곤 바삐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벽을 손을 짚은 채 복도를 걸었다.
도무지 이 현실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죽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 이제 더 이상 뭔가 할 의욕이 없었다. 하지만 이 현상이 무언가가, 혹은 누군가가 의도한 것이라면 이대로 상실감에 젖은 채 넋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렇게 불안과 의혹을 품은 채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갔다. 마주치고 지나치는 저마다 인상을 찌푸리거나, 굳은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다.
그땐 모든 이들이 그랬었다.
그들의 표정이 의미한다. 이것은 기억 저편에 남아 있는 환상이 아니다. 누군가가 일을 벌였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건물 입구에서 나왔을 때 한 소년과 그의 패거리가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은 채 노려보며 앞질러 걸었다.
패거리 뒤편에 있는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몇 년도지?”
음성이 거칠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가.
소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뿐 아니라 앞서 가던 소년들도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고 있었다.
소년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저 자식이 지금 우리한테 말 건거야?”
“뭐래?
“지금이 몇 년도냐고 묻는데?”
“미친 놈, 지금이 몇 년도인지도 몰라?”
물음을 받은 소년이 시큰둥한 얼굴로 대답했다.
“6년이다, 왜?”
아무런 대답이 없자 소년들은 이내 콧방귀를 뀌며 계단을 내려갔다.
잠시 입구에 기댄 채 오가는 소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러 건물에서 나온 크고 작은 소년들이 하나같이 같은 무복을 입고 2층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운동장 같은 곳에서는 소년들이 집단 체조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나뭇잎이 푸르고, 건물 마다 있는 화단에는 꽃이 만발하다. 공기도 그리 차지 않다. 떠오른 해가 제법 따사로운 것으로 보아 초여름이다.
4306년 초 여름.
그해 여름을 잊을 수가 없다.
그녀를 만났던 해이기에.
“수업에 안 들어가고 뭐하는 거냐?”
중후한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낯익은 중년인이 다른 건물로 가다가 멈춰서 있었다.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그가 의아한 눈으로 물었다.
“어디 아프냐? 얼굴이 창백한데?”
그저 고개만 저었다.
그가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더니 피식 웃었다.
“이놈 이거, 표정이 중늙은일세.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라 이놈아. 하기야 그렇게 마음고생을 했으니 병이 안 나는 게 이상하지. 네 선생에게 말해줄 테니. 오전에는 쉬고 오후 수련만 해라. 알았어?”
어렵게 입을 열었다. 말을 할 때 목구멍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어서 걷는 것만큼이나 말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저... 오늘 며칠입니까.”
중년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5월 21일이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년인이 어깨를 두드리고는 멀리 보이는 건물로 향했다.
그가 지난 간 뒤로는 건물 근처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운동장에 서서히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공기는 점차 따뜻해져갔다. 좀 더 지나자 건물에서 소년들이 쏟아져 나왔다가 시끌벅적 떠들고는 건물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갔다. 멀리 보이는 건물에서 어린 아이들이 달려 나와 운동장에서 체조 같은 것을 했고, 다른 쪽에서는 제법 덩치가 큰 소년들이 검을 들고 검술 훈련을 했다. 조금 더 지난 뒤에는 모든 소년들이 몰려나와 2층 건물로 들어갔다.
그 소년들이 하나 둘 나와 운동장을 걷거나 잡담을 하며 지나갈 때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운동장과 건물 앞에서 쉬던 소년들이 모두 건물로 들어갈 때까지도 꼼짝 않고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소란스럽던 건물 입구는 어느 새 다시 한적해졌다. 이따금 중년인이나 소년들과는 복장이 다른 청년들이 다가와 몇 가지 물을 때 말고는 아무도 말을 거는 자가 없었다.
열기를 내뿜던 태양이 조금씩 서쪽으로 지나갔고, 건물을 오가는 소년들은 마치 빨리 돌아가는 영상처럼 번잡하게 주변을 채웠다가 사라지곤 했다.
태양이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 즘에야 몸을 일으켰다.
이 공간 어디에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5월 8일.
그녀가 어린 왕자의 보모 노릇을 하며 처음 온 날이다.
그런데 그 어디에도 그녀가 오가는 모습이 없다.
그녀가, 세리나가 낭가에 오지 않았다.
주리안의 영광된 길... 같이 가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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