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작가의 위치, 세태가 그렇게 변한 것이고 그렇게 세태를 만든 것은 작가들의 몫이고 책임입니다.
애초에 인터넷 연재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댓글 논쟁이나 그로 인해서 작가가 흔들린다, 이런 소리 없었을 것이고 이에 대한 찬반론도 없었겠지요.
그러나 이제 인터넷 연재는 흐름이고 대세입니다. 출판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보고 선택하고 그에따라 글의 출판수도 늘어나는...
하지만 여기서 서로 상대를 배려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소 장황하게 늘어 놓겠습니다.
작가가 연재를 택해 독자에게 글을 낱낱이 까보이는 이상, 작가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는 그만큼 없어진 것입니다. 뒷부분에서 해야 할 이야기들을 읽는 독자들은 참지 못하고 아우성입니다. 나 이만큼 안다, 깊이 본다, 자랑하고 싶고 튀어 보이고 싶은 마음 누구나 다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보십시오. 다음 내용을 미루어 짐작하고 그거 글로 남기고 싶은 충동, 좋습니다. 그러나 작가를 위한다면 그에서 멈추십시오.
글 읽는 이들이 짐작하는 것, 글 쓰는 사람들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간혹 독자들의 리플에 기발한 착상이 보이긴 하지만, 그 기발함이 글에 나타나지 않으면 그 작가가 모르는 것입니다.
그 기발함을 작가가 채택했을 때, 수용했을 때... 대부분의 글은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뒷 내용 뒤죽박죽 엉키고 설켜 제 자리 찾지 못하고 빙빙 돌기만 합니다.
수정해랴, 고쳐라. 이렇게 고친 원고 좋은 것 못 봤습니다. 그건 뭐냐, 작가의 의도에 없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걸 쓰고 싶지 않고 생각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걸 자신이 꽉 짜놓은 스토리에 넣으려니 엉키고 설키는 것입니다.
글 쓰는 이들은 남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정하고 고친 원고 정이 안갑니다. 글이란 자신이 한줄이라도 맘에 드는 것을 써야 그에 애착이 가는 것이지, 독자들의 압력에 출판사의 압력에 의해 글이 수정된다면, 설령 그것이 빅히트를 치고, 난리법석이 나도 돌아보고 싶지도 않고 떠들셔 보고 싶지도 않은 글이 됩니다. 버린 자식 취급하게 되는 작가입니다. 그들의 속내입니다. 어쩔 수 없는 고집입니다.
글은 그만큼 작가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그러니 읽는 분들이 스토리까지 개입할 이유는 없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도록 하기 위해서 조언하고, 충고한다?
예를 들어 깽판무협, 무조건 죽이고 보자, 보이는 족족 등장하는 족족 죽여버린다... 이런 경우 읽는 분들은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죽이지 마십시오. 작가님의 필력이면 죽이지 않고 더 좋게 잘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충고를 하죠. 그 댓글을 본 작가는 이 댓글이 어떤 심정으로 올렸는지 압니다. 정성이 담긴 댓글이니, 고민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충고를 받고 심각하게 고민해 방항을 틀어버린 작가는. 더는 글을 쓸 수 없습니다.
이유, 그 작가는 죽여야만이, 등장인물을 죽여야 뒷이야기가 풀리기 때문입니다.
왜 먼치킨이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 글을 쓰는 사람은 그런 식으로 써야만이 글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작가들의 약점을 독자들이 뜯어고친다, 이 생각 버리십시오. 이 바닥의 선배들조차 후배들에게 충고할 때 약점을 고칠 생각말고 장점을 살릴 생각하라고 권합니다. 그만큼 약점을 고치려다가는 장점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평이한 글, 단점 하나 없는 글, 논리적으로 아귀가 딱딱 맞아서 흠잡을 곳 하나 없는 글... 그런 글을 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리플 달아서 작가들 족치십시오..
대신에, 특이한 무협, 뭔가 가슴이 따뜻한 무협. 기발하고, 소름이 돋는 무협을 보길 원하는 기대는 포기하십시오.
그렇지 않고 그런 특이한 무협을 보고 싶다면 작가가 맘대로 쓰게 놔 두십시오. 그 글이 선택이 되어 책으로 나오건 말건, 그건 출판사에서 결정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 작가가 그것을 기화로 멈추든 발전하든 또한 작가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대신에 작가는 글을 쓰는 이상은 발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믿고 기다리십시오. 독자의 댓글에 흔들리기 보다는 좀 더 고집스레 나아가 그 사람만의 향기가 묻은 글, 그런 글을 보여줄 수 있을 때... 그때에야만 독자도 더한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그때까지 작가가 클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봐 주는 것도 독자의 미덕이라 여깁니다.
한 시간이 후딱 지났군요. 좋은 오후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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