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 사람은 절 쳐다도 안봐요.
제 입으로 말하긴 좀 부끄럽긴 해도 저 정말 이쁘거든요. 연예기획사에서 데려가려고 줄을 섰었다니까요.
그런 제가 보낸 선물을, 뜯지도 않고 포장째로 내다 버려요. 그래서 그이에게 보내는 선물은 포장을 안 해요. 뭐 그래도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지만.
아─아, 그이가 원한다면 진짜 뭐든지 해줄 수 있는데.
지극정성으로 매일 문자로 휴대폰 문자함을 터뜨려 줄 수도 있고 그게 좀 성의없다면 같은 정성으로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라면 매일 편지를 한 통씩 써서 직접 집 우편함에 넣어줄 수도 있고
제화공이 잠든 동안 요정들이 나타나 만들던 신발을 완성해 놓았다는 동화처럼 그이가 잠든 동안 방 안에 들어가서 청소의 요정이 되어줄 수도 있고 우렁각시처럼 집에 돌아오면 기습적으로 밥 차려놓고 기다릴 수도 있고
값비싼 수제 테디베어도 잔뜩 선물해줄 수 있고 밤길 위험하지 않게 지켜줄 수도 있고 원하기만 한다면 세계도 정복해다 줄… 아 이건 현실적으로 좀 무리일까요. 아무튼 마음만은 그렇다는 얘기에요.
음, 현실적인 범주에서는… 그래요, 원한다면 제 눈까지 파서 줄 수 있어요. 애인에게 자기 귀를 잘라 보냈던 고흐처럼?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제 순결한 사랑을.
스토킹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뉴웨이브 현대물 [더블윤 스트라이크]
현재 에피소드 3 [스윙바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주 월, 목 절찬 성실연재중.
....추석맞이 홍보인데 하필 내용이 너무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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