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이라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이 정도로 잘짜여진 글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소설은 픽션입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자아낸 세계안에
독자들은 들어가서 허구의 체험과 유희를 즐기는 거죠.
작가의 역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작가가 만든 세계도
견고하고 완전해지겠죠.
속새나무의 노래의 세계는 완성도가 굉장합니다.
설정 ... 그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여타 글들보다 한두단계
우위에 섭니다.
거기에 세밀한 심리 묘사와 제각기 개성있고 매력적인 인물들
흔해빠진 판타지의 설정을 전혀 가져다 쓰지 않고
작가님은 자신만의 세계를 완전히 창조하셨습니다.
이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글입니다.
초반에는 ... 문체는 유려하나 ... 뭔가 확 잡아끄는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갈수록 그 깊이를 알아가는 그런 맛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판소를 웬만큼 읽어서 이제 양판소의 질로는
만족할 수 없다! 내 눈은 매우 높다! 라고 자부하시는 분들에게는
강추입니다. 어설픈 눈높이로 이 소설에 입문해서는
아무런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 초중반에 나가떨어질겁니다.
이 아래부터는 스포가 섞여있습니다.
이 세계의 핵심 키워드는 '마법'입니다.
이 마법은 서클매직이나 클래스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D&D의 마법체계와도 다릅니다.
오히려 물리학의 법칙을 따르고 있죠.
핵력/약력/전자기력/중력
이 4가지 힘은 우주의 가장 근원적인 힘들입니다.
이 4대력을 인간이 의식하여 조작 가능하게 해주는
시스템과 인터페이스가 이 행성 전체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정도 오버테크놀로지라면 이미 과학/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에 가까운 것이죠.
어떤 존재들이 이러한 마법 문명을 '일부러' 창조해냈는지는
보다보면 답이 나옵니다.
주인공은 비범한 재능을 타고 났습니다. 마력 진동을 눈으로
보고 뜻대로 조작할 수 있죠. 한마디로 다른 마법사들이
계산하고 노력해야 할 수 있는걸 주인공은 숨쉬듯이 자연스레
해낼 수 있죠. 게다가 주변인들의 생각과 인과까지 읽어냅니다.
'통찰'이라 불리는 힘을 가진거죠.
이 힘은 주인공의 어머니 할리웨르에게서 기인했는데 ...
할리웨르는 이 행성 마법 문명을 양분하는 2대 국가 중
뮤온의 마법사 연합인 9인회 출신으로
9인회의 수장인 7인의 대마법사 중 하나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할리웨르는 말도 안되게 강력한
환원술사였고 ... 죽은 자조차 멀쩡하게 되살릴 수 있었죠.
(환원은 모든 걸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이단으로 몰려 도주합니다.
할리웨르는 자신의 아들 다이헤트의 위험스런 재능을
간파하고 ...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대마법사 알셀라 림에게
아들을 맡깁니다. 뭐 여기에도 할리웨르의 트릭이 있었죠.
알셀라 림은 ... 주인공의 재능이 너무 위험하고
이게 알려질 경우 다른 대마법사들이 주인공을 해부하고
시험용 관에 쳐박아 연구할 것임을 알기에 주인공의
능력을 봉인하는 마법을 겹겹이 걸어둡니다.
이 글의 초중반은 주인공 보다는 알셀라 림에게 좀 더 시선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9인회와 뮤온드에서 벌어지는 마법사들간의
암투와 사건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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